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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05 (화)

이슈 끝나지 않은 신분제의 유습 '갑질'

[2019국감] 강석호 “농진청 KOPIA, 더딘 사업에 직장내 갑질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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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체 사업 중 64%, 1단계에 머물러…최종 3단계 전무

볼리비아센터 소장, 폭언·성희롱 등에도 솜방망이 처분

이데일리

강석호 자유한국당 의원. 뉴시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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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종=이데일리 이명철 기자] 농촌진흥청의 해외농업기술개발사업(KOPIA)의 사업이 지지부진한 것은 물론 센터 소장들이 폭언이나 성희롱 같은 직장 내 갑질로 처벌까지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7일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 소속 강석호 자유한국당 의원이 농촌진흥청으로부터 제출받은 최근 5년 KOPIA 사업 추진 현황에 따르면 64% 이상이 1단계인 기술 개발에 머문 것으로 집계됐다. 2단계(농가실증·시범마을 조성) 사업은 평균 36%를 넘지 못했다. 성과 확산 및 유관기관과 협업인 3단계는 전무했다.

최근 KOPIA 센터 소장의 갑질, 예산 부당집행, 성희롱 등에 따른 처벌도 있었다.

농촌진흥청이 제출한 2018년 징계 의결서에 따르면 KOPIA 볼리비아센터 소장은 부하 직원에게 물건 구매와 내부건물 수리 관련 영수증 조작을 지시했다.

연구원들에게 요리나 본인 숙소 청소를 시켰고 근무시간 중 쇼핑을 하고 개인 짐을 나르게도 했다. 또 “머리가 안좋다” “너희 엄마는 계모냐” 등의 폭언을 했으며 여성 직원들과 함께 있는 자리에서 성적 농담도 했다.

이 사건은 지난해 1월 조기 귀국을 요청한 연구원이 부당한 처우사실을 제보하며 알려졌다. 해당 소장은 지난해 5월 ‘정직 1개월’ 처분과 부정 집행액 178만원을 환수하고 동일한 액수의 징계부가금을 부과 받았다.

KOPIA 센터 소장과 연구원간 임금 격차도 컸다. KOPIA 직원 현황 및 보수를 보면 센터 소장은 급여와 재외근무수당 등 총 약 600만원의 월급을 비롯해 항공료, 비자 발급비, 주택지원비 등을 지원한다. 연구원은 학사 기준 월 180만원, 석사 기준 월 200만원, 박사 기준 월 250만원이다. 대학 재학생 대상인 연수생은 체재비로 월 100만원을 지급한다. 주택 지원비는 소장의 3분의 1 수준이다. 현재 20개의 센터에 33명의 연구원이 파견 근무 중인데 1년 이상 근무자는 3명에 불과했다.

강 의원은 “센터 소장의 갑질, 예산 부당집행, 성희롱 등에 대한 솜방망이 처벌은 공직기강을 무너트리고 문제 재발을 야기할 수 있다”며 “해외 업무는 폐쇄성이 높아 내부갑질에 대한 쉽게 노출돼 더 엄격하게 관리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는 또 “소장 중심으로 돌아가는 운영 체제에서 대부분 사업이 1단계에 머무르는 등 제대로 사업을 진행한다고 보기 어렵다”며 “코피아 예산이 작년 106억원, 올해 예산이 104억원으로 큰 규모임을 감안하면 운영체계와 사업 진행에 철저한 기준을 세워야 한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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