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품설계·판매과정의 불완전판매
금감원 내 ‘최고 배상비율’ 공감대
우리銀 파워인컴펀드 등 사례도
고령자·과거 투자이력 등 따져봐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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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규모 손실 사태를 초래한 해외금리 연계 파생결합증권·펀드(DLS·DLF)의 금융사 배상비율이 최고 수준인 70%에 육박할 것으로 전망된다. 상품 설계·판매 과정의 불완전판매 등 금융사의 과실이 드러나고 있기 때문이다.
2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주요 해외금리 연계 DLF 관련 중간 검사’를 완료하면서 이번 사안에 대해 금융분쟁조정위원회(이하 분조위)의 배상비율을 최대로 높이려는 공감대가 형성됐다. 이에 따라 판례상 배상비율 최고치인 70%가 유력시된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현재 법리 검토를 진행 중이지만 DLS·DLF 판매 과정에서 문제점이 드러난 만큼 최대 배상 비율로 의견이 모아지고 있다”고 전했다.
분쟁조정의 최대 관건은 ‘적합성 원칙(재산상황, 투자경험 등에 비춰 적합한 상품인가)’과 투자자에 대한 ‘설명 의무’(수익과 리스크를 충분히 설명했는가) 등 불완전판매 여부다.
앞서 지난 2013년 동양 사태 당시 동양증권이 판매한 동양그룹 계열사의 기업어음(CP) 및 회사채 투자자들은 손해액의 15~50%를 배상받았다. 고위험 상품 투자에 적합하지 않은 개인에게 부적합한 상품을 권했다는 이유에서다. 금감원은 기본 배상 비율을 20~40%로 하되 투자자 나이나 투자 경험 등에 따라 배상 비율에 일부 차등을 뒀다.
지난 2005년 우리은행 등이 판매한 파생상품 파워인컴펀드는 이번 사태와 유사한 사례로 꼽힌다. 2014년 대법원은 투자자별 배상 비율을 20~40%로 확정했다. 2심 고등법원은 손실의 70%를 배상하라고 판결했지만 투자자에게도 손실에 대한 책임을 인정해 배상 비율이 낮아졌다.
현재 금감원에 DLF 원금 손실을 이유로 금융회사와의 분쟁 조정을 신청한 소비자는 모두 200여명(법인 포함)이다. 금감원은 조만간 금융분쟁조정위원회를 열어 투자자 배상 등 구제 절차에 착수할 계획이다. 1~2억원 미만 투자자가 84명(59.5%)로 가장 많았고 이어 2~3억원(30명), 3~4억원(10명), 4~5억원(6명), 5억원 이상(14명) 등의 순이다. 이중 60대 이상은 48명(35%), 70~80대도 13명(9.5%)에 이른다.
금감원은 중간 점검 결과 불완전판매로 의심되는 사례는 20% 내외로 추정했다. 서류상 형식적인 요건을 충족하는 경우에도 분쟁조정 등을 통해 불완전판매로 바뀔 수 있는 만큼 불완전판매 비율은 더 높아질 전망이다.
특히, 금융회사가 DLF 설계·제조·판매 전 과정에서 투자자 보호보다 수수료이익을 중시해 리스크 관리를 소홀히 하거나 내부통제 미흡, 불완전판매 등의 문제점이 다수 발견됐다.
다만, 금감원 실태 조사에서 DLF에 투자한 개인 투자자의 78.2%는 과거 DLF와 비슷한 구조의 파생 상품에 투자한 적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같은 투자 경험이 배상 비율 결정 때 불리하게 작용할 가능성도 있다. 또 투자자가 투자위험 설명을 들었다고 자필로 서명한 경우에는 배상을 받지 못하는 등 사례에 따라 배상 비율이 크게 달라진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이번 사태의 경우는 금융사들 역시 사활을 걸 것으로 보인다”며 “분조위의 결정이 향후 불완전판매에 있어 소비자들의 보호를 위한 중요한 분수령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김나래 기자/ticktock@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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