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통방송은 올 들어 이석기 전 통합진보당 의원 석방 운동을 펼친 안진걸 민생경제연구소장, “광우병 소 먹느니 청산가리 먹겠다”는 발언으로 유명한 배우 김규리씨, 주진우 기자 등의 프로그램을 신설했다. 기왕의 ‘김어준의 뉴스공장’ 등 외부 진행자의 대다수가 좌편향 인사다. 출연자들의 편파성도 그 못지 않다. 자유한국당 윤상직 의원 자료에 따르면 올해 9개월간 교통방송에 민주당 의원들은 107회, 한국당 의원은 절반도 안 되는 49회 출연했다. 시민단체 인사들도 민주언론시민연합(34회), 참여연대(11회), 민변(4회) 등 친여 일색이었다. 시사 프로그램이 갖추어야 할 최소한의 균형마저 저버린 셈이다.
간판 프로그램인 ‘김어준의 뉴스공장’은 방송통신심의위원회 제재도 단골로 받았다. 교통방송이 2017년부터 방심위에서 받은 제재 총 13건 중 10건이 이 프로그램이었다. 사실관계 왜곡, 객관성 위반, 비방과 비속어 사용 등이 사유였다. 중징계인 법정제재도 5건이다. 특히 조국 사태와 관련해서는 지지자들을 줄줄이 출연시키며 일방적인 조국 옹호에 나서고 있다. 딸 조민씨를 출연시켜 억울함을 토로하게 했으나 논란의 핵심인 ‘표창장 위조 여부’는 묻지도, 답하지도 않았다. 조국 비판은 가짜뉴스라고 몰아붙이면서도 사태 초기 김어준씨는 “딸 논문 문제의 핵심은 입시에 그 논문은 제출하지 않았다는 것”이라고 단언했다. 명백한 가짜뉴스다. 김씨는 지난 1월 김경수 전 경남지사의 법정 구속 때도 “법원의 복수” “엉터리 판결”이라고 주장했다. 팩트와 균형에 입각한 저널리즘이라기보다는 스스로 정치투쟁의 당사자로 나서 지지자를 선동하는 형국이다.
교통방송의 정치적 편파성은 박원순 서울시장 취임 후 시사 보도를 강화하며 불거졌다. 국민의 수신료로 운영되는 국가 기간 공영방송 KBS의 정치편향도 모자라 서울시민의 세금으로 운영되는 교통방송까지 불공정으로 치닫고 있다. 선의의 청취자들이 이를 언제까지 감당해야 하는가. 교통방송은 애초 설립 취지에 맞게 시민을 위한 교통 전문 정보 방송으로 돌아가야 한다. 그간 허가 위반을 묵인, 방관해 온 방송통신위원회도 책임을 피할 길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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