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06.29 (토)

"태풍 와도 집회 열겠다"...한국당, 3일 '조국 퇴진' 집회 총동원령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자유한국당이 개천절인 3일 오후 1시 광화문‧대한문‧서울역 등 서울 도심에서 열리는 조국 법무장관 퇴진 촉구 집회에 당원 총동원령을 내렸다. 이 집회는 원래 범보수 시민단체와 종교단체 등이 주도할 예정이었다. 지난주까지만 해도 한국당 내에선 집회 참석 여부는 의원·당원 판단에 맡기는 분위기였다. 그러나 문재인 대통령이 윤석열 검찰총장에게 직접 '개혁 조치에 나서라'고 지시하고 친여권 인사들이 대검찰청 앞에서 대규모 군중집회를 열며 검찰 압박에 나서자 총동원 체제로 바뀌었다.

조선일보

한국당이 2일 배포한 '조국 법무장관 퇴진' 집회 독려 포스터. 한국당은 태풍 예보에 '날씨 상관없이 반드시 집회를 실시한다'고 당원들에게 독려했다.


한국당 황교안 대표는 이날 오전 당 최고위원회의에서 "우리 당은 내일 광화문에서 대규모 집회를 열어 이 정권에 분노한 민심을 똑똑히 보여줄 것"이라며 "대한민국을 지키기 위한 내일 집회에 많은 국민들의 참여를 바란다"고 말했다. 회의 후 기자들과 만나서도 "내일 비가 와도, 바람이 불어도 집회를 열어 동력을 모아 이 정부 폭정을 막겠다"고 했다.

이에 한국당 사무처는 당협별로 적게는 100명, 많게는 400명씩 집회에 참가하라고 독려하고 있다. 한국당 관계자는 "친여권이 조국을 지키고 윤석열을 찍어내기 위해 군중 동원으로 검찰을 압박하는 상황에서 보수 진영도 세력 과시를 통해 현 정권에 경종을 울려야 한다"며 "좌파식 계산법으로 집회 참가인원을 뻥튀기지 않고 순수히 100만을 채우는 게 목표"라고 했다. 박맹우 사무총장은 "순수하게 당원만 보면 10만 이상, 범보수 단체들과 함께 모이면 100만 이상 모일 거로 예상된다"고 했다.

사실 범보수 시민단체와 종교단체 등이 주도해 계획한 이번 집회를 앞두고 한국당 입장은 복잡했다. 한국당 일부에서는 "당이 적극 참여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왔지만, 일부에서는 "당은 조용히 나서는 게 낫다"는 이야기도 있었다. 한국당의 한 의원은 "보수 진영 내 여러 세력 간에 미묘한 입장 차이가 있어 당이 신중한 측면이 있었다"며 "그러나 조국 사태가 좌우 진영 간 전면전 양상으로 번지면서 한국당이 적극 참전해야 한다는 주장이 커졌다"고 했다.

집회를 하루 앞두고 태풍이 한반도에 상륙한 것도 변수가 됐다. 18호 태풍 '미탁'이 2일 오후 9~10시쯤 전남 해안에 상륙할 것으로 예보되면서 3일 집회에 영향을 줄 수 있다는 관측이 나왔기 때문이다. 기상청에서는 3일 서울에 비가 내일 것으로 보고 있다. 한국당 관계자는 "일부에서 태풍 변수로 집회 참가자가 저조할까 걱정하는데 총동원 체제로 반드시 현 정권에 경고 메시지를 보낼 것"이라고 했다.

[김명지 기자]

- Copyrights ⓒ 조선일보 & chosun.com,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