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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7.03 (수)

저축銀 자산 불리기 선두권 경쟁 치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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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BI저축, 자산 8조원시대 열어 / 日 그룹에 인수된 뒤 1위 부상 / 대부계열 OK저축도 급성장 / 자산 6조원… 1년 새 37% ‘쑥’ / 페퍼저축, 2019년 업계 4위 올라서

저축은행 업계 선두권에 있는 대형 업체들의 각축전이 치열하다. 특히 외국계 저축은행과 대부계열 저축은행이 빠르게 자산을 늘리며 몸집을 불리고 있다.

7일 금융권 등에 따르면 저축은행 업계 1위인 SBI저축은행은 올해 2분기를 마친 6월 말 기준 총 자산 규모 8조1837억원으로, 8조원 시대를 열었다. 이는 지난해 동기(6조6772억원) 대비 22.6% 증가한 수치다. SBI저축은행은 2013년 일본 SBI그룹에 인수된 이후 몸집을 크게 키운 사례다. 2014년 말 합병을 통해 총 자산을 3조8000억원으로 늘리며 업계 1위에 올라선 뒤 줄곧 그 자리를 수성하며 자산 규모를 2배 이상 늘리는 데 성공했다.

업계 4위인 페퍼저축은행도 호주에 본사를 둔 글로벌 금융회사인 페퍼그룹이 인수한 뒤 자산 규모가 단숨에 커졌다. 2013년 10월 페퍼그룹이 늘푸른저축은행을 인수해 페퍼저축은행을 설립하고 그해 12월 한울저축은행을 인수해 덩치를 불렸다. 2014년 말만 해도 자산 규모가 3131억원 불과했으나 지난해 6월 2조원을 돌파해 업계 10위에 오르더니 6월 말에는 지난해 동기 대비 31.3%의 자산 증가율을 보이며 2조7374억원으로, 업계 4위까지 치고 올라갔다.

대부계열에서는 업계 2위인 OK저축은행의 성장세가 주목할 만하다. 지난 6월 말 기준 OK저축은행의 총 자산규모는 6조136억원으로, 지난해 동기(4조4057억원) 대비 1년 만에 36.5%나 키우며 6조원대로 도약했다. OK저축은행의 모기업인 아프로서비스그룹은 지난 5일 창립 20주년을 맞아 그룹명칭을 ‘OK금융그룹’으로 교체하기도 했다. 이제는 그룹명 자체에 ‘OK’를 붙일 정도로 OK저축은행은 아프로서비스그룹의 핵심 브랜드로 거듭난 셈이다.

OK저축은행의 급성장은 아프로서비스그룹의 근간인 대부업과 무관치 않다. 대부업은 신용도가 1·2금융권에 비해 낮은 이들이 이용하는 탓에 아무래도 금리가 높을 수밖에 없다. 최근 국정감사에서도 대부계열 저축은행의 대출 금리가 지나치게 높다는 지적이 나왔다.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이태규 바른미래당 의원이 금융감독원에서 받은 자료에 따르면 대부계열 저축은행 가계 대출 금리는 20.4%로 나타났다. 시중은행 계열사 저축은행 가계대출 금리가 9.2%인 것과 비교하면 11%포인트 이상 높다. 일반기업이 보유한 저축은행(11.3%)이나 개인 소유의 저축은행(15.9%)과 비교해도 높다. 대부계열 저축은행은 가계신용대출 금리에서도 22.6%로 전체 저축은행 평균 20.2%를 웃돈다.

OK저축은행의 규모는 앞으로 더욱 커질 전망이어서 SBI저축은행과의 업계 수위 다툼도 더욱 거세질 수밖에 없어 보인다. OK저축은행이 대부업의 이미지를 얼마나 불식시킬 수 있을지가 관심이다. 아프로서비스그룹은 2014년 저축은행을 인수해 OK저축은행을 탄생시키는 과정에서 금융당국과 2024년까지 기존 대부업 계열사를 정리하기로 약속한 상태다. 현재 러시앤캐시만 남은 상태로 2024년 러시앤캐시의 남은 자산을 OK저축은행이 끌어안게 되면 OK저축은행의 자산 규모는 더욱 커진다. 러시앤캐시의 자산 규모는 현재 1조5000억원 정도로 추산된다.

남정훈 기자 che@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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