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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9.25 (수)

세계 중소기업들 '중국산 짝퉁'과의 전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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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투데이 정한결 기자] [비용 들여 제재해도 또다른 짝퉁기업 생겨나… "中, 규제 있어도 집행 의지 없다"]

머니투데이

지난해 중국 베이징에서 적발된 유명 신발 브랜드 '아디다스'의 모조품 '아바비스.'/사진=AF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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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세계에서 유통되는 모조품의 80%를 차지하는 중국산으로 인해 상대적으로 지적재산권을 보호할 힘이 약한 중소기업들의 피해가 커지고 있다.

6일(현지시간) CNBC는 "지적재산권 보호에 대한 논의는 주로 대형 IT 기업들 중심으로 전개돼왔다"면서 "중소기업들은 제한된 자원으로 힘든 싸움을 해나가고 있다"고 보도했다.

중국에서 특허 보호를 받으려면 관련 특허를 중국 당국에 신청해야 한다. 그러나 대다수 중소기업들은 절차를 모르거나 비용 문제로 이를 미루다 피해가 커진다는 설명이다.

미국이나 호주 등에 등재된 특허를 중국어로 그대로 베껴 중국에 먼저 신청한 사례도 있다. 바이올린 관련 제품 특허를 보유한 미국인 루스 브롱스는 CNBC에 "미국에 32개의 특허를 10만달러를 들여 등록했지만 (중국에서) 중국어로 그대로 번역돼 등록됐다"고 밝혔다. 브롱스는 중국 법원에 베낀 특허를 무효화해달라고 요구했지만 수년이 걸린 뒤 승소했다.

그러나 새로운 모조품이 계속 등장하면서 변호사 수임료로만 수백억원 들인 법적 대응도 효과를 보지 못하고 있다. 일부는 중국을 벗어나 아마존이나 이베이 등 미국 전자상거래 홈페이지에도 올라오는 상황이다. 브롱스는 "하나를 잡으면 다른 모조품이 올라온다"면서 "두더지 잡기 같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어 "변호사 수임료에 많은 비용을 쓰게 되면서 투자 여력이 없다"고 피해를 호소했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에 따르면 2016년 기준 전 세계에서 압수된 모조품의 80%가 중국 또는 홍콩산이었다. 미국에서도 지난해 적발된 모조품의 87%가 중국·홍콩산이었다. 미국 정부는 이에 지난 4월 아마존, 이베이, 알리바바 등 전자상거래업체에 가짜 제품 문제를 해결하지 않으면 규제에 나설 것이라고 강력하게 경고하기도 했다. 무역협상에서도 미국은 매번 지적재산권 문제를 거론하며 중국 압박에 나선 상황이다.

전문가들은 중국 당국이 지적재산권 침해를 막을 규제를 갖추고 있지만 이를 집행하지 않는다고 비판한다. 국제 법무법인 해리스 브리큰의 프레드 로카포트는 "중국은 지적재산권 관련 국제협약에 서명한 데다가 국내 법체계도 적절한 수준"이라면서 "제도가 미비한 것이 아니라 각 지방정부가 실행 의욕이 없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나마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최근 중국의 지적재산권 문제를 해결하겠다고 밝히면서 상황이 개선되고 있지만 아직은 미흡하다고 CNBC는 전했다. CNBC는 "특허를 보호하려면 중국 당국자들과 함께 일해야 한다"면서 "직접 (모조품 기업) 조사에 나서야 한다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시간이 많이 소요될 뿐만 아니라 지루하고 값비싼 과정을 견뎌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한결 기자 hanj@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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