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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7.08 (월)

[실리콘밸리 리포트] 실시간 교통정보 5G로 제어…`안전한 자율차` 속도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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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경제

제임스 톰슨 퀄컴CTO가 지난달 24일 샌디에이고 퀄컴 본사에서 열린 이벤트에서 기조강연을 하고 있다. 오른쪽 사진은 퀄컴 관계자가 5G 기술을 시연하는 모습. [샌디에이고 = 이승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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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컨베이어 벨트 위 물건에 이상이 있으면 바로 인공지능(AI)이 문제점을 인식해 지연 없이 교체한다. 매우 미세한 먼지 하나라도 발생하면 안 되는 반도체 공장에서도 인공지능이 육안으로 식별이 어려운 문제를 파악해 즉각 조치한다. 주변 장애물을 실시간으로 확인하고 차량 간 정보를 공유해 더 안전하고 빠른 자율주행이 가능해진다. 사물인터넷(IoT)에서 나오는 각종 센서가 초당 수만 개 데이터를 쏟아내도 모두 빠짐없이 서버로 전달돼 분석이 가능해진다.'

퀄컴이 9월 24~25일(현지시간) 이틀간 샌디에이고 본사에서 '5G의 미래(The future of 5G)'를 주제로 연 워크숍과 시연장을 통해 확인한 미래다. 퀄컴은 이번 이벤트에 전 세계 140여 명의 애널리스트와 기자들을 초청해 제임스 톰프슨 최고기술책임자(CTO) 등 주요 경영진의 기조강연과 함께, 퀄컴이 실험 중인 각종 기술 시연장에서 퀄컴과 협력회사들이 함께 개발한 5G 기술을 소개했다.

톰프슨 CTO는 첫날 기조연설을 통해 "지난 6개월 사이 전 세계 30개 이상 이동통신사에서 5G를 도입했고 특히 한국에서는 지난 4개월간 200만개 5G 휴대폰이 판매됐다"며 "2019년은 5G의 해이고, 2020년은 본격적인 5G 확장의 해(year of expansion)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5G를 실제로 적용해 수율을 높이고 효율성을 증강시키는 사례가 늘어나면서 2020년부터는 본격적인 5G의 확장이 일어날 것이라는 얘기다.

톰프슨 CTO는 5G 기술이 적용될 유망한 분야로 제조업의 스마트공장을 꼽았다. "5G 통신을 통해 웨어러블 기기, 카메라, 센서, 로봇 등이 주고받는 데이터 양이 늘어나고 처리 속도도 획기적으로 빨라질 것"이라며 "그만큼 제조 비용을 줄이고 수율을 획기적으로 끌어올릴 수 있다"고 말했다. 실제로 퀄컴은 5G 시연을 통해 더욱 빨라진 스마트공장의 모습과 자율주행차량에 활용되는 차량 간 통신(C-V2X), 밀리미터파(mmWave)를 활용한 5G 기술 등을 소개했다.

시연된 스마트공장에서는 초고신뢰·저지연 통신이 가능하도록 다초점 센서(coordinated multi-point·CoMP) 등이 적용된 공장 모형이 전시됐다. 컨베이어 벨트의 물건을 빠르게 인식해 분류하고, 문제가 있을 때도 지연 없이 빠른 처리가 가능하도록 하는 기술이다. 퀄컴 측 설명에 따르면 이미 지난 4월에 보쉬 등 유럽 10여 개 국가 기업들과 계약을 했고, 내년 초에 실제 구현되는 공장들을 볼 수 있을 예정이다. 특히 전파만 바꾸면 기존 로봇들을 그대로 이용할 수 있어 교체 비용이 많이 비싸지 않다는 점도 장점이라고 퀄컴 관계자는 설명했다.

제조업에서 5G 활용 사례가 무궁무진한 것이다. 그는 특히 "5G와 AI가 결합되면 현재보다 훨씬 더 많은 일을 할 수 있게 된다"고 말했다.

IoT가 과거보다 더욱 큰 규모로 확장될 수도 있다. 클라우드 중심에서 개별 소규모 디바이스가 자체적으로 인공지능 연산을 하는 '에지 클라우드'가 가능해지기 때문이다. 5G 환경이 갖춰진 공장이라면 로봇이나 소규모 단말기 등에서 인공지능 연산을 하고 결과값을 빠르게 공유해 나가면 업무가 원활해지는 효과가 발생한다. 또 사람이 공장에서 스마트안경이나 증강현실 등을 통해 일할 때도 빠르고 안정적인 데이터 이동이 가능하기 때문에 사고나 오류의 위험이 줄어든다. 제프 로벡 퀄컴 수석부사장 겸 IoT 부문 본부장은 "머신러닝, IoT 등으로 디지털 전환의 황금기(Golden age of digital transformation)가 올 것"이라며 "리테일 부문 예에서 볼 수 있듯 뒤처지는 회사는 사라질 것이라는 위기감에 비용 절감, 편리성 등 모든 영역에서 치열한 속도전이 이뤄지고 있다"고 말했다. 또 그는 'IoT는 팀 스포츠'라며 디바이스 개발 회사들과의 생태계를 강조하기도 했다. 5G 기술은 아니지만 지난다 25일 퀄컴이 시연한 사물인터넷 산업 전망 세션에서는 카메라가 아닌 RF센서를 이용해 얼굴을 인식하고 사람이나 강아지의 키와 행동을 인식하는 일들도 가능하다는 전망이 나왔다.

5G를 이용한 자율주행차량 시뮬레이션(5G NR C-V2X)도 주목을 끌었다. 5G로 빠르게 주변의 장애물 등 교통환경을 인식하고 차량 간 정보를 공유해 더 안전하고 빠른 주행이 가능하도록 하는 기술. 시뮬레이션에서는 25%만 자율주행이 운전에 개입하도록 해도 주행시간은 19% 빨라지고 에너지 소비는 14% 감소하는 등 큰 성능의 향상을 보이는 결과가 나왔다.

실내 밀리미터파 주파수 대역을 활용한 5G 기술 시연에는 미국에서 판매되는 퀄컴 칩을 탑재한 삼성 갤럭시 폰이 사용됐다. 시연 결과 기존 LTE보다 몇 배 이상 빠른 성능이 나왔다. 중국 베이징 지하철역에 밀리미터파를 설치할 경우 성능에 대한 시뮬레이션과 실외에서도 반사를 통해 밀리미터파가 사각 없이 전달되는 시연도 이어졌다.

[샌디에이고 = 이승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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