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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9.26 (목)

국외연수 사전심사 '있으나 마나?'…광산구의회 호주行 '논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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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1

광주 광산구의회의 모습 /뉴스1 © News1 황희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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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뉴스1) 한산 기자 = '혈세 여행(북구)'과 '절차를 무시한 국외연수(서구)'로 광주지역 구의회가 잇따라 질타를 받고 있는 가운데 광산구의회 의원 2/3가 8일간의 국외연수를 추진하면서 또다시 입방아에 오르내리고 있다.

구의회 사전심사에서 여러 지적을 받았음에도 계획안대로 연수를 추진하는 것으로 알려지면서 사전심사 제도가 유명무실하다는 지적까지 제기됐다.

광산구의회 의원 17명 중 11명은 의회 사무국 직원 4명과 이달 25일부터 다음달 1일까지 6박8일 일정으로 호주 시드니를 찾는다.

11명 모두 더불어민주당 소속이다.

구의회 홈페이지에 게시된 '공무국외출장 계획서'에 따르면 연수단은 구가 올해부터 시드니 한인회와 함께 추진하고 있는 청년 해외취업 지원사업의 현황을 파악하고 상호 협력방안을 모색하기 위해 시드니를 출장지로 정했다.

연수단은 청년들이 근무하고 있는 현장과 숙소, 시드니 한인회 등지를 방문할 예정이다.

또 한국학교와 기술전문대학, 와인농장, 공용주차장, 노인복합시설 등을 둘러보면서 Δ일자리 정책 Δ도시재생 Δ농업·환경·생태 Δ복지·문화 등의 선진사례를 학습할 계획이다.

경비는 1인당 250만8170~285만150원, 총 4093만660원으로 책정됐다.

구의회는 지난달 26일 공무 국외출장 심사위원회 회의를 열어 Δ출장의 필요성 및 출장자의 적합성 Δ출장국과 출장기관의 타당성 Δ출장기간의 타당성 및 출장경비의 적정성 등을 심사했다.

이날 회의에서 위원들은 '상임위별로 업무·활동과 직접적인 연관성이 있는 곳을 가는 것이 낫지 않느냐', '모든 의원들이 함께 움직이다 보니 '여행 가는 것 같다'는 시선이 있다', '시드니가 일자리 정책, 도시재생, 농업, 환경생태, 복지문화를 다 잘하는 곳은 아니지 않느냐' 등을 물었다.

연수 추진위원장으로 이날 회의에 참석한 A의원은 "상임위별로 국외연수를 다녀온 지난해 정책반영 과정에서 이견이 많았다"며 "이번에는 하나를 하더라도 정책에 반영할 수 있도록 함께 갔으면 좋겠다는 의견이 나와 한 곳으로 추진하게 됐다"고 답했다

그는 이어 "시드니가 모든 부문에서 앞서가는 도시는 아니지만, 청년 해외취업에 초점을 맞춰 연수를 계획했다"면서 "(국외연수에 대한) 주민의 시선이 어떤지 충분히 알기 때문에 책임감을 가지고 모범적인 연수가 될 수 있도록 하겠다. 인원조정, 나눠서 가는 부분 등도 고민해보겠다"고 말했다.

이날 회의에서 여러 지적이 나왔음에도 심사위는 "오늘 논의에서 제안된 사항들을 국외 출장에 잘 반영해 혈세가 낭비되지 않도록 해달라"는 '당부의 말'만 남겼을 뿐 계획안 그대로 국외출장을 가결했다.

연수단은 민주당 광주시당 규정에 따라 당 차원의 심사위원회도 거쳤으나 이 역시 계획안 변경 없이 통과된 것으로 알려졌다.

10여일이 지난 이날 현재 국외출장 계획서와 달라진 것은 의원 1명이 불참하게 되면서 연수단 규모가 16명에서 15명으로 준 사실 밖에 없다.

이같은 소식을 접한 주민들은 '사전심사가 있으나 마나 한 것 아니냐'는 반응을 보였다.

광산구민 박모씨(45)는 "심사위원들이 지적한 내용들이 출장에 반영되지 않는다면 무슨 의미가 있느냐"고 지적했고, 김모씨(58)는 "어떤 논의가 오갔던 간에 결과적으로 심사위원회는 국외연수의 가부만 결정한 것 아니냐"고 했다.

황모씨(46)는 "정책에 반영되지 않은 이유가 현장을 함께 가지 않아서라는 게 말이 되느냐"고 했고, 정모씨(39)는 "회의록을 보니 국외출장에 충실하기 위해 국외출장비를 50만원 가량 인상했다는데 연수 결과를 지켜보겠다"고 말했다.
san@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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