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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7.01 (월)

"태어나서 처음 집회, 분해서 나왔다" 광화문 채운 '조국 반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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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일보

3일 집회에 참가한 인파가 광화문 일대를 가득 채운 모습 [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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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국 법무부 장관의 사퇴와 문재인 정권을 비판하는 이들이 3일 서울 시내 광장에 총집결했다. ‘반(反) 조국’ 기치 아래다. 범보수세력이 주도한 집회 역사상 가장 많은 시민이 광화문광장, 서울광장, 숭례문 앞 등 세종대로 일대에 몰렸다.

이날 집회는 주최 세력에 따라 여러 곳에서 나뉘어 열릴 예정이었다. 이에 따라 오전부터 세종대로 곳곳에 세력별로 집회 거점이 만들어졌다. 문재인하야 범국민투쟁본부(교보빌딩 앞, 오후 1시), 일파만파애국자연합(동화면세점 앞, 오후 2시), 한국교회기도연합(서울광장, 낮 12시), 태극기혁명국민운동본부(대한문 앞, 낮 12시), 자유한국당(세종문화회관 앞, 오후 12시45분), 우리공화당과 천만인무죄석방본부(서울역광장, 오후 12시30분) 등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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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월 3일 서울 집회 현황. 그래픽=신재민 기자 shin.jaem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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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세력별 경계는 정오를 넘기면서 무의미해졌다. 오전 10~11시부터 광장에 모습을 드러내기 시작한 집회 참가 인파가 정오 이후 급격히 몰리며 서울역부터 광화문까지 길이 2㎞, 폭 100m(왕복 10~12차로) 공간에 거대한 ‘인간 띠’가 만들어졌다. 집회에 참가한 시민들은 ‘문 정권 심판 조국 구속’ ‘문재인 퇴진’ 등의 피켓을 든 채 “조국을 파면. 문재인 정권 퇴진” 등을 외쳤다.

보수 세력이 주도하는 집회에 이처럼 많이 인파가 몰린 건 전례가 없다. 그런 만큼 광장에는 “태어나서 집회란 걸 처음 나와봤다”는 시민들도 적지 않았다. 서울 봉천동에 사는 주부 유모(55)씨는 “집회를 한 번도 안 나왔는데 너무 분해서 나왔다”며 “아이가 고3이고 의대를 준비한다. 원래 가족들과 정치 얘기를 안 했는데 이번에 얘기하다 보니 뜻이 맞아서 가족들이 다 함께 나왔다”고 했다. 3살과 5살 된 딸들과 함께 현장을 찾은 주부 김모(35)씨는 “한 번도 집회에 나간 적이 없는데 현 정부가 거짓말로 거짓말을 덮은 게 의롭지 못하다고 생각해 나왔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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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일 오후 서울 중구 태평로일대에서 집회가 열렸다. 임현동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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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28일 열린 서초동 검찰청사 앞 집회 역시 이날 집회의 기폭제 역할을 했다. 고등학교 교사 김모(34)씨는 “서초동 집회를 다 합쳐서 5만 명도 안 될 것 같았는데 200만 명이라고 거짓말을 하는 걸 보고 집회 참가를 결심했다”고 말했다. 그는 “오늘 집회는 객관적으로 봐도 15~20만은 되는 것 같다”고 덧붙였다. 이밖에 “정부의 친(親)중국 성향이 마음에 들지 않아 나왔다”(조모씨, 28세), “경제 문제 때문에 불만이 쌓여있었다”(박모씨, 50세) 등 참가 동기는 제각각이었다.

황교안 대표와 나경원 원내대표 등 한국당 지도부와 보수 정치인들도 현장에 총집결했다. 황 대표는 오후 2시쯤 광화문광장의 연단에 서서 “조국은 국정이 아니라 지금 당장 나와 교도소에 갈 사람이 아니냐“며 ”새로운 증거가 매일 10건, 15건씩 나오고 있는데 그런 사람 임명하는 대통령도 제정신인지 의심스럽다”고 했다. 나경원 원내대표는 집회 참가자들을 향해 “지난주 서초동 대검찰청 앞 시위를 보셨나”며 “서초동 그 좁은 골목에 200만을 운운했다. 그들이 200만이면 오늘 우리는 2000만”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김병준 전 한국당 비대위원장, 홍준표 전 한국당 대표, 김문수 전 경기지사 등 원외 인사들도 모습을 드러냈다.

집회 본행사는 오후 4시를 전후해 대부분 마무리됐다. 상당수 집회 참가자는 “탄핵” “하야” 등의 구호를 외치며 청와대 앞까지 가두행진을 벌였다.

한영익·성지원 기자 hanyi@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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