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이자수익 배점 높이고 DLF 판매 독려한 은행
증권사는 가격적정성 검토 안해
운용사는 긍정적 내용만 담은 상품제안서 제공
해외금리 연계 파생결합펀드(DLF)는 판매과정에서 수익에 눈 먼 금융회사들이 긍정적인 마케팅문구만 적극 활용하고, 리스크를 우려하는 내부경고에는 눈을 감은 것으로 나타났다.
1일 금융감독원이 발표한 ‘주요 해외금리 연계 DLF 관련 중간 검사결과’에 따르면 우리·하나은행은 비이자수익에 대한 배점을 최대 7배 수준으로 높이고 DLF 판매를 독려한 것으로 나타났다.
PB센터에 대한 비이자수익 배점(20% 이상)은 경쟁 은행 대비 2~7배 높은 수준으로 부여한 반면 소비자보호 배점은 낮았다. 두 은행은 매년 수수료 수익 증대 목표 또는 DLF 판매목표를 상향제시하고, 은행 본점 차원에서 일 단위로 영업본부 등에 실적 달성을 독려한 것으로 나타났다.
자료제공=금융감독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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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은행은 그룹 차원의 자산관리 수수료수익 목표치를 2017년 990억원에서 올해 2343억원으로 올려잡았고, B은행은 사모 DLF 판매목표(잔액기준)를 지난해 0.65조원에서 올해 1.0조원으로 전년대비 53.8% 상향조정했다.
DLF상품 출시와 판매 과정의 내부통제는 유명무실했다.
검사대상 은행은 내규상 고위험상품 출시 결정시 내부상품위원회 심의 및 승인을 얻도록 규정하고 있으나, 금리연계 DLF 상품 중 위원회 심의를 거친 건은 1% 미만에 불과했다. 자체 리스크 분석없이 손실위험을 0%로 오인할 수 있는 자산운용사의 백테스트 결과 자료를 그대로 수용한 것이다.
이번 검사 결과 DLF 상품의 설계·제조 과정에서 증권사는 DLS 발행에 따른 리스크를 외국계 IB와 백투백헤지를 통해 해소하며 가격적정성을 별도로 검증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리스크관리부에서 ‘최근 독일국채 10년금리의 하락이 심상치 않아 상품의 원금손실도 가능해, 평판리스크에 대해 우려되는 부분이 있는바 신중히 거래하라’고 의견을 냈으나 DLS는 그대로 발행됐다.
이후 자산운용사는 DLS 발행조건에 맞춰 DLF를 설정하고 운용보수를 가져갔다. DLS의 수익구조 또는 가격적정성 등을 이유로 펀드 설정을 거부한 곳은 많지 않았던 것으로 확인됐다. 독일국채 DLF를 설정한 4개 자산운용사 모두 단순 과거금리 추이를 기준으로 실시한 수익률 모의실험 결과가 포함된 상품제안서를 은행에 제공했다. 금리가 이미 낮아진 현재 발행시점의 손실 가능성 등 금리변동폭을 반영한 결과는 요약상품 제안서에만 반영돼 있었다.
자료제공=금융감독원 |
은행은 이러한 백테스트 결과를 자체검증 없이 본점 차원에서 ‘만기상환확률 100%, 원금손실확률 0%’ 등의 내용만 담긴 마케팅 자료를 직원 연수 및 DLF 상품 판매시 활용했다.
금감원은 “DLF 관련 교육 및 정보 부족 등으로 인해 일선 영업점 및 PB들의 대고객 광고 또는 설명 과정에서 관련 법규 위반 의심사례가 다수 발생했다”고 설명했다.
A은행 본점이 선정한 우수판매전략 사례를 보면 ‘과거 데이터 추이를 보면 손실상환 확률이 극히 적다는 점’, ‘안정적 투자성향을 갖고 계신 고객을 대상으로 연락드려 상담’ 했다는 지점의 사례가 등장한다. A은행의 판매직원 90여명은 준법감시인의 사전심의 없이 3만여건(잠정치)의 투자광고 메시지를 발송했다. 해당 메시지에는 ‘세계 최고 안전자산인 독일 국채 금리’,‘독일 금리는 점진적으로 오르고 있으며’ 등의 표현이 담겨있다.
손실상황 대응도 미흡했다.
금감원은 “채권금리 하락으로 DLF 손실가능성이 증대하는 상황에서도 상품판매를 중단하지 않고 오히려 상품구조를 바꿔가며 신규판매를 지속했다“며 ”기존고객에 대해 손실가능성을 통보하지 않거나, 통보하더라도 환매수수료 7%로 손절매가 저조했다”고 밝혔다.
oh@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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