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다스아이티가 마련한 AI 면접 체험 부스에서 방문객들이 AI 면접을 체험하고 있다. /마이다스아이티 |
인공지능(AI) 면접이 올해 하반기 채용 트렌드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이에 따라 1개 업체가 독점해오던 AI 채용 솔루션 시장에도 대기업들과 스타트업들이 뛰어들면서 AI 채용 솔루션 시장 경쟁이 가열되고 있다.
KB국민은행·KEB하나은행·부산은행·키움증권 등 금융투자업계를 비롯해, LG유플러스·SK브로드밴드 등 통신업체, JW중외제약·일동제약·한미약품 등 제약회사, 서울아산병원·길병원·한양대학교병원 등 종합병원, 한국자산관리공사(캠코)·육군사관학교 등 공공기업, GS리테일·오리온·현대엔지니어링 등 170여개 대기업·중견기업, 공공기관, 병원 등이 AI 면접을 이미 도입해 직원 채용 과정에 반영하고 있다.
또 올해 하반기에는 한국토지주택공사(LH)·LS그룹·농심그룹·지니뮤직 등이 AI 면접을 공개채용에 신규로 도입한다고 밝혔다.
이쯤 되면 AI 면접은 이제는 취업 과정 중 통과해야 할 하나의 관문이 됐다. AI 면접 시장을 독점해온 마이다스아이티의 AI 면접 솔루션을 도입한 기업들이 1년새 45개사에서 170개여개사로 4배 정도가 늘었다.
◆AI 채용 솔루션 시장 경쟁 점화
기업들 사이에서 AI 채용이 크게 확대됨에 따라 SK C&C·CJ올리브네트웍스·롯데정보통신 등 대기업들이 AI 자기소개서 분석 솔루션을 개발해 그룹사나 다른 기업에 공급하기 시작했으며, 스타트업들도 AI 채용 솔루션 시장에 뛰어들고 있다.
마이다스아이티는 국내 최초로 지난해 3월 AI 면접 시스템 '인에어(inAIR)'를 출시한 후 제품을 판매해왔다. 반면 대기업들은 AI 면접 솔루션으로 선발주자인 마이다스아이티와 정면 승부하기보다 표절된 자소서를 손쉽게 찾아주고 우수인재를 추천해주는 AI 자기소개서 분석에 초점을 맞춰 시장을 공략하고 있다.
SK C&C는 지금까지 SK하이닉스 등 5개 대기업과 5개 중소기업에 AI 자소서 분석 솔루션을 판매, 시스템 구축을 완료했다. '에이브릴 HR 포 리크루트'는 AI가 자소서를 분석해 채용기준에 맞는 인재 선발을 지원하는 솔루션으로, 시스템통합(SI) 방식으로 고객 맞춤형으로 구축해준다.
SKC&C측은 "이 제품에 대해 지난해 시범테스트를 진행한 결과, 시간 효율성에서 70% 이상 단축이 되고 일관적 기준을 적용해 객관적 평가가 가능하며, 채용담당자의 오차 범위는 6.5% 이하로 낮게 나타났다"고 설명했다. 기존에는 30명이 3일 이상 걸리던 서류검토 작업을 3~4시간 만에 끝낼 수 있다는 것이다.
CJ올리브네트웍스는 AI가 자연어 분석을 통해 지원자의 자소서를 분석하는 솔루션을 CJ그룹의 서류전형을 위해 공급해 채용과정에 적용되고 있다. 또 롯데정보통신은 언어처리 전문기업 무하유와 공동 개발한 AI 솔루션을 롯데그룹에 제공했다. 이 제품은 자소서를 분석해 과거 지원서 특성을 학습한 AI가 우수인재를 찾아준다.
스타트업 기업인 위드마인드는 AI 면접 솔루션 '아이엠'을 출시했는데, 이를 우선 AI 면접을 준비하는 모바일 앱 서비스에 적용했다. 이 앱은 약 1만2000명의 면접자 영상데이터를 AI가 스스로 방대한 데이터를 분석해 미래를 예측하는 기술인 머신러닝 방식으로 학습해 이용자가 AI 질의에 답하면 면접자의 표정, 목소리, 자세, 단어까지 분석해 개선사항을 제시해준다.
인공지능(AI)을 활용해 구직자와 기업을 연결하는 방식을 소개하는 안내 영상물이 설치된 한 채용박람회의 모습. /연합뉴스 |
◆"AI 활용 채용, 객관적"이라며 너도나도 도입
내년에 300여개 기업이 AI 면접을 도입할 것으로 예상되는 등 AI 면접은 빠른 속도로 확대되고 있다. 또한 서류전형에 AI를 활용해 자소서를 분석하는 기업들도 늘고 있다.
AI 면접 솔루션을 지난해 하반기 도입한 BGF리테일은 인적성 검사 단계에서 AI 면접을 활용하고 있다.
이 회사 인사 담당자는 "오프라인으로 인적성 검사를 진행하던 절차를 생략할 수 있어 비용이 절감되고, 응시자도 시간·장소에 구애를 받지 않아 편리하다"며 "기존 인적성 검사는 '예', '아니오' 등으로 단순한 데 AI 면접은 답변도 다양하고 결과도 꽤 상세하다"고 설명했다.
그는 "다만, 이 결과를 반영해 추가 면접 등을 거쳐 선발된 응시자들이 아직 성과를 평가받는 단계는 아니어서 시간이 지나면 AI 면접 결과와 성과 간에 상관성이 어느 정도 있는 지 분석할 것"이라며 "상관성이 높게 나타나면 면접 단계를 줄인다거나 적용범위를 넓히는 것도 고려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기업들이 AI 면접을 앞다퉈 도입하는 가장 큰 이유는 채용이 객관적이라는 인식을 심어줄 수 있다는 점이 가장 크다. 이번에 AI 면접을 새롭게 도입한 농심측도 "올해 일부 직무에 한해 AI 면접을 추가함으로써 객관적으로 직무적합도를 평가해 인성과 전문성을 겸비한 인재를 발굴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AI 면접은 명칭과는 달리 아직은 기존 인적성 검사를 대체하는 용도로 주로 활용되고 실제 면접을 대체하지는 않고 있다.
채윤정 기자 echo@metro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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