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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문채석 기자]라임자산운용이 환매를 중단하겠다고 밝혔지만 상환 시기가 언제일지에 대해선 구체적으로 밝히지 않았다.
9일 라임운용에 따르면 전날 '플루토 FI D1호' 펀드와 '테티스 2호' 펀드의 추가 환매를 중지하고 편입 자산 회수 후 펀드에 배분하겠다고 밝혔다.
'플루토 FI D1호'엔 주로 사모채권이 편입돼 있고 '테티스 2호'엔 메자닌(전환사채·CB나 신주인수권부사채·BW 등)이 편입돼 있다.
라임운용은 "위 펀드에 재간접 투자돼 있는 펀드들의 추가 환매를 중지하고 편입 자산 회수 후 고객이 가입된 펀드에 배분하는 것이 지금 라임이 선택할 수 있는 최선의 방안이라고 판단했다"며 "라임의 주식형, 채권형, 부동산펀드 및 사모펀드(PEF)는 두 펀드와 전혀 관련이 없다"고 말했다.
라임 측에 따르면 한 마디로 증시가 부진해서 유동성을 제대로 확보하지 못한 것이 원인이다. 플루토 FI D1의 기초자산은 대부분 발행사와의 인수계약을 직접 맺어 편입한 사모 상품이다. 시장성이 낮으면 장내매각 등으로 자산 유동화를 하기 쉽지 않은 특징이 있다는 설명이다.
테티스 2호가 투자한 CB나 BW는 대부분 코스닥 기업이 발행했는데, 지난 7월 이후 코스닥시장이 전반적으로 약세를 나타냈고 기업 주가도 내려서 전환을 통한 유동화가 쉽지 않았다고 한다. 지난 7월1일 이후 8일까지 코스닥지수는 8.7% 하락했다.
다만 증권업계에선 단순히 시황 부진을 원인으로 제시한 부분이 석연치 않고 상환 시기를 구체적으로 밝히지 않은 점도 문제라는 지적이 나온다.
특히 테티스2호 등 메자닌 펀드에 라임운용이 걸어둔 CB는 일반적으로 만기가 3년이고 대부분 2017년에서 지난해에 설정돼 만기 후 원금 상환이 내년 이후에야 가능할 것이란 관측도 제기됐다.
앞서 라임운용은 지난 2일 우리은행에서 판매한 '라임 톱(TOP)밸런스 6M 전문투자형 사모펀드' 3개에 274억원 규모 상환금 지급 연기가 발생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이달 만기가 돌아오는 1200억원 규모 펀드들은 환매할 수 있도록 조치를 하겠다고 밝혔다.
당시 라임 측은 "현금화된 펀드 투자금액을 상환일(신탁계약 종료일)에 선지급하고 사모채권펀드 투자금은 현금화 이후 지급하겠다"고 했다.
문제는 환매까지 시간이 오래 걸릴 수 있다는 점이다. 라임운용이 조기 상환, 만기 상환, 자산 처분 같은 카드를 꺼내고 싶어도 코스닥 기업 자금난으로 이 업체들 주식이 오르지 않는 한 CB를 주식으로 전환해 이익을 보기 어려운 구조적인 문제가 발목을 잡을 것이란 지적이다.
금융감독원은 라임운용 펀드 판매 과정에 관한 검사 가능성이 없지 않다고 시사한 바 있다. 상장사 전환사채(CB) 장외거래, 펀드 간 자전거래를 통한 수익률 돌려막기 등, 부실 자산 매각 등 '거래 검사' 외에 이번 환매를 둘러싼 '판매 검사' 가능성을 열어둔 것이다.
한 금감원 고위관계자는 "현재는 편법거래 부분만 보고 있고 판매 부문은 문제가 있으면 살펴볼 수 있다"며 "환매는 자산운용사가 판매사와 협의해 중지 여부를 결정해야 하고, 감독원 입장에선 고객 통보 절차 등 투자자 보호에 미흡한 점이 있으면 개입할 여지가 있는데 당장은 판매사의 대응을 봐야 한다"고 밝혔다.
다른 금감원 관계자도 "사모채권 형태는 상환능력이 떨어지면 수익자에 수익을 지급하지 못하는 구조인데, 환매 요청이 왔을 때 (수익을 지급할) 유동성을 확보하지 못했다는 사실이 잘못됐다고 보는 것이 우리의 입장"이라며 "손해배상보다는 리스크 관리와 유동성 확보 쪽을 보고 있고, 유동성 확보가 안 돼서 환매 중지 등 사안이 초래했는지를 판단 중"이라고 말했다.
현재 라임운용 펀드를 팔고 있는 판매사는 은행과 증권사 등 약 30곳이다. 펀드 설정액은 약 5조원이다.
문채석 기자 chaeso@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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