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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7.08 (월)

"조국 지지, 민심의 명령…검찰 개혁 완수하라" 황석영 등 작가 1276명 성명 발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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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가 황석영, 시인 안도현 등 작가 1276명 조국 법무부 장관지지 / "자의적인 공권력의 폭주가 시작되는 것을 보고 불안과 분노를 느껴" / "검찰은 마음만 먹으면 어떤 '블랙리스트'도 자신들 의사대로 만들 수 있어"

세계일보

조국 법무부 장관. 뉴시스


소설가 황석영, 시인 안도현 등 작가 1276명이 7일 조국 법무부 장관을 지지하고 검찰 개혁의 완수를 촉구하는 성명을 발표했다.

이들은 이날 오전 국회 정론관에서 '조국을 지지한다, 검찰 개혁 완수하라'란 제목의 성명서를 낭독하고 "블랙리스트의 악몽이 아직도 생생한데 다시 자의적인 공권력의 폭주가 시작되는 것을 보고 불안과 분노를 함께 느낀다"며 "검찰 개혁은 시대적 과제이자 촛불 민심의 명령이란 점을 확인하기 위해 서명에 나섰다"고 밝혔다.

작가들은 성명에서 "현재 조 장관을 둘러싼 논의는 매우 혼란스럽다"며 "문재인 대통령의 조 장관 임명에 찬성하느냐 반대하느냐, 조 장관과 그의 가족을 일체화할 것인가 분리해 볼 것인가, 심판관을 자처하지만 실제로는 확인되지 않는 의혹 생산자 역할을 하는 검찰은 무엇인가"라고 지적했다.

이들은 "현재 통제받지 않고 있는 검찰 권력이 휘두르는 칼날은 군부 독재 시절 총칼보다도 더 공포스럽다"며 "그동안 문재인 정부와 조국 장관이 역설한 검찰 개혁의 첫걸음을 떼기도 전에 주저앉혀버리고 말겠다는 검찰의 살기가 대한민국 전체를 뒤덮고 있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지금 검찰은 마음만 먹으면 어떤 '블랙리스트'도 자신들 의사대로 만들 수 있다"며 "자신들에게 잠재적 위험이 될 것 같은 조국 섬멸을 위해, 대통령과 국회도 무시하는 검찰의 칼끝은 결국 우리 공동체를 위협하는 가장 무서운 칼날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언론에 대해서도 "이번 사태를 통해 우리는 권력 하이에나나 다름없는 대한민국 언론의 민낯을 여과 없이 보게 되었다"며 "'조국의 진실'을 밝힌다는 미명 하에 '조국(祖國)'을 병들게 하고 있다"고 했다.

이들은 기득권 지키기에만 매몰된 정치 집단은 해묵은 정쟁을 일삼고, '권력의 칼날'에서 '칼날을 쥔 권력'이 되려는 야심을 숨기지 않는 대한민국 검찰, 이들 사이를 오가며 권력 주변을 서성이는 언론 하이에나, 이들은 '삼각 동맹'과 같이 한 몸으로 움직이며 정치 개혁, 검찰 개혁 등의 시대적 과제에 국민들의 관심이 집중될까, 흙탕물 튕기기에 급급하다"고도 주장했다.

세계일보

7일 오전 국회 정론관에서 열린 "조국을 지지한다, 검찰 개혁 완수하라!" 검찰개혁을 촉구하는 2019 작가 선언에 참석한 황석영 작가(왼쪽 두번째)와 시인들이 성명서를 낭독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어 "우리는 촛불 혁명 과정을 통해 스스로 각성하였고, 우리가 사는 이 시대와 이 나라를 얼마나 뜨겁게 사랑하는지 스스로 확인한 국민들"이라며 "자신들의 밥그릇 지키기에 혈안이 되어 온 나라를 혼란의 구렁텅이로 몰고 들어가려 획책은 더 통하지 않는다. 우리는 다시 '블랙리스트'가 존재하던 암흑시대로 되돌아갈 수 없다"고 강조했다.

소설가 황석영·정도상·공지영, 시인 안도현·이시영·장석남을 대표 발의자로 한 서명은 지난달 25일부터 인터넷을 통해 진행됐다.

한편 조국 법무부 장관은 "법무검찰개혁위원회(개혁위)의 권고를 수용하고 검찰청 의견을 수렴하면서 빠른 시간 내 검찰개혁의 청사진을 제시하겠다"고 밝혔다.

조 장관은 이날 출근길에서 "국민을 위한 법무부와 검찰 개혁에 더욱 박차를 가하겠다"며 이처럼 말했다.

개혁위는 지난 4일 서울중앙지검 특수부 등 모든 직접수사 부서의 규모를 대폭 축소해야 한다는 의견을 법무부에 전달했다. 이는 지난 1일 윤석열 검찰총장이 서울중앙지검 등 3개 검찰청을 제외한 모든 검찰청에 설치된 특수부를 폐지하겠다고 발표한 개혁안보다 한 발 더 나간 내용이다.

조 장관 가족이 특수부 수사를 받는 가운데 이러한 개혁위 의견이 나온 것이 적절한지를 묻는 취재진 질문에는 "(개혁위) 권고를 검토하겠다"고 짧게 답했다.

조 장관은 지난달 24일 개설한 '법무·검찰 개혁에 관한 국민제안' 홈페이지 등을 통해 국민들의 다양한 의견을 받아보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검찰 개혁과 관련해 다양한 의견을 보내주고 계시다"며 "이번 기회에 법무부와 검찰에 대한 개혁을 확실히 하란 뜻은 한결같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무엇보다 국민의 시각에서 법무부와 검찰의 현재를 살펴보는 것이 옳다고 생각한다"며 "법무부와 검찰은 그 조직 자체 또는 법조 카르텔을 위해 존재해서는 안 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김경호 기자 stillcut@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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