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세대, 위안부 발언 논란 불거진 강의들 중 선택적 '중단' 조치
'학생 상대 성희롱 발언 논란'만 문제 삼은 듯
위안부 발언 입장 묻자 '함구'…정치권·시민사회 움직임과 온도차
"위안부는 매춘의 일종" 발언으로 논란을 일으킨 류석춘 연세대 사회학과 교수가 지난달 24일 오후 서울 연세대학교 자신의 연구실로 들어가고 있다. 박종민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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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세대학교가 류석춘 사회학과 교수의 '위안부 매춘 발언'과 '학생 성추행성 발언' 논란에 대응하는 과정에서 유독 위안부 발언에 대해서는 판단을 유보하며 소극적인 자세를 취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위안부는 매춘의 일종'이라는 취지의 류 교수 발언은 전공과목 강의 뿐 아니라 교양 과목 강의에서도 나온 것으로 드러났는데, 연세대는 전공과목 강의만 중단 조치했다.
결국 공분을 샀던 위안부 발언은 징계 판단 대상으로 삼지 않고, 전공과목 강의에서 불거진 '학생 성추행성 발언'만 문제 삼은 모양새다.
◇ 2개 강의에서 ‘위안부 매춘 발언’ 했는데 1개만 중단…'물음표' 조치
류 교수가 이번 학기에 맡은 수업은 전공과목인 '발전사회학'과 교양과목 '대한민국의 건국과 발전' 2개다.
류 교수는 지난달 19일 '발전사회학' 강의 도중 '위안부는 매춘의 일종'이라는 취지의 발언을 해 논란의 중심에 섰다. 류 교수는 당시 수업 중 이런 발언에 대해 문제를 제기한 학생에게 "궁금하면 한 번 해볼래요?"라고도 말했는데, 이게 학생에게 매춘을 권유하는 것으로 해석될 소지가 있어 성희롱 논란도 일었다.
뿐만 아니라 류 교수는 지난달 17일 '대한민국의 건국과 발전' 수업에서도 '위안부 매춘' 발언을 한 것으로 CBS노컷뉴스 취재 결과 추가 확인돼 파장이 더욱 커졌다.
류 교수는 해당 수업에서 "처음에는 공식적으로 매춘을 하지 않아도 천천히 자각하면서 매춘으로 빠져드는 게 현대사회에서도 종종 일어나는 일이다", "위안부도 충분히 그렇게 볼 수 있는 역사적 사료와 타당성이 있는 사료가 있다"는 등의 발언을 한 것으로 파악됐다.
그러나 논란이 불거진 직후 류 교수의 수업이 즉시 중단된 '발전사회학'과 달리, '대한민국의 건국과 발전' 수업은 1일까지도 정상적으로 진행되고 있었다.
◇ '한 번 해볼래요'만 문제 삼고…'위안부 매춘' 발언은 사실상 판단 유보
연세대가 위안부 매춘 발언을 부적절하다고 판단했다면 두 강의 모두 중단됐어야 하기에, 학교 측이 해당 발언을 징계 판단 대상에서 제외·유보 했거나 문제가 없다고 결론을 내린 것 아니냐는 분석이 나온다.
실제로 연세대는 지난 9월30일 발전사회학 강사를 교체 투입한다고 밝히면서 이번 논란을 '성폭력 사건'으로 규정지었다. 연세대 측은 당시 입장문에서 "성폭력 사건은 긴급조치로 교원의 수업 정지를 명령할 수 있다. 수강생 학습권 보호를 위한 결정"이라고 밝혔다.
수업 중단의 주된 이유는 성희롱 논란을 빚은 '궁금하면 한 번 해볼래요' 발언이었음을 가늠케 하는 대목이다. 연세대는 학교 차원의 조사 과정에서 위안부 발언에 문제가 있다고 판단했는지 여부에 대해 "내규상 밝힐 수 없다"는 답변만 내놨다.
◇ 정치권·시민사회와 다른 행보…'위안부=매춘' 학문의 자유로 판단했나
연세대의 이런 행보를 두고 겉으로는 류 교수 비판 여론에 호응하는 모양새를 갖추면서도 물밑에서는 '학문의 자유'를 주장하는 류 교수의 손을 들어준 것 아니냐는 평가도 나온다. 연세대 측은 이런 시각에 대해 "따로 드릴 말이 없다"고 했다.
류 교수는 최근 열린 연세대 인사위원회에 참석해 학문적 자유를 보장해야 한다는 측면에서 위안부 발언이 문제가 될 수는 없다는 기존 입장을 강조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그를 당원으로 뒀던 자유한국당의 경우, 지난달 26일 류 교수를 징계위원회에 회부하기로 결정할 당시 '위안부 매춘' 발언 만을 문제 삼은 것으로 파악되면서 연세대와는 대비되는 모습을 보였다.
정치권 뿐 아니라 시민사회도 류 교수의 위안부 발언을 집중적으로 문제 삼고 있다. 시민단체인 서민민생대책위는 앞서 류 교수가 역사를 왜곡해 허위사실을 퍼뜨렸고, 위안부 피해 할머니 명예를 훼손했다는 취지로 검찰에 고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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