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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6 (일)

[사설] 자동차산업의 생존을 위한 인력감축 경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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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자동차에 대해 “인력의 40%를 감축하지 않으면 공멸할 것”이라는 경고장이 날아들었다. 회사 노사가 스스로 선임한 외부 자문위원회로부터다. 자문위원회는 최근 울산공장에서 열린 고용안정위원회 본회의에 제출한 보고서를 통해 “2025년이 되면 국내 자동차 제조업에 필요한 인력이 현재보다 20~40% 줄어들 것”이라고 전망했다. 현재 대략 7만명의 생산직이 고용돼 있는 완성차업계의 전체 필요 인력이 4만명대 초반까지 줄어들 수 있다는 섬뜩한 경고다.

미래 자동차산업의 근본적인 패러다임이 바뀔 것이라는 전망을 깔고 있음은 물론이다. 전기·수소차 등 친환경차 비중이 높아지고 공유경제와 미래형 이동수단(모빌리티)이 확산되면 지금의 자동차 제조업은 설 자리를 잃을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전기차는 엔진과 변속기가 필요 없고 내연기관 차량에 비해 부품이 40% 이상 줄어든다는 것부터가 다르다. 네덜란드에서 2025년부터 내연기관 자동차 판매의 중단이 예고되는 등 급속한 외부환경 변화를 고려하면 기존 자동차업계가 받을 충격은 예상보다 더 클 수도 있다.

이러한 위기가 닥쳐오고 있음을 깨달았다면 자동차 업계의 대처 방식은 종전과 확 달라져야 한다. 현대자동차의 경우 2025년까지 생산직 1만 3500명이 퇴직할 것으로 전망됨에 따라 그만큼을 충원해야 한다고 주장하던 노조가 전기·수소차 생산에 따른 인원감소 필요성을 수용했다는 것부터가 불가피한 결과다. 변화 추세를 받아들인 것이다. 미래 생존전략을 위한 근본대책 마련에 노사가 힘과 지혜를 합치지 않으면 안 된다. 내 밥그릇부터 앞세우겠다는 구성원들의 의식부터 바뀌어야 한다.

현재 자동차산업은 격랑의 한복판에 서 있다. 첨단 하이테크 차량이 변화를 선도하는 가운데 전체 수요가 감소하면서 글로벌 판매량은 지난해 9122만대를 정점으로 내리막길을 달리며 ‘판매 절벽’을 맞고 있다. 선제 투자로 최신 기술력을 갖춘 선진 부품업체들이 독보적 경쟁력을 무기로 완성차업계를 흔들 가능성도 커졌다. 현대차가 이번에 받아든 경고장은 다른 국내 메이커들에도 결코 ‘강 건너 불’이 아니다. 자동차업계의 획기적인 인식 전환과 자구 노력을 주목하고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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