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병리학회 이사장을 지낸 서정욱 서울대 의대 교수가 4일 국회에서 열린 보건복지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참고인으로 출석해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뉴시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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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문 제1저자 등재 당시 “성실하게 참여했다”는 조국 법무부 장관의 딸 조모(28)씨의 주장이 거짓말이라고 단정할 수 없다는 의견이 제시됐다. 조씨가 제1저자로 이름이 올라가 논란이 일었던 단국대 소아병리학 논문이 대한병리학회지에 제출됐을 당시 학회 이사장을 지낸 서정욱 서울대 의대 교수의 설명이다.
서 교수는 4일 오후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 “당시 미성년자였던 조씨는 자신의 역할을 모른 채 제1저자로 들어갔다”며 “제1저자에 대한 이해가 없어서 자신의 잘못이 무엇인지도 몰랐을 것으로 추정한다”고 밝혔다. 또 “(조씨) 본인은 열심히 했다고 하고, 제1저자가 될 자격이 있다고 말했다고 들었다”며 “조씨가 거짓말했다고 단정할 수는 없다”고 언급했다.
이 같은 발언은 서 교수가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국정감사에 참고인으로 나와 조씨의 제1저자 논란에 대해 답했던 내용을 부연한 것이다. 서 교수는 이날 국정감사에서 유재중 자유한국당 의원이 “모든 것을 열심히 했다는 조 장관 자녀의 말은 거짓말이지 않냐”고 묻자 “거짓말은 아닐 거다. 사실이 아닌데 본인이 그 분야를 너무 몰라서 그런 것이다”라고 대답한 바 있다.
다만 서 교수는 고등학생이 해당 논문에 제1저자로 등재된 점을 재차 비판했다. 서 교수는 이날 국정감사에서 “7년 동안 한 연구를 고등학생이 14일 동안 연구해 제1저자로 등극해 실적을 낸 것은 불가능하다”며 “고등학생이 할 수 없는 일이라고 한 바 있다. 책임저자도 제1저자가 적절한 역할을 못했다고 평가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주장했다. 또 논문 취소 사유에 대해서는 “제1저자가 실제 연구에 기여하는 바가 없었다고 판단해 취소한 것”이라며 “누군가의 딸이라 논문이 취소된 것이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페이스북에서도 “조씨의 말이 거짓말인지, 아니면 몰라서 제1저자가 됐는지 판단하는 것은 무의미하다”며 “그렇다면 누구의 잘못이냐. 부모와 책임저자의 잘못이다”라고 지적했다.
앞서 조씨는 단국대 의과학연구소에서 2주간 인턴십 프로그램에 참여한 뒤 2008년 12월 대한병리학회에 제출된 영어 논문에 제1저자로 이름이 올라갔다. 당시 프로그램을 진행했던 논문 책임저자 단국대 의대 장모 교수의 결정 덕분이었다. 그러나 대한병리학회는 지난달 5일 논문 직권 취소를 결정했다. 국내 의료계 학술단체인 대한민국의학한림원도 이날 기자회견을 열고 “인맥을 활용한 저자 등재로, 심각한 ‘의학 연구 윤리 위반’에 해당된다. 연구논문 저자가 부당하게 이용된 것으로, 이른바 ‘선물 저자(Gift author)’가 된 것”이라고 밝히는 등 후폭풍이 이어지고 있다.
윤한슬 기자 1seul@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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