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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05 (화)

'조국 딸 논란' 서울대 성적장학금 폐지에 "학생에 불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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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일보

서울대학교 정문. [연합뉴스]


서울대학교의 교내 성적장학금을 폐지를 두고 일부 학생들이 반발하고 있다. 조국 법무부 장관 딸 장학금 논란의 불똥이 학생들에게 튀었다는 볼멘소리도 나온다.

서울대는 학점이 뛰어난 학생에게 지급하는 교내 성적장학금을 폐지하고 저소득 학생에게 지급되는 장학금을 확대하기로 했다고 2일 밝혔다.

서울대에 따르면 2018년 기준 교내 장학금 총액 167억원 가운데 약 67억원이 성적 장학금으로 지급됐다. 나머지 100억원은 저소득 학생을 위한 장학금으로 쓰였다. 서울대 관계자는 "입학 성적이 우수한 학생에게 주는 성적장학금 외에는 폐지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학업 의욕 꺾는 결정"…서울대 "성적장학금 비중 작다"



계획이 알려지면서 일부 학생들은 반발하고 있다. 서울대 온라인 커뮤니티인 '스누라이프'에는 ‘학교의 일방적인 성적우수 장학금 제도 개편을 규탄한다’는 제목의 글이 올라왔다.

글쓴이는 앞서 학교 측에서 성적장학금 폐지 가능성에 대한 논의 시도가 없었다며 "학생들이 놓인 환경의 다양성과 의견을 무시한 채, 독선적이고 권위주의적으로 성적장학금 폐지를 결정하고 일간지 기사로 통보했다"고 비판했다.

이어 글쓴이는 "그동안 성적장학금이 학업에 대한 지속적인 노력과 성과를 이끌어내는 하나의 동기이자 우수한 인재에 대한 인센티브 역할을 하였다"며 "이를 폐지할 경우 학업동기가 약화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학생들의 지적에 대해 서울대 측은 지나친 우려라는 입장이다. 서울대 관계자는 "대부분 성적을 기준으로 지급되는 교외 장학금은 지난해 기준 346억원에 달한다"면서 "폐지되는 성적장학금은 전체 장학금의 13%에 불과하기 때문에 학생들에게 미치는 영향은 크지 않다"고 설명했다.

성적장학금 폐지로 중산층 가구 학생이 장학금을 받지 못하는 '사각지대'에 몰릴 수 있다는 지적에 대해선 "서울대 학생 가운데 소득 0~8분위(기준중위소득 대비 200% 이하)인 학생은 20%대에 불과하다"면서 "교내 뿐 아니라 교외에도 다양한 장학금 기회가 있기 때문에 혜택을 볼 수 있다"고 말했다.



"조국 사태 불똥, 왜 우리한테…"



중앙일보

서울대학교 학생들과 시민들이 지난 8월23일 오후 서울 서울대학교 아크로광장에서 여러 의혹이 연이어 불거지고 있는 조국 법무부 장관 후보자의 사퇴를 촉구하며 촛불집회를 하고 있다. [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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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부 학생들은 성적장학금 폐지 결정이 조 장관 딸의 환경대학원·관악회 장학금 논란의 수습책으로 나온 게 아니냐며 반발하고 있다. 대학생 김모(22)씨는 "장학금 개편이 갑작스럽게 발표돼 조국 사태의 여파가 아닌가 의심스럽다"면서 "대학원과 총동문회가 얽혀있는 문제의 불똥이 왜 학생들에게 튀는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서울대 관계자는 "조 장관 딸의 경우는 학부생도 아니었고, 성적이 우수해서 장학금을 준 것도 아니라 이번 개편과는 전혀 무관하다"면서 "총장님이 예전부터 공약으로 추진해왔고, 지난 7월 장학실무회에서 검토하기도 했다"고 말했다.

서울대 측은 성적장학금 폐지와 조국 사태의 관련성을 부인했지만, 인턴 관리에서는 부족한 점이 있었다고 인정했다. 서울대 관계자는 "각 연구소와 단과대에 산재한 인턴 기록을 통합하는 전산시스템을 도입할 계획"이라면서 "조국 사태를 통해 학교에서 드러난 문제를 손보자는 취지"라고 밝혔다.

반발을 인식한 서울대는 국정감사가 끝난 뒤인 이달 말 학생들을 대상으로 한 설명회를 열 계획이다. 총학생회 관계자는 “단과대 학생회장단이 참여하는 총운영위원회를 열고 장학금 문제를 논의하겠다”고 말했다.

남궁민 기자 namgung.m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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