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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16 (토)

이총리 "거칠고 어지러운 말글 늘어나···세종대왕께 부끄러운 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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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화문광장서 열린 제573돌 한글날 경축식 참석

"선조들이 한글 지키려 흘린 피와 눈물, 땀 기억"

"온겨레가 한글로 한 덩이가 되도록 더 노력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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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낙연 국무총리는 9일 한글날을 맞아 “우리 사회에 거칠고 어지러운 말과 글을 쓰는 일이 늘어난다”며 “곱고 가지런한 말과 글을 쓰자는 운동이 끊이지 않지만, 결과는 만족스럽지 못하다”고 지적했다. 이 총리는 “세종대왕의 뜻을 다시 새겨야 한다”며 “선조들께서 한글을 지키고 가꾸려고 흘리신 피와 눈물과 땀을 우리는 기억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총리는 이날 오전 광화문광장에서 열린 제573돌 한글날 경축식에 정부 대표로 참석, 연단에 올라 경축사를 했다.

이 총리는 “573년 전 오늘 세종대왕께서는 백성이 쉽게 익혀 편하게 쓰도록 한글을 만들어 펴내 주셨다”며 “한글은 새로운 세상을 우리 겨레에게 열어줬다”고 말했다. 이어 이 총리는 “오늘날 대한민국이 매우 높은 문자해독률과 교육수준을 자랑하는 것은 쉬운 한글과 뜨거운 교육열이 어우러진 결과”라며 세계적으로 유례없이 빨랐던 산업화와 민주화, IT 강국으로의 성공적 발전의 원동력도 한글에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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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이 총리는 “세계에서 누가, 언제, 어떻게, 왜 만들었는지가 확실한 글자는 한글뿐”이라며 “한글의 탄생과정을 기록한 훈민정음해례본을 유네스코가 세계기록유산으로 지정한 것은 정당한 평가였다”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이 총리는 “한글이 영광의 길만 걸어온 것은 아니다”며 “오랜 시간 동안 숱한 고초와 모욕을 겪으며 살아남아 오늘에 이르렀다”고 강조했다. 지난해 한국어능력시험 응시자 수가 76개국, 32만9,224명에 달할 정도로 한글의 세계적 위상이 높아졌지만 조선 시대 사대부들의 한글 천시, 일제 강점기 한글 학자 탄압 등 질곡의 세월을 버텨냈음을 기억해야 한다는 뜻이다.

오늘날 한글이 다시 위기에 처했다는 점도 지적했다. 이 총리는 “요즘 세종대왕께 부끄러운 일이 생기고 있다”며 “조국분단 70년은 남북의 말까지 다르게 만들고 있다”고 말했다. ‘겨레말 큰사전’을 남북이 함께 편찬하기로 2005년에 합의했지만 여전히 답보 상태라는 점에서다.

이에 더해 이 총리는 “거칠고 어지러운 말과 글을 쓰는 일이 늘어난다”며 “곱고 가지런한 말과 글을 쓰자는 운동이 끊이지 않지만, 결과는 만족스럽지 못하다”고 안타까움을 드러냈다. 젊은 층의 신조어 사용 뿐 아니라 정치인 등 유명인들이 오히려 우리 말과 글을 부적절하게 사용하는 사례가 늘고 있는 세태를 지적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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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으로 이 총리는 “주시경 선생께서는 말을 통해 사람들이 한 덩이가 되고, 그 덩이가 점점 늘어 나라를 이룬다고 말씀하셨다”며 “또한 말이 오르면 나라도 오르고, 말이 내리면 나라도 내린다고 지적하셨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온 겨레가 한글로 한 덩이가 되도록 더 노력하자”며 “말이 오르고, 나라도 오르도록 함께 애쓰자”고 축사를 마무리했다.

한편 이날 경축식에서는 한글을 빛낸 공로로 최윤갑 전 옌벤대 교수가 화관문화훈장을, 박창원 이화여대 교수·이상우 한국증권신문 회장·고 오봉협 옌벤대 교수 등이 문화포장을 받았다.
/정영현기자 yhchung@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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