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상트코리아가 김훈도(사진) 대표의 두 아들이 주요 주주로 있는 스포츠 마케팅회사 '케이프온'에 데상트코리아 및 데상트스포츠재단이 주최하는 스포츠 행사 운영을 몰아준 것으로 드러나며 '변칙적인 재산 이전'을 하고 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데상트코리아는 현재 서울 잠실 롯데타워에 입주해있다. / 신지훈 기자, 뉴시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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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상트코리아, 대표 두 아들 주주로 있는 '케이프온'에 행사 몰아줘…데상트 측 '강력 부인'
[더팩트 | 신지훈·이민주 기자] 일본 불매운동 직격탄을 맞고 있는 데상트코리아가 김훈도(52) 대표의 두 아들이 주요 주주로 있는 특수관계법인 '주식회사 케이프온(케이프온)'에 일감을 몰아주며 '변칙적인 재산 이전'을 하고 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데상트코리아는 지난 3년 간 케이프온에 16억 원 규모의 자사 및 데상트스포츠재단의 스포츠 행사를 몰아준 것으로 드러났다.
<더팩트> 취재 결과, 케이프온은 민세중 대표가 운영하는 스포츠 마케팅 회사로 그는 데상트코리아의 마케팅 상무를 지냈고 현재는 마케팅 고문을 맡고 있다.
케이프온은 설립 이후 데상트코리아의 브랜드 마케팅을 연간 운영해왔다. 데상트코리아 및 데상트코리아가 운영하고 있는 브랜드인 △데상트골프 △르꼬끄스포르티브 △르꼬끄골프 △먼싱웨어 △엄브로 등의 온라인 광고 및 홍보, 현장 프로모션 이벤트 기획 및 운영, 옥외광고 등을 진행했다.
더불어 데상트코리아가 주최하는 다양한 스포츠 행사의 대회 운영을 맡았다. 2015년 '데상트골프, 스노우 골프 익스피리언스'를 시작으로 △데상트 듀 에슬론 △데상트코리아 먼싱웨어 매치플레이 △르꼬끄 아트라이딩 △데상트 사회인 야구대회 등 매년 수 개의 데상트코리아 스포츠 행사를 도맡았다. 데상트코리아가 운영하는 재단인 재단법인 데상트 스포츠재단의 행사도 케이프온의 몫이었다.
26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케이프온은 데상트코리아의 기타특수관계자로 공시돼있다.
데상트코리아의 특수관계자와의 매출 및 매입 등 거래를 살펴보면, 2016년 데상트코리아는 케이프온 측에 10억6514만 원을 지불했다. 다음해는 거래액이 줄었지만 2억9913만 원을, 2018년에는 2억8064만 원을 준 것으로 공시돼있다. 모두 비용처리 한 것으로 보아 행사를 용역 한 후 지불한 비용임을 확인할 수 있다.
이 같은 거래를 두고 일각에서는 데상트코리아가 특수관계법인인 케이프온에 스포츠 행사 등을 몰아주고 김훈도 대표가 사익을 편취하고 있는 것이 아니냐는 의혹을 제기하고 있다.
주식회사 케이프온이 소재한 경기도 성남시 소재 유아이 빌딩의 모습. 케이프온은 이 회사 8층에 위치해 있다. 등기부등본 확인 결과, 이 빌딩의 소유주는 김훈도 데상트코리아 대표와 배우자 윤 씨인 것으로 나타났다. 9층에 위치한 유아이는 배우자 윤 씨가 운영하는 회사다. /성남시=신지훈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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익명을 요구한 업계 한 관계자는 "물론 데상트코리아는 회사 자산이 5조 원 미만으로 공시대상기업집단에 포함되지 않는다. '일감 몰아주기' 등의 규제도 받지 않는다"라며 "그럼에도 이 같은 의혹이 강하게 제기되는 것은 데상트코리아가 회사 대표의 아들들이 주요 주주로 있는 회사에 대다수 스포츠 행사를 밀어주고 있기 때문이다. 법적으로 문제되지 않는 선에서 교묘하게 일감을 몰아주고, 두 아들에게 변칙적으로 재산을 이전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실제로 <더팩트> 취재 결과 케이프온은 지난 2015년 10월 자본금 4억 원으로 설립됐다. 민 대표와 김훈도 대표의 두 아들인 김 모(22) 씨와 김 모(21) 씨가 각각 지분 60%, 20%, 20%를 보유하고 있다. 설립 당시 두 아들은 고등학생이었다. 더불어 케이프온이 소재한 경기도 성남시 소재 유아이빌딩은 등기부등본 확인 결과, 소유주는 김 대표와 배우자 윤 씨인 것으로 나타났다.
