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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9.25 (수)

"꽃가마 타나" "예의 없다" 슬슬 예민해지는 안철수·유승민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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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철수 전 대표의 미국 행(行)을 두고 바른미래당 내 비당권파 모임 '변화와 혁신을 위한 비상행동'(이하 변혁)에서 공개적 불만이 나왔다.

중앙일보

바른미래당의 안철수 전 대표가 12일 서울 여의도 한 카페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저는 오늘 정치 일선에서 물러나 성찰과 채움의 시간을 갖고자 한다"고 말했다. 안 전 대표가 기자회견 뒤 차를 타고 떠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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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른정당계인 이혜훈 의원은 8일 오전 라디오 인터뷰에서 “안 전 대표 스타일이 문제 있을 때 거기 끼고 싶어하지 않는다. 문제가 정리되면 꽃가마를 보내드리면 올 분이라는 말을 (측근들이) 많이 했다”고 말했다. 이 의원은 안 전 대표가 6일 자신의 트위터를 통해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연구 활동을 이어가겠다고 알린 데 대해 “주변에 안 전 대표의 '입'이라고 알려진 분들, 안 전 대표가 정치 시작했을 때 멘토로 언론을 장식했던 분들 등(의 의견은) 한결같다”며 “이렇게 국내 상황이 복잡하고, 어느 한쪽 편을 들면 비난을 받는 상황에선 절대 한국에 돌아오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하태경 의원도 이날 오전 라디오에서 안 전 대표가 내년 총선 전에 귀국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하 의원은 “내년 총선을 건너뛰면 해외에서 정치적으로 객사(客死)한다”며 “정계복귀를 할 건데, 자기 기반이 다 사라지고 뭘 한다는 이야기인가. 안 전 대표가 (변혁과 함께할지에 대한) 의사표시가 없다면 우리 내부에서 결단해야 한다. (시한은) 11월을 못 넘긴다”고 말했다.

앞서 변혁 대표를 맡고 있는 유승민 의원은 7일 기자들과 만나 “안 전 대표의 뜻이 중요한 거니까, 뜻을 기다려보겠다”고 말했다. 그러나 안 전 대표가 “미국에서 연구를 계속 이어나가겠다”며 사실상 조기복귀 설(說)에 선을 그은 만큼, 바른정당계 내부에선 "안 전 대표가 어려운 상황을 외면하고 있다"는 불만이 나오고 있다. 한 바른정당계 인사는 “최근 여론조사에서 지지율이 오르는 등 상황을 보고 몸값을 높이려는 것 아닌지 의심이 든다”고 말했다.

이날 이혜훈 의원의 ‘꽃가마’ 발언을 두고 안 전 대표 측에선 “예의에 벗어나는 발언”이란 반박이 나왔다. 안 전 의원의 측근인 김도식 전 비서실장은 이날 오후 입장문을 내고 “정치에 입문한 후 평탄한 길을 걷지 않고 험로를 걸어온 그에게 꽃가마 운운한 발언은 그를 몰라도 너무 모르는 얘기”라며 “이런 예의에 벗어나는 발언은 함께 모여 새로운 길을 모색하는 데 하등 도움되지 않는다”고 비판했다.

다만 변혁 내부에서도 안 전 대표의 미국행을 두고 의원들 간 결속이 흐트러지면 안 된다는 의견이 나온다. 7일 오전 비공개로 진행된 변혁 회의에선 의원들 간 “서로 오해하지 말고, 신뢰를 깨지 말자”고 다짐했다고 한다. 한 안철수계 의원은 “안 전 대표가 유 의원에게도 '생각해보겠다’고 했기 때문에 그분의 판단을 기다리고 있다. 일단 변혁이 다 함께 행동하고, 다른 의도에 휘말리지 말자는 데 공감대가 있다”고 전했다. 한 바른정당계 의원도 “국내에 있는 사람들이 먼저 길을 트고 활동 공간을 만들어 놓으면 (안 전 대표도) 자연스럽게 합류할 기회가 올 것”이라고 관측했다.

성지원 기자 sung.jiw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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