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 강화지역에 아프리카돼지열병(ASF)가 확산해 방역당국에 비상이 걸린 26일 ASF가 확진된 인천시 강화군 불은면 한 양돈농장에서 방역당국 관계자들이 살처분 작업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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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신도, 치료제도 없는 아프리카돼지열병(ASF)이 농가를 휩쓸고 있습니다. 정부의 대책은 사실상 확산을 막는 게 유일합니다. 확진이 되면 근처의 돼지는 살처분을 합니다. 현재까지 5만마리가 넘게 살처분됐습니다. 이 과정에서 남모르게 고통받는 이들이 있습니다. 살처분 작업에 투입되는 수의사, 공무원, 일용직 노동자 등입니다. 살처분 참여자 4명 중 3명 트라우마를 겪고, 4명 중 1명은 중증 우울증 증상을 보인다는 게 국가인권위원회의 조사 결과입니다.
아프리카돼지열병과 살처분 소식에는 경험 있는 이들이 안타까운 회상을 남기기도 합니다. 2010년 말 군 복무 당시 구제역으로 돼지 살처분에 동원됐다는 한 네티즌은 "몽둥이며 쇠파이프로 때리고…처음에는 무섭고 불쌍하다가도 나중에는 얼른 복귀하고 싶어 감정없이 돼지들을 몰았다"고 적었습니다.
SNS에선 "트라우마를 최소화하기 위한 노력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옵니다. 가축에게 이산화탄소를 주입해 질식시킨 후 흙으로 덮는 현재의 살처분 방식이 가축과 지켜보는 사람 모두에게 큰 고통을 주기 때문입니다. 이산화탄소 대신 고통이 없는 질소 거품을 살포하는 등의 대안도 나오고는 있지만, 대부분 아직 연구 단계거나 비용 문제로 실현되지 않고 있다고 합니다. 인력과 시간 부족 등 현실적인 이유로 마구잡이 살처분이 불가피하다는 현실적인 지적도 나옵니다.
"육식을 안 할 수는 없지만, 과도한 육류 소비와 공장식 사육에 대한 성찰이 필요하다"는 의견도 힘을 얻고 있습니다. 가축 전염병 확산의 근본 원인부터 개선해야 한다는 겁니다. e글중심이 네티즌들의 다양한 생각을 들어봤습니다.
* 어제의 e글중심 ▷ 정의당 덮친 조국 사태…데스노트의 저주?
* e글중심(衆心)은 '인터넷 대중의 마음을 읽는다'는 뜻을 담았습니다.
* 커뮤니티 글 제목을 클릭하시면 원문을 볼 수 있습니다.
* 반말과 비속어가 있더라도 원문에 충실하기 위해 그대로 인용합니다.
■ #유튜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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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이렇게 가축들이 살처분 되는 가축 전염병의 배경에는
"공장식 축산이 있잖아요. 육류 수요가 필요 이상으로 많아지면서 많은 가축을 길러내야 하는데 가격 경쟁력도 높여야 하니까 좁은 공간에 몰아넣어서 기르고... 제대로 몸을 움직이기도 어려운 공간에서 그렇게 많은 수의 동물이 지내니까 병이 퍼지지 않을리가 없죠…결국에는 공장식 축산이 없어지지 않는 이상 절대 해결되지 않을 문제라는 게 너무 슬픕니다"
ID '민물새우'
■ #유튜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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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년 말에 군대에서 구제역으로 돼지 살처분 지원을 나갔었습니다
"큰 구덩이에 3000마리씩 돼지를 생매장 시켜야 하는데 정말 하루종일 돼지 울음소리가 계속 들립니다 돼지들도 죽기 싫어서 도망치는데 그런 돼지들을 잡아다가 다시 구덩이에 집어넣고…처음에는 무섭고 불쌍하게 느끼다가 나중에는 아무렇지 않게 되더라구요. 심지어 얼른 일 끝내고 복귀하고 싶어서 아무 감정 없이 돼지들을 때리며 몰게 됩니다…참 사람이 할 짓이 못 됩니다"
ID 'Uncle Park'
■ #뽐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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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도적 살처분이 돼지랑 사람 모두에게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생매장 당하는 동물도 끔찍하지만 생매장 시키는 사람도 어마어마한 충격이에요. 공무원 중 자살한 사람도 나오고 그랬죠..."
ID '아르닐'
■ #인스타그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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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프리카열병 때문에 돼지고기 가격 급등'... 이런 기사 역겹습니다.
"기사를 접할 때 마다 슬픕니다. 거대한 구덩이에 수십, 수백마리 밀어넣고 어마어마하게 큰 비닐로 덮은 그 사진이 뇌리에서 떠나지 않는데 실제 현장에 계셨던 분들은 얼마나 고통일까요?"
ID 'curlyanne1973'
■ #페이스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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육식을 당장 끊을 수 없다면 줄여나가는 노력이라도 해야만 합니다.
"그것은 단지 동물에 대한 측은지심뿐만 아니라 인간을 위한 길이기도 합니다. 최근 아마존 대형산불도 가축사육을 위해 산림을 파괴하는 과정에서 발생했습니다. 피해는 우리 인간에게로 돌아올 것입니다. 가축 배설물로 인한 환경오염도 심각한 상황입니다."
ID '동물권단체 케어 / CARE'
■ #디시인사이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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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지간히 멘탈 강한 사람도 반나절 하고 나면 트라우마 걸린다.
"하기 전에 주의할 점 다 알려주는데도 하다가 돈 안 받고 도망가는 경우도 있다. 가스 등으로 기절시키고 땅에 파묻는 거면 다 하는데 그게 규정대로 안 되는 경우도 있음. 그러면 살아있는 것들을 그냥 생매장 시키는 거다. 그래서 살처분 일당이 무지 세다."
ID 'ㅇㅇ'
김혜린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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