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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9.25 (수)

제로페이 "3년 내 中 알리페이 넘는다…내년까지 100만 가맹점 확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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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간편결제진흥원'으로 새출발…윤완수 이사장 "가능성 무궁무진"

뉴스1

제로페이 민간 SPC 조직위원장인 윤완수 웹케시 대표가 서울 영등포구 웹케시 본사에서 민영뉴스통신사 뉴스1과 인터뷰를 하고 있다. 윤 대표는 11월1일 공식 출범하는 민간 제로페이 사업재단 '한국간편결제진흥원' 이사장을 맡았다./뉴스1 © News1 오대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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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최동현 기자 = "결제 수수료 0%, 최대 소득공제 40%. 이건 부수적이에요. 제로페이의 진짜 가치는 '스마트 융합경제' 시대를 열 수 있는 가능성에 있습니다"

윤완수 한국간편결제진흥원 이사장의 말이다. 그는 제로페이를 "한국 금융 수준을 한 단계 올려놓을 열쇠"라며 "3년 안에 중국을 뛰어넘는 '융합경제'의 길을 열겠다"고 자신했다.

9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정부에서 민간으로 이양된 제로페이 특수목적법인(SPC)이 오는 11월1일 '한국간편결제진흥원'으로 공식 출범한다.

재단 이사장은 SPC설립준비위원장인 윤완수 웹케시 대표가 맡는다. 자본금은 약 100억원 정도다. 국내 44개 은행과 전자금융사업자 중 절반인 20여개 사업자가 재단 설립에 참여했다.

재단은 서울역 앞 연세재단세브란스빌딩에 둥지를 틀었다. 정식 운영은 11월부터이지만 이미 30여명의 인력 구성을 마치고 업무에 들어갔다.

지난 8일 <뉴스1>과 만난 윤 이사장은 "제로페이 이용률을 신용카드만큼 끌어 올리는데 10년도 길다"면서 "2~3년 내에 '미래 금융 인프라'를 완성할 것"이라고 출사표를 던졌다.

◇"제로페이는 '소프트웨어'…QR코드 결제 바꾸는건 식은 죽 먹기"

"신용카드가 하드웨어라면 제로페이는 소프트웨어거든요. 융합하고 파생할 수 있는 서비스가 무궁무진해요. '이건 무조건 해야 한다' 확신이 섰죠"

윤 이사장은 "지난 8월 초 SPC설립위원장직을 제안받고 일주일 동안 고민했다"고 고백했다. 정부가 추진하던 사업을 덜컥 맡기에는 부담이 컸다. '제로페이는 불편하고 번거롭다'는 논란이 들끓던 시점이었다.

고민이 확신으로 바뀌기까지는 오래 걸리지 않았다. 윤 이사장은 "제로페이가 한국의 금융을 '핀테크 융합금융'으로 바꿀 수 있다는 가능성이 보였다"고 회상했다.

윤 이사장은 국내 '핀테크(FinTech) 일인자'로 꼽히는 금융전문가다. 그가 이끄는 B2B 핀테크 전문기업 '웹케시'는 지난 1월 핀테크 기업 중 최초로 코스닥에 상장했다.

그가 가진 '최초' 타이틀은 이뿐만이 아니다. 웹케시는 우리나라에서 처음으로 인터넷뱅킹을 개발한 회사다. 교통카드, 편의점 ATM, 가상계좌, CMS(자금관리서비스)를 최초로 도입한 곳도 웹케시다. 2016년에는 금융API 기반 금융오픈플랫폼을 구축하기도 했다.

윤 이사장은 제로페이를 '오프라인 현금직불 서비스망'이라고 정의한다. 카카오페이나 페이코 등 핀테크는 온라인에서 급속도로 팽창하고 있지만, 오프라인 매장에서는 사용이 제한적이다. 하지만 제로페이 '망'을 이용하면 오프라인에서도 자유롭게 핀테크를 이용할 수 있다.

윤 이사장은 "제로페이는 온라인 속에 있던 현금직불 서비스를 오프라인으로 가져오는 '인프라'의 개념"이라며 "일단 인프라가 구축되면 신용카드 중심 금융에서는 상상하기 어려웠던 다양한 융합·파생 서비스가 자유자재로 생겨날 것"이라고 말했다. 제로페이는 오프라인에 기반을 두면서도 온라인까지 확장 가능성이 열려 있기 때문이다.

소프트웨어에 뿌리를 두고 있어서 결제 방식도 손쉽게 바꿀 수 있다. 기존 제로페이는 전용 애플리케이션을 켜고 QR코드를 카메라로 비춘 뒤 소비자가 직접 돈을 송금해야 하기 때문에 번거롭다는 비판을 받았다.

