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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17 (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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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기울어진 전시장 바닥…인간의 불편한 조건 표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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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테보리국제도서전 가보니

‘주빈국 한국’ 개막식 행사 이색

K팝 영향 ‘한국 문학’ 관심 높아

한강·김언수 등 작가들 참여

경향신문

2019 예테보리국제도서전이 시작된 26일(현지시간) 스웨덴 예테보리 전시·회의 센터에서 주빈국 한국관 개막식이 열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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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세한 각도로 기울어진 171㎡ 넓이의 바닥에 설치된 66개 검은 의자. 바닥에는 “이 전시장은 1%의 기울기를 갖고 있습니다. 그 기울기 위에서 인간의 불편한 조건을 느껴보시길 바랍니다”라고 쓰여 있다. 66개 의자 주변에 늘어선 150여명 참가자들 가운데로 퓨전 국악 퍼포먼스팀 ‘더 튠(The Tune)’의 연주가 피아노와 구음으로 울려펴지자 흰 깃털이 달린 상모와 하얀 옷을 입은 꽹과리 연주자가 기울어진 바닥을 가로질러 무대로 나갔다.

26일(현지시간) 스웨덴 2019 예테보리국제도서전 한국관 주빈국 행사 개막식 모습이다. 한국관은 기울어진 바닥을 이용한 설치미술을 통해 ‘우리는 모두 운명의 경사에 놓인 불편한 의자에 앉아 있는 존재들’이란 주제를 표현했다. 한국은 한·스웨덴 수교 60주년을 맞아 예테보리국제도서전 주빈국으로 초청됐다.

방탄소년단으로 대표되는 K팝 등 ‘한류’에 대한 관심으로 한국 문학에 대한 현지 관심도 높았다. 예테보리도서전 디렉터 프리다 에드먼은 “한국과 스웨덴은 혁신과 교육 분야에서 성공을 거둠과 동시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문화교류로 서로더욱 알아가길 바란다”고 말했다.

윤철호 대한출판협회 회장은 “예테보리도서전의 올해 주제는 ‘성평등’과 ‘미디어 정보 해독력’인데 최근 한국에서도 페미니즘 서적이 큰 호응을 얻고 있다. 정보기술(IT) 산업이 발달하고 가짜뉴스가 여론에 영향을 미치는 일이 많아지는 한국에서 미디어 해독력도 중요한 주제”라고 말했다. 출산한 지 6주밖에 안된 아만다 린드 스웨덴 문화부 장관은 한지로 만든 지화(종이꽃)를 높이 던져올리며 2019 예테보리도서전 개막을 선포했다.

이번 예테보리도서전엔 소설가 한강·김언수·김숨·조해진·김금희, 시인 신용목·김행숙·진은영 등과 아동문학가 이수지·김지은 등이 참여했다. 스웨덴엔 한강의 <채식주의자> <소년이 온다>, 김언수의 <설계자들> 등 32종의 한국 문학 작품이 소개됐다. 도서전에 앞서 스웨덴 문예지 10TAL은 한국 문학 특집호를 발간해 한국 문학 작품을 소개했다.

<설계자들>이 스웨덴어로 번역돼 지난해에 이어 두 차례 스웨덴의 작은 서점에서 낭독회를 가진 소설가 김언수는 “참석자들의 집중도가 높고 책에 대한 관심이 높은 게 느껴졌다”며 “한국에서 스웨덴으로 입양된 4명이 찾아와 한국에 대한 이야기를 스웨덴에서 듣기 힘들다며 눈물을 흘리기도 했다”고 말했다. 스톡홀름대학 한국어과 전공 학생들과 단편 ‘조중균의 세계’ 등을 낭독한 소설가 김금희는 “소설에 민주화운동 등 사회적 배경이 반영된 것에 대한 관심이 많았고 한국 문학의 특징 등에 대한 질문이 많았다”고 말했다.

이영경 기자 samemind@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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