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구르 문제로 美협상 분위기 급랭
중국, 류허에 '특사' 부여 안하기도
美 2500억$ 중국산 추가관세 장전]
【상하이=AP/뉴시스】 류허 중국 부총리(오른쪽)이 31일 상하이 시자오컨퍼런스 센터에서 스티븐 므누신 미 재무장관(가운데)과 로버트 라이트하이저 미무역대표부(USTR)대표를 안내하고 있다. 2019.07.3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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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허(劉鶴) 중국 부총리가 각부처의 고위관리대표단을 이끌고 무역협상을 위해 미국 워싱턴D.C를 방문했지만, 스몰딜(부분합의)도 쉽지 않을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협상이 시작되기도 전에 미국은 중국 신장 위구르족 이슬람 소수민족 처우와 관련해 일부 기업을 블랙리스트에 올리며 양측은 날카롭게 대립하고 있다.
9일 중국 상무부 등에 따르면 류허 중국 부총리는 상무부, 국가발전개혁위원회, 농업농촌부, 공업정보화부의 고위관리들을 이끌고 미국을 방문, 오는 10일부터 이틀간 13차 무역회담을 갖는다. 미국에서는 로버트 라이트하이저 무역대표부(USTR) 대표와 스티븐 므누신 재무장관이 협상단을 이끌고 있다.
중국은 대규모 협상단을 구성, 미국과의 포괄적인 무역거래를 원하고 있음을 보여줬다. 당장 15일부터는 미국이 2500억달러 규모의 중국 제품에 대해 기존 관세에 5%의 추가관세를 부과한다. 중국 입장에서는 스몰딜이라도 이끌어내 관세율 인상을 연기하거나 철회하는 것이 최선이다.
차선은 이번에 미국과의 합의에 실패하더라도 추가 협상의 여지는 남겨두는 것이다. 이 경우에도 관세율 인상이 유예될 수도 있다. 최악의 상황은 무역협상이 결렬되고 관세 인상이 예정대로 시행되고 양측이 더 많은 조치를 내놓아 무역전쟁이 심화되는 것이다.
중국사회과학원의 가오링윤은 중국 관영 글로벌타임스와의 인터뷰를 통해 "중국 고위관료들이 미국과의 협상테이블에 많이 앉을 것"이라며 "중국은 미국에 높은 수준의 성의를 보이고 있고 미국에 대해 일정한 기대를 갖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미국산 농산물의 구매를 늘리는 것도 중국의 협상 카드로 논의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중국은 이번 협상에서 지식재산권 등 구조적 이슈해결을 포함한 빅딜(전면합의)에는 보수적인 입장을 취하고 있다. 중국은 이번 협상에서 자국의 산업정책 개혁과 보조금 지급 문제 등에 대한 논의를 거부키로 했다. 또 무역협상이 타결되더라도 지적재산권 보호에 대한 법규를 바꾸지 않겠다는 게 중국 측 입장이다.
중국이 자국에게 불리한 의제들을 협상 대상에서 제외하려 하는 것은 탄핵 조사 등으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정치적 입지가 흔들리는 상황을 이용해 협상을 유리하게 이끌기 위함으로 풀이된다. 이번 고위급 회담은 중간 단계의 합의를 위한 것이며, 내년 포괄적인 협상 타결을 위한 준비단계로 여기며 협상 타결에 대한 기대감이 적잖았다.
그러나 회담을 앞두고 중국측 입장에 미세한 변화가 생겼다. 홍콩 일간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중국은 류 부총리를 미중 고위급 무역협상 대표로 워싱턴에 파견하면서 특사 직함을 부여하지 않을 예정이다. 이는 류 부총리가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으로부터 어떤 특별한 지시도 받지 않았다는 의미다. 또 신문은 중국 측 대표단이 당초 10∼11일로 예정됐던 협상 일정을 단축해 11일 조기 귀국할 수 있다는 전망도 내놨다.
미국도 회담에 앞서 엇갈린 신호를 보내고 있다. 미국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중국과 무역 협상 타결이 긍정적이나 부분적인 무역 합의는 선호하지 않는다고 밝혀 양측의 입장차가 크다.
중국 신장 위구르 문제를 놓고도 미국이 중국 관리와 기업들에 새로운 제재를 가하고 중국이 강력 반발하는 등 양국간 긴장이 고조되고 있다.
한편 미국은 무역협상을 앞두고 장외에서 중국에 대한 압박을 강화하고 있다. 이날 블룸버그통신은 미 행정부가 연기금의 대중국 투자를 차단하는 방안을 논의 중이라고 보도했다.
트럼프 행정부는 전날엔 중국 신장 위구르 자치구 내 이슬람 소수민족 탄압에 관여한 중국 공공기관과 기업 등 총 28곳을 '거래제한기업 명단'(블랙리스트)에 추가했다.
미 국무부는 이날 신장 위구르 자치구에서 이슬람 소수민족을 구금하거나 학대한 책임이 있는 것으로 보이는 중국 정부와 공산당 관계자들에게 비자 제한을 가했다고 밝혔다.
중국이 이에 반발하며 미국에 보복 가능성을 시사했다. 중국 상무부는 이날 성명을 통해 "미국은 신장 위구르 문제와 관련한 제재를 철회하고 중국에 대한 내정간섭을 즉각 중단하라"고 촉구했다. 그러면서 미 행정부가 자국 기업과 기관들에 대한 제재를 풀지 않을 경우 주권과 안전, 이익을 수호하기 위한 조치를 취하겠다고 경고했다.
베이징(중국)=김명룡 특파원 dragong@mt.co.kr, 이상배 특파원 ppark140@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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