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측 실행위, 조건부 합의
지난 8월 일본 나고야시 아이치예술문화센터에서 열린 ‘표현의 부자유전·그 후’에 평화의 소녀상이 전시돼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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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정부의 압력과 우익 세력의 협박 속에 중단됐던 ‘평화의 소녀상’의 전시가 일본에서 재개될 것으로 보인다. 일본군 위안부를 상징하는 평화의 소녀상을 선보였다가 중단된 전시회 ‘표현의 부자유전(不自有展)·그 후’를 오는 6일 재개하기로 ‘아이치 트리엔날레’ 실행위원회와 ‘표현의 부자유전·그 후’ 실행위원회가 합의했다고 교도통신이 30일 보도했다. 합의대로라면 지난 8월3일 전시 사흘 만에 중지된 기획전이 두 달여 만에 재개되는 셈이다.
양측은 6∼8일 전시를 재개하는 방향으로 하되 구체적인 일정과 재개 조건은 추후 협의하기로 합의했다. 아사히신문은 부자유전 실행위 측이 전시 재개를 요구하며 현지 법원에 제기한 가처분신청 심사 기일에서 이 같은 방향으로 양측이 합의했다고 전했다.
오무라 히데아키(大村秀章) 아이치현 지사가 위원장을 맡고 있는 트리엔날레 실행위 측은 범죄나 혼란을 유발하지 않도록 쌍방이 협력해 경비에 만전을 기할 것, 안전 유지를 위해 사전 예약자에 순번표를 배부할 것 등 전시 재개를 위한 4가지 조건을 제시했으며, 부자유전 실행위 측이 이를 수용했다. 전시 내용은 중지 전과 일관성을 유지하되 필요에 따라 관람객에게 교육을 하는 것과 이번 사태와 관련한 검증위원회 중간 보고서 내용을 관람객에게 미리 알리는 조건도 포함됐다.
트리엔날레는 14일까지 진행되기 때문에 소녀상이 전시되는 기간은 일주일 정도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현재 ‘표현의 부자유전·그 후’ 전시장 앞은 3m 차단벽이 설치돼 출입을 막고 있지만, 전시장 안 전시품들은 남아 있다.
지난 8월1일 개막한 아이치 트리엔날레에선 소녀상과 히로히토(裕仁) 전 일왕 초상이 불타는 모습이 담긴 영상작품 등이 ‘표현의 부자유전·그 후’에 전시됐다. 하지만 우익 세력들의 협박이 쇄도하면서 트리엔날레 실행위 측은 전시를 중단했다. 일본 문화예술계와 시민사회가 전시 재개를 촉구하고, 트리엔날레 참가 작품 중 13팀이 자발적으로 전시를 중단·변경했다. 실행위 측은 지난 13일 전시 재개를 요구하는 가처분신청을 나고야 지방법원에 냈다.
도쿄 | 글·사진 김진우 특파원 jwkim@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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