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석영 등 문인 1276명 조국 지지성명 발표 "블랙리스트 악몽 생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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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원다라 기자] 소설가 황석영, 시인 안도현 등 문인 1276명이 "(문화계) 블랙리스트가 존재하던 암흑시대로 돌아갈수 없다"면서 조국 법무부장관에 대한 지지성명을 발표했다.

이들은 7일 오전 국회 정론관에서 '조국을 지지한다, 검찰 개혁 완수하라'란 제목의 성명서를 낭독했다.

문인들은 "통제받지 않는 검찰 권력이 휘두르는 칼날은 군부 독재 시절 총칼보다도 더 공포스럽다"며 "그동안 문재인 정부와 조국 장관이 역설한 검찰 개혁의 첫걸음을 떼기도 전에 주저앉혀버리고 말겠다는 검찰의 살기가 대한민국 전체를 뒤덮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어 "현재 조 장관을 둘러싼 논의는 매우 혼란스럽다"며 "검찰은 심판관을 자처하지만 실제로는 확인되지 않는 의혹 생산자 역할을 하는 검찰은 무엇인가"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블랙리스트의 악몽이 아직도 생생한데 다시 자의적인 공권력의 폭주가 시작되는 것을 보고 불안과 분노를 함께 느낀다"면서 "지금 검찰은 마음만 먹으면 어떤 '블랙리스트'도 자신들 의사대로 만들 수 있다"고 주장했다.

또 "우리는 촛불 혁명 과정을 통해 스스로 각성하였고, 우리가 사는 이 시대와 이 나라를 얼마나 뜨겁게 사랑하는지 스스로 확인한 국민들"이라며 "우리는 다시 '블랙리스트'가 존재하던 암흑시대로 되돌아갈 수 없다"고 강조했다.

이들은 언론을 향해서도 "이번 사태를 통해 우리는 권력 하이에나나 다름없는 대한민국 언론의 민낯을 여과 없이 보게 되었다"며 "'조국의 진실'을 밝힌다는 미명 하에 '조국(祖國)'을 병들게 하고 있다"고 했다.

소설가 황석영은 성명서 낭독이 끝난 후 기자들과 만나 최근 서울 서초구 서초동에서 열린 촛불집회에 참석한 사실을 언급하며 "각계 각층의 다양한 사람들이 자발적으로 모여 이번에 검찰이 변해야 한다는 강력한 생각을 갖고 있었다"며 "굉장히 감동적이었다"고 말했다.

한편 이날 성명서 발표에 앞선 서명은 황석영·정도상·공지영, 시인 안도현·이시영·장석남을 대표 발의자로 25일부터 인터넷을 통해 진행됐다.

지금까지 시인 정양·이상국·이동순·함민복·이윤학·이정록·나희덕·박성우·문신·김성규·박준, 소설가 이경자·양귀자·최인석·이병천·김연수·김현경·박문구·이기호·이만교·정찬·권여선·오수연, 방송작가 송지나 등이 서명에 참여했다. 웹툰 작가, 미술인, 서예인, 음악인 등 53명도 참여 의사를 밝혔다.

시인 안도현은 "추후 검찰 개혁 진행 상황에 따라 문화예술계와 전체적으로 연대하여 행동하는 방안도 고민하겠다"고 말했다.

원다라 기자 supermoo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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