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김형민 기자] 일본에서 위안부 문제 연구가로 알려진 모리카와 마치코 씨가 지난 5일 나가노현의 한 병원에서 급성골수성 백혈병으로 별세했다고 교도통신이 8일 보도했다. 향년 72세.
후쿠오카에서 태어나 야마구치현 시모노세키에서 고등학교를 졸업한 모리카와 씨는 우체국 직원으로 일한 1966~1986년 노동운동에 참여했다. 우체국을 그만두고는 출판사 등에 취업했다가 프리랜서 작가의 길을 걸었다. 그러다 대구 출신 위안부 피해자인 문옥주(1924~1996) 할머니의 일대기인 '문옥주, 미얀마(버마)전선 방패사단의 위안부였던 나'를 썼다. 고인과 문 할머니는 위안부 문제가 일본에서 사회적으로 논란이 되던 1990년대 초 피해자들의 일본 강연을 계기로 인연을 맺었다.
모리카와 씨는 문 할머니의 증언을 토대로 일대기를 준비하는 과정에서 15개월에 걸쳐 문 할머니가 위안부 생활을 강요당했던 미얀마 곳곳을 답사하고 2000여 명에이르는 현지인 인터뷰를 진행했다. 그는 문 할머니에 관한 책으로 1996년 일본 학술상인 제16회 야마카와키쿠에상을 받았다.
모리카와 씨는 한국어판 에필로그에 "이 책은 전쟁과 군대의 본질이라고도 할 수 있는 여성에 대한 폭력의 기록"이라며 "할머니에게 사죄와 국가배상을 하려 들지않는 일본 정부가 부끄럽다"고 썼다.
김형민 기자 khm193@asiae.co.kr
<ⓒ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이 기사의 카테고리는 언론사의 분류를 따릅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