LG화학 오창 전기차배터리 생산라인에서 직원들이 제품을 점검하고 있다./사진제공=LG화학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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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화학의 미국 오하이오 배터리(2차전지)공장 신설이 구체화되는 양상이다. 배터리 라이벌인 SK이노베이션이 조지아에 이미 공장 신설에 들어간 상황이어서 국내 기업들의 미국 배터리시장 직접 공략이 본격화되고 있다.
9일 배터리업계와 외신보도 등에 따르면 LG화학은 미국 GM(제네럴모터스)와 전기차용 배터리 합작법인 설립을 추진한다. 50대 50 지분 출자로 GM공장이 위치한 오하이오주에 공장을 짓는 방안이 유력한 것으로 전해졌다.
LG화학은 지난 2009년부터 GM 전기차 볼트에 배터리를 납품하는 등 긴밀한 관계를 맺어 왔다. 게다가 중국에 이어 세계 최대 전기차 시장 중 하나로 부상하고 있는 미국 시장에 배터리 직공급 필요성이 점차 커지는 상황이다.
LG화학은 2012년 미시간에 첫 번째 배터리공장을 지어 가동 중이다. GM과 합작이 최종 성사된다면 미국에 두 번째 배터리공장이 되는 셈이다.
GM은 파업중인 전미자동차노조(UAW)에 전기차 배터리 공장 건설을 협상안으로 제시한 것으로 전해졌다. 자동차 공장 문을 닫는 대신 전기차용 배터리 공장을 신설하고 인력을 흡수한다는 것이다. GM은 배터리 파트너사로 LG화학과 중국 CATL을 검토했다가, LG화학으로 결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LG화학은 경쟁사에 비해 JV(조인트벤처) 등 합작법인 설립에 소극적이었지만 최근 중국 지리차와 중국 현지 합작법인 설립에 합의하는 등 전향적 사업 확장에 나서고 있다. GM과의 합작이 현실화된다면 향후 메이저급 기업들과 추가 합작 가능성도 열린다.
LG화학은 오는 2020년 말까지 글로벌 생산 능력을 100GWh(160만대분)까지 확장할 계획이다. 중국 지리차와 합작으로 110GWh까지 생산능력을 늘릴 수 있게 됐으며 미국 2공장 투자로 추가 생산능력 확대도 기대된다.
미국에는 LG화학 외에도 SK이노베이션이 대규모 투자를 시작한 상황이다. 조지아주 커머스 지역에 2022년 가동을 목표로 배터리 공장을 짓고 있다. 1조1000억원이 투자됐다. 배터리 생산능력이 크게 늘어나는 한편 현지에 일자리 2000개를 탄생시키는 의미심장한 투자다.
LG화학과 SK이노베이션은 미국서 배터리 특허 및 기술침해 소송을 벌이고 있다. 양사 배터리 수입급지 신청이 엮인 중요한 소송이다. 이 과정에서 양사의 현지 투자가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해석도 나온다.
재선을 앞두고 있는 트럼프 대통령으로서는 대규모 외자유치와 일자리 창출이 절실하다. 특히 SK이노베이션이 투자한 조지아주는 트럼프 대통령의 심복인 브라이언 켐프 주지사가 있는 전략적 핵심 지역이다.
LG화학의 투자 가능성이 점쳐지는 오하이오도 마찬가지다. GM의 구 공장을 첨단 배터리공장으로 대체한다면 지역의 여론도 영향을 받지 않을 수 없다. 트럼프 대통령의 입장에서도 반가운 일이다.
배터리업계 관계자는 "특허침해 문제에 대한 판단은 ITC(국제무역위원회)가 하지만 미국내 정치 문제에서 100% 자유롭기 어렵단 점에서 양사의 대규모 투자는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우경희 기자 cheeru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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