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과세션서 2기 혁신도시 발전 방안 논의
“지역·대학간 연계 미흡” 쓴소리 나와
“지역에서 주체적으로 이끌고, 중앙정부는 지원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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혁신도시는 국가균형발전을 달성하기 위한 핵심 정책 수단 중 하나다. 공공기관 이전으로 대표되는 혁신도시 1기 정책이 인력과 기관의 물리적 분산에 초점을 맞췄다면, 지난해 정부에서 발표한 혁신도시 2기 정책은 지역에서의 삶을 어떤 방식으로 채워나갈지에 대한 부분이라 할 수 있다.
전남 순천에서 지난 26일 진행된 ‘대한민국 균형발전 정책박람회’에서 이런 고민이 담긴 논의가 있었다. 경제인문사회연구회 균형발전추진단이 주관한 분과세션에서 공공기관 및 기업 수요에 부합한 인재를 양성하기 위해 혁신도시와 대학에 관련된 주요 정책이 소개됐다. 혁신도시로 이전한 공공기관과 주변 대학 연계로 지역 자립의 선순환을 그리는 전략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공공기관과 대학, 기업 3개 기관이 공동 연구개발을 할 수 있는 개방형 연구실, 산학 융합지구 마련과 이를 통한 공동 연구개발 활성화, 공공기관 수요에 부합하는 맞춤형 교육을 제공하는 오픈캠퍼스 등이 대표적 사례로 언급됐다.
발제를 맡은 서연미 국토연구원 연구위원은 “혁신도시와 지역 대학간의 연계가 미흡하고, 공공기관에서 지역 인재에 대한 만족도가 낮다”며 “대학의 역할 제고 없이 인재채용만 강요하면 도리어 역효과가 날 것”이라고 말했다. 김찬준 산업연구원 연구위원도 “혁신도시는 지식이 생산되는 하나의 코어(핵심) 지구가 되어야하기 때문에 대학의 역할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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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 현실에 대한 쓴소리와 함께 문제 해결을 위한 제언도 나왔다. 최재헌 건국대 교수(지리학)는 “교육정책에서 대학은 경쟁력을 상실했다. 지금도 대학들은 정부 사업 지원금을 받아 산학연계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지만 기업들의 니즈를 충족시키지 못하고 있다”며 “여러 이해관계자들의 실제적인 문제를 파악해야 한다”고 말했다. 황재훈 충북대 교수(도시공학과)도 “현재의 대학은 교육부의 언급 없이 무엇도 할 수 없다. 교육부, 국토부, 행정안전부, 산업자원부 등이 함께 가이드라인을 만드는 등 움직일 수 있는 범위를 설정해줘야 한다”며 “혁신도시와 대학과의 연결은 중앙정부 차원의 콘트롤타워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또 황 교수는 “혁신도시로 인해 오히려 주변 소지역의 인구가 유입되며 읍면 지역 공동화 현상이 벌어지고 있다. 혁신도시 뿐만 아니라 주변의 지역도 상생하는 정책 있어야 한다”고 주문했다. 서 연구위원도 “현재 혁신도시 정책은 폐쇄적이다. 지금까지의 혁신도시가 내부만의 문제를 바라봤다면 2기 정책에서는 혁신도시 안팎의 자원을 어떻게 결합할 것인지 고민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에 이상일 국토교통부 혁신도시정책총괄과장은 “지역 사람이 지역을 제일 잘 안다는 말이 혁신도시 2기 정책의 핵심일 것”이라며 “기본적으로 지역에서 주체적으로 이끌어 나가되 중앙정부와 상의하고 지원하는 방향으로 정책을 운용해야 한다”고 말했다. 좌장을 맡은 강현수 국토연구원장은 “기존 정책이 혁신도시 조성 자체와 내부의 공간 조성에 초점을 맞췄다면, 이제는 지역사회와 국가에 혁신의 씨앗을 만들고 외부와의 네트워크를 강화해야 한다”며 미시적 단계에서의 정책 연구와 혁신도시 안팎의 연계를 강화해야 할 것을 주문했다.
한편 국가균형발전위원회와 산업통상자원부 등은 정부 균형발전 정책을 논의하고, 지역의 혁신 사례를 공유하는 ‘대한민국 균형발전박람회’를 지난 25일부터 사흘간 전남 순천에서 진행했다. 올해 행사는 ‘혁신적 포용국가를 위한 균형발전’이라는 주제로 사례를 공유하고 의견을 나누는 자리가 마련됐다. 또 마을지원·사회적경제·도시재생 등 다양한 부문의 전국 지역혁신단체들이 ‘혁신활동가 전국협의회’ 출범식도 가졌다.
순천/글·사진 양은영 한겨레경제사회연구원 선임연구원 ey.yang@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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