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목상권 경쟁은 치열…불황·트렌드 변화로 외식 손님 뚝
한국외식산업연구원 10월 외식산업통계 발표
음식점업·전통시장 상인 체감경기 지난해 대비 심각하게 감소
돼지열병·태풍으로 당분간 경기 회복 어려울 듯
22일 서울 명동 거리 곳곳에 임대 안내문이 붙어 있다. /문호남 기자 munona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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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최신혜 기자] "월 평균 3000만원 정도였던 매출이 이제 1500만원도 안됩니다. 특히 여름부터 경기가 더 안좋아졌어요. 지금 수익도 없이 그냥 버티고 있는 거나 마찬가집니다. 태풍에 전염병까지 앞으로가 더 걱정이에요."(서울 중구 한식집 사장 최 모씨)
전 산업 중에서 폐업률이 가장 높은 외식 자영업자들의 한숨이 갈수록 깊어지고 있다. 골목상권 경쟁은 점점 치열해지는 반면 경기 불황, 외식 트렌드 변화, 환경적 원인으로 인해 음식점을 찾는 소비자들은 점점 줄고 있기 때문이다. 장기화되고 있는 아프리카돼지열병(ASF) 사태, 수차례 반복된 태풍 등 자연재해로 인해 외식업 경기가 점차 악화될 것으로 전망되며 자영업자들의 우려는 당분간 해소되지 못할 것으로 보인다.
4일 한국외식산업연구원이 발표한 10월 외식산업통계에 따르면 음식점을 운영하는 소상공인이 체감하는 지난 8월 시장경기는 55.9로 전월 57.9 대비 하락했다. 전년 동기 69.5와 비교하면 크게 줄어든 수치로, 지수가 100 초과이면 호전이지만 100 미만이면 악화를 의미한다.
전통시장에서 음식점을 운영하는 소상공인들의 체감 경기 역시 43.2로 지난 5월 58.8 이후 매달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올 초 45.7과 비슷한 수준으로 악화된 것. 지난해 72.2와 비교하면 상황은 더욱 심각하다. 식료품과 음식서비스 관련 소비자물가지수가 전월보다 다소 상승하긴 했지만 외식 경기 악화에 결정적 영향을 미친 것은 얼어붙은 소비심리다. 4월 101.6을 기록하며 긍정적으로 돌아섰던 소비자 심리지수는 5월 다시 97.9로 감소한 후 지난 7월 95.9, 8월 92.5까지 내려앉았다. 100 이하면 경제 상황에 대한 소비자의 주관적인 기대심리가 비관적임을 의미한다. 외식비 자체에 지출을 꺼리는 소비자들도 늘어난 것으로 조사됐다.
자영업자들은 지난달 중순 발생한 ASF 사태, 태풍의 영향으로 인해 하반기 경기지수가 더욱 최악으로 치달을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실제 ASF 이후 도매가격 상승, 위축된 소비심리 등으로 인해 돼지고기 전문점, 돼지고기 메뉴 등을 판매하는 한식집 자영업자들은 매출에 심각한 타격을 입고 있다. 전날 경기도 파주와 김포에서 ASF가 2건 추가 확진돼 확진농가가 13곳으로 늘어나며 상황은 더욱 심각해졌다. 정부는 이날 파주와 김포의 모든 돼지를 도축하거나 살처분하겠다는 대책을 내놓았다.
수 차례 이어지고 있는 태풍 영향도 외식업에 타격을 미치고 있다. 전라남도 광주에서 삼겹살집을 운영 중인 이석준(가명ㆍ62)씨는 "지난달부터 태풍 링링과 타파, 미탁이 잇따라 불어닥치며 배달대행이 영업 중단을 선언해 수 일간 배달 장사를 공친 데다 들쭉날쭉한 채솟값으로 인해 마진이 남지 않는 상황"이라며 "여기에 ASF 사태로 삼겹살 도매값이 오른 반면 소비자 발걸음은 뚝 끊겨 가게 운영에 큰 차질이 생겼다"고 호소했다. 편의점업계 등에 따르면 태풍 영향권에 해당되던 지난달 7~8일의 경우 냉장 간편식 등의 매출이 높은 증가율을 보였다.
최신혜 기자 ssi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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