국내 한 대표 회계법인 소속 회계사 A씨는 "재무재표 상으로는 회사 대 회사의 정당한 거래라고 볼 수 있다"며 "데상트코리아는 대표의 두 아들이 주주로 있는 케이프온을 특수관계자로 공시한데다, 케이프온 측은 데상트코리아에 행사 등의 용역을 제공하고 이에 대한 정당한 비용을 받은 것이기 때문에 문제될 것이 없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도 조심스럽게 이러한 의혹은 충분히 있을 수 있다고 봤다. A씨는 "케이프온의 주주로 데상트코리아 대표의 아들이 있기 때문에 의혹이 제기될 수 있다. 다만 겉으로는 위법으로 볼만한 요지는 없다"면서도 "수상한 꼼수 거래로도 볼만한 여지가 있다"고 말했다.
케이프온 측은 회사소개서를 통해 데상트코리아 및 데상트코리아가 운영하는 브랜드의 마케팅 활동은 물론 데상트코리아 및 데상트스포츠재단이 주최하는 다양한 행사의 운영을 맡고 있다고 소개하고 있다. /케이프온 홈페이지 캡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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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상트코리아 측은 이 같은 의혹에 대해 '허위 주장'이라며 잘라 말했다.
데상트코리아 홍보팀 관계자는 지난 16일과 25일 두 차례에 걸쳐 "데상트코리아와 케이프온 간의 모든 거래는 관련 법령을 준수한 정상적인 거래"라며 "'일감 몰아주기'는 공시대상기업집단에 적용되는 것이며 당사는 해당이 없다. 또 2018년 기준 당사와 케이프온 간의 거래규모는 케이프온 매출의 12%에 불과하다. 동 법에서 규제하고 있는 최소 거래규모에도 미치지 않는 수준이다. 대표이사 등이 개인적인 사익을 취했다는 주장은 타당하지 않으며, 항간의 의혹은 허위 주장"이라고 강조했다.
김훈도 대표의 두 아들이 실제로 케이프온 지분 소유 여부 및 유아이 빌딩 소유 여부 등에 대한 질문에 대해서는 "질의의 취지에 의문이 든다"며 "개인정보와 관련된 내용으로 답변해줄 수 없다"고 말했다.
케이프온 관계자도 데상트코리아와 관련한 항간의 의혹에 관한 질문에 "자세한 답변은 줄 수 없으나 지난해 매출 24억 원 중 데상트코리아 행사 비중은 약 12%다. 데상트코리아가 마케팅 비용으로 사용하는 수백억 원 중 일부다. 그걸 어찌 일감 몰아주기로 볼 수 있느냐"며 "오히려 데상트코리아 출신 대표가 있는 회사이기 때문에 다른 곳에서 더 행사를 안주는 편이다. 일본 불매운동 영향도 있어 올해는 데상트코리아 행사도 진행하고 있지 않다"고 밝혔다.
익명을 요구한 세무사 B씨는 "케이프온이 회사 매출 등을 공시할 의무가 없어 실제로 이 회사가 매년 얼마의 매출을 올리고, 이 중 얼마의 비중으로 데상트코리아의 일감을 받고 있는지 확인할 수 없기 때문에 뭐라고 말하기는 어려운 상황"이라며 "그러나 가족 및 친인척 등을 주주로 한 회사를 설립하고, 해당 회사에 일감을 몰아주며 변칙적으로 재산을 쌓는 경우는 공시의 의무가 없는 중소기업에서 주로 쓰는 방법 중 하나다. 규제를 교묘하게 피해가기 때문에 거래법 상 위반으로 볼 요지가 없는 경우가 많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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