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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6 (일)

"집에서 경찰에 연행…혹독한 고문" 화성 8차사건 범인, 재심 준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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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차 사건 범인 윤 씨, 무죄 입증 위해 재심 준비

아시아경제

[이미지출처=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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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한승곤 기자] 화성 연쇄살인 사건의 유력한 용의자 이춘재(56)가 8차 사건을 자신이 저질렀다고 자백한 가운데 이 사건의 범인으로 옥살이를 하고 나온 윤모(56)씨는 현재까지 언론에 밝힐 입장이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윤씨는 자신의 무죄를 입증하기 위해 재심을 준비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7일 뉴시스에 따르면 윤씨는 출소 후 생활고에 시달리며 국민기초생활수급비를 받기도 했다. 이날 윤씨는 취재진과 만난 자리에서 "인터뷰를 할 생각이 없다. 당장 돌아가라"며 언론과 인터뷰할 생각이 없다고 밝혔다.


윤 씨는 약 20년 수감 생활을 마치고 현재 충북 청주에 살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앞서 윤씨는 1988년 9월16일 경기도 화성군 태안읍에서 A(13)양의 집에 들어가 A양을 성폭행하고 살해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져 1심에서 무기징역을 선고받았다.


윤씨는 "경찰이 고문을 해 허위 자백을 했다"고 항소했으나 2심, 3심 모두 윤씨의 항소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윤씨는 항소이유서에서 "집에서 잠을 자고 있다가 경찰에 연행돼 혹독한 고문을 받고 잠을 자지 못한 상태에서 허위 자백을 했다"며 "1심 재판부는 다른 증거도 없이 신빙성이 없는 자백만을 근거로 유죄로 인정했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상급심 재판부는 "고문을 당했다고 볼만한 아무런 자료가 없다"며 윤씨의 항소를 기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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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 복무 시절의 이춘재.사진=SBS 그것이 알고싶다


관련해 윤씨는 현재 재심을 준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당시 8차 사건을 전한 보도에 따르면 사건 현장에서는 체모 8개가 발견됐다. 경찰은 체모에 카드뮴이 다량 함유돼 있는 점에 주목하고, 중금속에 노출된 공장 직원이 범인이라고 추정했다.


또, 정밀감식 결과 범인의 혈액형은 B형이었다. 경찰은 B형 남성 450여명의 체모를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보냈고, 윤씨 체모와 현장에서 나온 체모의 방사성 동위원소가 일치한다는 결과를 받았다. 윤씨 역시 경찰 수사 과정에서 범행을 시인했다.


그러나 그는 2003년 수감생활하던 중 한 언론과 인터뷰에서 "8차 사건이라는 것도 내가 한 게 아니다. 살인한 적이 없다"고 주장했다.


최근 이춘재 진술 신빙성을 확인하기 위해 찾아온 경찰에게도 윤 씨는 자신은 8차 사건의 범인이 아니라는 취지의 말을 한 것으로 전해졌다.


관련해 이 사건을 수사했던 한 퇴직 경찰은 6일 한 언론과 인터뷰에서 "8차 사건의 현장 증거물인 정액, 체모 분석 결과 용의자는 B형이었다. 피해자가 숨진 지 몇 시간 지나지 않은 상황이라 증거물이 오염되지도 않았다"며 "이춘재가 8차 사건 범인이라면 왜 현장에서 이춘재의 혈액형인 O형이 아니라 B형이 나왔느냐"고 반박했다.




한승곤 기자 hsg@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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