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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05 (화)

[단독] 현대카드 상장 추진…7일 주간사 선정 착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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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경제

정태영 현대카드 부회장


국내 신용카드 시장에서 '성공 신화'를 써온 현대카드가 기업공개(IPO)에 나선다. 2년여 전 주주로 맞이한 재무적투자자(FI)의 자금 회수를 돕기 위한 행보로 풀이된다. 현대차그룹은 올 들어 시스템통합(SI) 계열사 현대오토에버의 상장을 마치는 등 자본시장에서 활발한 행보를 보이고 있다.

7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현대카드는 이날 저녁 국내외 증권사에 유가증권시장 상장 주간사 선정을 위한 입찰제안요청서(RFP)를 발송했다. 입찰에 참여하길 원하는 곳은 오는 22일까지 제안서를 제출해야 한다. 현대카드의 전신은 1984년 설립된 다이너스카드 한국 지점이다. 현대차그룹이 2001년 인수하면서 대기업 계열사에 합류했다. 최대주주는 지분 36.96%를 보유한 현대차다. 현대커머셜과 기아차도 각각 24.54%, 11.48%의 지분을 갖고 있다.

시장에서는 현대카드의 기업가치(밸류에이션)를 2조5000억원 안팎으로 추정한다. 현대카드의 주가순자산비율(PBR)과 주가순이익비율(PER)을 감안한 계산이다.

현대카드가 상장에 나선 것은 FI들의 자금 회수를 돕기 위한 조치로 풀이된다. 주식시장에서 카드 산업에 대한 평가가 부정적인 상황에서 굳이 상장에 나설 이유가 없다는 게 시장의 중론이다.

2017년 글로벌 사모펀드 어피너티에쿼티파트너스(지분 9.99%)와 싱가포르투자청(9%), 칼라일그룹 계열의 알프인베스트파트너스(5%)는 현대커머셜과 함께 GE캐피털이 보유한 현대카드 지분을 사들였다. 어피너티PE를 비롯한 컨소시엄은 3766억원, 현대커머셜은 2981억원씩 지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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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그룹과 GE캐피털의 합작 관계는 12년 만에 완전히 청산됐으며, 당시 거래로 현대커머셜의 지분율은 5.54%에서 24.54%로 껑충 뛰었다. 시장 관계자는 "통상 FI의 투자기간이 4~5년 안팎인 것을 감안하면 어피너티를 비롯한 컨소시엄이 자금을 회수할 시기가 됐다"며 "현대카드가 상장을 추진하는 것이 시간 문제였다"고 말했다.

투자자들의 내부수익률(IRR) 달성을 위해 현대카드의 몸값이 더 높아질 가능성도 거론된다. 2년 전 FI들이 투자할 당시 현대카드의 기업가치를 약 1조6000억원으로 평가했기 때문에 상장 후 3조원 이상의 가치가 형성돼야 이들이 적정 수익을 거둘 수 있다는 것이다.

현대카드는 이례적인 성공 신화를 일궈낸 회사로 평가받고 있다. 정태영 대표이사 부회장이 제시한 혁신적인 카드 디자인과 문화 마케팅으로 시장 지위를 대폭 끌어올렸다. 카드사 중 최초로 카드 옆면에 색을 넣었으며, 등급에 따라 다양한 색상을 도입했다. 한국 방문이 드물었던 유명 해외 가수를 초빙한 '현대카드 슈퍼 콘서트'는 젊은 층에 회사를 알리는 데 보탬이 됐다. 여기에 현대·기아차와의 연계영업을 통해 자동차 구매 고객을 신규 회원으로 잇달아 유치한 것도 사세를 키우는 데 힘을 실어줬다.

그 결과 현대카드는 2003년 1.7%에 불과했던 시장점유율을 지난 1분기 13%(신용판매 결제 기준)까지 끌어올렸다. 시장의 양대 산맥인 신한카드(18%)와 삼성카드(15.2%)엔 못 미치지만 3위인 KB국민카드(13.8%)와 자웅을 겨루게 된 것이다.

올 들어 현대차그룹은 자본시장에서 활발한 행보를 보이고 있다. 연초 시스템통합(SI) 계열사 현대오토에버의 상장을 마쳤으며 최근에는 미국 자율주행차 업체인 앱티브와 조인트벤처(JV) 설립에 나섰다.

[강우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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