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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7.08 (월)

[스타트업] "물류시장, 저비용 경쟁은 끝…이젠 고객 만족 잡아야 생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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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경제

"물류시장 화두는 단순한 가격 경쟁에서 고객 경험 만족으로 넘어가고 있습니다. 부릉이 꿈꾸는 비전은 인간과 사물이 연결되는 '하이퍼커넥티비티(hyperconnectivity)' 세상을 만드는 것입니다."

물류 브랜드 '부릉(VROONG)'을 운영하는 정보기술(IT) 기반 물류 스타트업 메쉬코리아의 유정범 대표가 서울 신라호텔에서 열린 세계지식포럼 '인사이트30: 기술이 배달을 만났을 때'라는 세션 무대에 섰다.

매달 414만건의 배송 주문을 처리하는 부릉은 이제 명실상부한 대한민국 대표 IT 물류 스타트업으로 올라섰다.

◆ "배송은 곧 소비자 만족이다"

유 대표는 인공지능이 배달 환경을 바꾸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우리 회사 직원은 180여 명밖에 안 되지만 현재 다양한 프랜차이즈 물량과 2만2000여 명 라이더들이 부릉 플랫폼을 거쳐갔다"면서도 "하지만 '빨리 배송하라'는 재촉 전화도 없고, 라이더들 사망사건이 크게 줄었다"고 말했다. 정보기술(IT) 기반 물류 환경 구축으로 라이더 안전과 고객이 원하는 빠른 배송이라는 시스템을 이미 구현했다는 설명이다. 유 대표는 물류시장 화두가 '비용 최적화'에서 '고객 중심'으로 변모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지금껏 물류시장은 가장 싼 운임이 경쟁력의 핵심이었다면 현재는 고객 경험이 핵심이 되고 있다는 설명이다.

유 대표는 "예전에는 물류라는 것이 비용 절감에만 방점이 찍혀 있었고, 수·배송 관리시스템(TMS)도 비용 최적 체제였다"면서 "하지만 최근에는 쿠팡 로켓딜리버리라든지, 올리브영 하루안의 배송이라든지 고객이 원하는 가치에 맞는 배송 시스템으로 바뀌고 있다"고 설명했다. 통상 온라인 쇼핑은 '주문→결제→배송'으로 이어지는데, 배송 단계에서 메쉬코리아는 수많은 브랜드를 대행하고 있다. 버거킹, 맥도널드, 미스터피자, KFC, CJ푸드빌, 롯데리아, 이마트, 신세계 등이 사회 곳곳에서 마주칠 수 있는 브랜드 상당수가 부릉 고객사다.

◆ 성과는 플랫폼 혁신에서 나온다

유 대표는 "상당수 물류업체들이 여전히 송장 시스템 함정에 놓여 있다"면서 "메쉬코리아가 지향하는 물류 플랫폼은 수많은 유저, 딜리버리 라이더, 상품 셀러들을 모아 각각 데이터 포인트를 모두 전자동화해 함께 성장하는 모델"이라고 말했다. 특히 메쉬코리아는 비용 절감을 위해 물류 배송 단계에서 미들맨이라고 불리는 콜센터와 오퍼레이터 단계를 전자동화해 비용을 낮췄다. 현재 브릉은 매달 414만건의 주문을 받고 있으며 이를 통한 총거래액(GMV)은 8650만달러(1037억원)에 달한다. 라이더들 쉼터이자 도심 물류 거점으로 활용되고 있는 부릉 스테이션은 전국에 290여 개에 달한다. 메쉬코리아는 기업 간 거래와 소비자 간 거래를 결합한 B2B2C(Business-to-Business-to-Consumer) 모델을 추구한다. 유 대표는 "소비자가 직접 연락할 수 있는 앱은 없지만 기업들을 대행한다"고 설명했다.

◆ "목적을 상실하면 소비자가 외면"

유 대표는 3가지 기둥을 제시했다. 프로세스, 데이터, 인공지능(AI)이 바로 그것이다. 그는 "첫째로 중요한 것이 프로세스인데, 아무리 좋은 시스템을 도입해도 목적성을 상실하면 소비자들이 외면한다"고 강조했다. 특히 부릉은 엔드 유저인 라이더들에게 각별한 신경을 쓴다. 이들이 곧 소비자와 같기 때문이다. 다음 단계는 빅데이터 구축이다. 인공지능을 활용하기 전 단계가 바로 정제된 데이터여서다. 유 대표는 "단순히 선의만을 믿고 물류 사업을 할 수 없다"면서 "데이터를 확보하기 위해 공공데이터는 물론 센서데이터 등을 활용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현재 부릉은 인공지능 전문가와 데이터 사이언티스트 등을 영입한 상태다. 그는 "베테랑 기사들의 전문성을 빅데이터로 모아 루키 기사들에게 노하우로 전달한다"면서 "이 노하우를 최적화해 전달하는 기술이 바로 인공지능"이라고 말했다. 부릉 라이더들 평균 소득이 매년 늘어나는 이유다.

[이상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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