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초 발생지에서 확산…3㎞ 내 1만5000여마리 살처분 예정
금지 잔반 먹인 농가서도 확인…파주·김포 ‘의심’ 1건씩 추가
또 살처분 2일 아프리카돼지열병(ASF)이 발생한 경기 파주시 파평면의 한 양돈농가에서 방역당국 관계자들이 돼지 살처분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이석우 기자 foto0307@kyunghyang.co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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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 파주시에서 2건의 아프리카돼지열병(ASF)이 또 발생했다. 국내 ASF 발생 건수는 모두 11건으로 늘어났다. 이와 함께 파주와 김포에서 각각 1건씩 의심 신고가 추가로 들어오는 등 ASF 확산세가 멈추지 않고 있다. 추가 발생 농가 중 한 곳은 당국이 존재조차 파악하지 못했던 소규모 농가인 것으로 드러나 당국의 방역관리가 허술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농림축산식품부는 지난 1일 의심 돼지가 나온 파주시 파평면 농가와 적성면 농가를 대상으로 정밀검사를 벌인 결과 모두 ASF 양성 판정이 나왔다고 2일 밝혔다. 돼지 2400여마리를 키우고 있는 파평면 농가는 모돈 1마리가 폐사하고 4마리가 식욕부진 증상을 보이자 당국에 신고했다. 당국은 적성면 농가를 대상으로 예찰을 하던 도중 ASF 의심 증상을 보이는 돼지가 나오자 정밀검사를 실시했다. 이날 오후에는 파주시 문산읍과 김포시 통진읍에서 ASF에 감염된 것으로 의심되는 돼지가 있다는 신고가 들어와 당국이 정밀조사를 벌이고 있다.
당국의 방역망이 허술했음을 보여주는 정황도 속속 드러나고 있다. 파주시 적성면 농가는 산속 비닐하우스 안에서 불법(미등록)으로 흑돼지 18마리를 키워오면서 당국이 ASF 전파를 우려해 금지한 잔반을 먹여온 것으로 확인됐다. 또 축사 인근에 울타리를 설치하지 않아 야생 멧돼지 등과 접촉할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농가는 앞서 ASF가 발생한 경기 연천 백학면 농가와는 3.7㎞, 파주 적성면의 다른 농가와는 5.2㎞ 떨어져 있다. 당국은 인근 농가에서 ASF가 발생한 직후 잔반 급여 금지, 울타리 설치 등 방역 조치를 취했다고 밝힌 바 있다. 하지만 당국은 발생 농가와 불과 3~5㎞ 떨어진 이 농가의 존재조차 최근까지 파악하지 못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소규모 미등록·무허가 농가에 대한 당국의 방역관리가 주먹구구식이었음을 보여주는 부분이다.
당국은 두 농가 반경 3㎞ 이내에서 사육되고 있는 돼지 1만5000여마리를 살처분할 예정이다.
ASF로 인한 살처분 돼지 수(11만여마리)가 국내 돼지 사육 마릿수(1132만마리)의 1% 수준에 이르면서 돼지고기 가격 재상승 우려도 커지고 있다.
당국은 제18호 태풍 ‘미탁’에 의해 ASF가 추가 확산하는 것을 막는 데 주력하기로 했다. 하지만 새로 발생한 농가 반경 3㎞ 이내 돼지에 대한 살처분을 태풍이 소멸하기 전까지 끝내기가 사실상 어려워 추가 확산에 대한 걱정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윤희일 선임기자 yhi@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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