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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17 (일)

매출 대폭 감소한 부산·창원 경륜장,올해 잔여 경기 모두 중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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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창원 경륜장,11일부터 현장 경기 중단

매출·수익 대폭 감소로 운영비 감당 어려워

각 지점에서 광명 경기의 화상 중는 계속해

‘수입감소’ 우려한 경륜선수들은 반발,시위

중앙일보

부산 스포원이 운영하는 경륜장에서 열린 경륜 경기. [사진 스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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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창원 경륜장이 이번 주 경기가 시작되는 11일부터 오는 연말까지 남은 모든 현장 경륜경기를 없애기로 했다. 매출·수익감소로 경기를 진행할수록 적자가 쌓여 더는 운영비를 감당할 수 없다고 판단해서다. 이에 따라 경륜을 즐기려면 경기도 광명시 경륜장의 경기를 화상 중계하는 부산 서면·광복동, 경남 김해지점을 찾아야 한다.

경륜장을 운영하는 지방공기업(지방공단)인 스포원과 창원경륜공단은 “11일부터 올해 연말까지 남은 현장 경륜 경기를 모두 취소한다”고 9일 밝혔다. 그동안 부산·창원 경륜장의 현장 경기는 매주 금·토·일요일에 하루 8경주 정도 열렸다. 경륜 경기는 여러명의 선수가 순위를 겨루고, 관람하는 사람들은 경기 시작 전 승자를 예상해 경주권을 구매하고, 승자를 맞힐 경우 배당금을 받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부산시 금정구 두구동 스포원 경륜장에선 올해 총 850개 경주가 열릴 계획이었지만, 남은 경기 취소로 252개 경주가 열리지 못하게 됐다. 스포원은 그러나 국민체육진흥공단이 경기 광명시에서 개최하는 경주를 서면·광복동지점에서 화상 중계한다. 창원경륜공단의 김해 지점에서도 화상 중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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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원이 운영하는 부산 경륜장. [사진 스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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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들 경륜장이 남은 경기를 취소한 것은 매출감소 때문이다. 부산 스포원은 2017년 3875억원, 지난해 3670억원의 매출을 기록했지만, 올해는 2860억원으로 지난해 대비 810억원 줄어들 것으로 예상한다. 창원경륜장도 비슷한 매출감소를 겪고 있다.

스포원 매출은 2012년 4220억원으로 최고를 기록한 이후 점차 떨어지고 있다. 매출 최고를 기록한 2012년 246억원의 레저세를 부산시에 납부했다. 그러나 1경주당 베팅금액이 2017년 2만5000원, 2018년 2만1000원, 2019년 1만9000원으로 떨어졌다. 1경주당 고객 수도 2017년 3075명, 2018년 3049명, 2019년 2896명으로 감소세다. 지속적인 베팅금액과 고객 수 감소가 매출·수익감소로 이어지고 있다.

정한성 스포원 홍보팀장은 “경륜과 경쟁 관계인 로또 등의 성행, 불법 온라인 도박의 성장, 경기 침체 등이 매출 감소 원인으로 분석된다”고 말했다. 경륜은 온라인 베팅이 불가능해 경륜장이나 화상 중계 지점을 찾아야 즐길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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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 경륜장을 운영하는 공기업 스포원 로고. [제공 스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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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규직 92명과 무기계약직 120명이 근무하는 스포원은 부산시로부터 예산을 받는 일반회계가 아닌 자체 사업 수익으로 예산을 감당하는 특별회계로 운영되는 구조다. 일정 매출·수익이 있을 때는 공단의 정상 운영이 가능하지만, 수익이 줄어들면 운영이 어려워진다.

스포원은 올해 매출·수익감소로 80억원의 적자를 전망하고 있다. 이를 감당하기 위해 직원 임금동결과 일부 수당 삭감, 연가보상비 미지급 등으로 운영비 60억원을 절감했다. 하지만 나머지 20억원을 마련할 방법이 없어 부산시에 추경예산을 편성해 지원해달라고 요청한 상태다.

경기 감소로 경륜 선수들의 수입감소도 우려된다. 현재 전국에서 활동 중인 경륜 선수는 540명가량이다. 이들은 경기 출전 수와 성적 등에 따른 수당을 받는다. 부산·창원 경기 중단으로 광명시에서만 경기가 열리면 수당이 줄어들 수밖에 없다. 경륜 선수 협회는 지난 7일 부산시청 앞에서 현장 경기 재개를 촉구하는 집회를 열기도 했다.

국민체육진흥공단은 경륜 선수들의 수입감소를 우려하는 스포원 등의 건의를 받아들여 광명시 경륜장의 경주 수를 하루 15회로, 3경주 늘리기로 했다.

부산=황선윤 기자 suyohwa@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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