윤 이사장은 "거꾸로 소비자에게 전용 QR코드를 주고 물건을 살 때 QR코드를 보여주면 되도록 간단하게 결제 방식을 바꿀 수 있다"며 "온라인처럼 상품들의 QR코드를 모아서 한번 터치하는 것으로 결제를 끝내는 것도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밖에도 제로페이와 결합할 수 있는 IT서비스는 무궁무진하다"며 "온·오프라인이 하나로 통합되는 '융합금융'의 시작이 바로 제로페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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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로페이 민간 SPC 조직위원장인 윤완수 웹케시 대표가 서울 영등포구 웹케시 본사에서 민영뉴스통신사 뉴스1과 인터뷰를 하고 있다. 윤 대표는 11월1일 공식 출범하는 민간 제로페이 사업재단 '한국간편결제진흥원' 이사장을 맡았다./뉴스1 © News1 오대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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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프라-마케팅 투트랙 드라이브…"3년 내 中 뛰어넘을 것"

"관건은 인프라의 구축이에요. 가맹점이 100만개가 되면 시중은행과 전자금융사업자가 전부 제로페이에 들어올 겁니다. 2~3년 안에 중국을 뛰어넘는 것도 가능합니다"

윤 이사장이 제로페이 사업에 뛰어든 이유 중 하나는 정부가 팔 걷고 나서서 인프라를 구축해 준다는 신뢰 때문이다. 제로페이는 민영화됐지만 인프라 구축은 국가기간사업으로 진행된다.

그는 "신용카드가 '철도망'이라면 제로페이는 '도로망'과 같다"고 비유하면서 "국가가 도로를 깔아주면 은행은 물론이고 카카오페이, 페이코 등 전자금융사업자들이 앞다퉈 망 안으로 들어와 서비스를 시작할 것"이라고 예견했다.

정부가 인프라를 구축하면 재단은 '제로페이'에 대한 인식전환을 유도하는 홍보사업으로 지원 사격에 나설 예정이다. 초기 재단 운영비는 100억원의 자본금과 소상공인을 제외한 일반 가맹점의 수수료로 충당된다. 현재 제로페이에 들어온 일반 가맹사업자는 이마트·롯데리아 등 5만여곳에 달한다.

윤 이사장은 "제로페이의 확산을 막는 '진짜 규제'는 제도나 정책이 아닌 사람"이라며 "30년간 신용카드 중심 금융질서에 길들여진 소비자가 새로운 금융질서에 대해 갖는 거부감은 쉽게 깨지지 않는다"고 말했다. 심지어 "금융 전문가조차 신용카드 금융질서에 젖어 제로페이의 가능성을 보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고 귀띔했다.

이에 따라 간편결제진흥원은 10월부터 강력한 '마케팅 드라이브'를 걸고 물밑작업에 착수했다. 유튜브·공중파·라디오 등 미디어를 가리지 않고 제로페이를 홍보하고 있다. 1차 사업은 소상공인을 대상으로 가맹을 유도하고, 2차 사업은 소비자를 상대로 제로페이 거부감을 희석하는 방향으로 단계화했다.

지역 화폐를 겨냥한 상품권 사업도 진행된다. 윤 이사장은 "제로페이는 현금뿐 아니라 상품권, 지역 화폐도 모두 수용할 수 있는 시스템"이라며 "각 지방자치단체의 지역 화폐를 제로페이로 끌어오면 수요가 급격하게 증가할 것"이라고 기대했다.

궁극적인 목표는 핀테크 시장을 석권 중인 중국 '알리페이'를 제치고 한국을 세계1위 핀테크 국가로 끌어올리는 것이다. 윤 이사장은 "내년 말까지 제로페이 가맹점 100만곳을 유치하고 3년 내에 중국 알리페이 수준의 인프라를 갖출 것"이라고 목표를 제시했다.

제로페이 가맹점이 100만곳을 돌파하면 국내 은행과 전자금융사업자들이 모두 제로페이 안으로 들어오고, 이 단계가 되면 제로페이 중심 금융질서가 폭발적으로 성장할 것이라는 계산이다.

윤 이사장은 "44개 은행과 금융사업자가 제로페이 안에서 무한경쟁하며 서비스를 쏟아내면 결제 수수료 0%, 소득공제 40%는 부수적인 혜택이 될 것"이라며 "제로페이 융합경제가 창출할 부가가치와 성장가능성은 상상하기 어렵다"고 기대감을 나타냈다.
dongchoi89@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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