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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21 (토)

브룩스 "지소미아 파기는 동북아 평화 `린치핀` 빼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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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20회 세계지식포럼 / 동북아 지정학적 위기 ◆

매일경제

26일 세계지식포럼에서 마크 내퍼 미국 국무부 부차관보(왼쪽)와 빈센트 브룩스 전 주한미군사령관이 토론하고 있다. [김호영 기자]


"한국은 지역 안보와 평화에 있어서 '린치핀(핵심축)' 역할을 하고 있기 때문에 한일군사정보보호협정(GSOMIA·지소미아)을 이어가지 않는 것은 린치핀을 빼는 것과 같다."

26일 빈센트 브룩스 전 주한미군 사령관은 서울 신라호텔에서 열린 제20회 세계지식포럼에서 이같이 말했다. 이날 열린 '혼란기 뉴 리더십-동북아가 직면하고 있는 지정학적 요인들' 세션 참석에 앞서 이뤄진 인터뷰에서였다. 그는 "내가 지금은 정부에서 일하지 않기 때문에 정부 입장을 대변할 수는 없다"면서도 "지소미아를 없애는 것은 정보를 공유하는 시스템을 무너뜨리는 것이다. 설사 공유되는 정보가 제한적이라도 공유하는 통로는 남겨두는 게 절실하다"고 조언했다.

브룩스 전 사령관의 이 같은 발언은 전날 마크 내퍼 미국 국무부 동아시아태평양담당 부차관보가 "(한국 정부가) 지소미아 종료를 번복하기를 바란다"고 밝힌 것과 같은 맥락이다. 내퍼 부차관보는 이날 역시 브룩스 전 사령관과 함께 세션에 참석해 "한국이 지소미아를 연장하지 않기로 한 결정에 미국이 크게 우려하고 있고 몇 주 전부터 솔직한 심경을 전달했다"며 "지소미아 공식 만료 시점인 11월 22일 전에 재개하기를 희망한다"고 말했다.

내퍼 부차관보는 또 "미국은 차관보가 한일 양국 차관보를 만나고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이 양국 장관과 모임을 계속하는 등 막후에서 여러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며 "비슷한 가치와 국가 이해를 공유한다고 생각하는 3국 간 협력이 양자(한일) 갈등으로 저해되면 모두의 이해가 저해된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이날 세션에는 두 사람 외에도 빅터 차 국제전략문제연구소(CSIS) 한국석좌, 자칭궈 베이징대 국제관계학원장, 조지프 윤 전 미 국무부 대북정책특별대표 등 동북아 안보 전문가가 참석했다. 윤 전 대표는 세션 좌장으로 나선 박인국 한국고등교육재단 사무총장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언제 부산을 방문하고,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언제 평양을 방문할 것 같냐"고 질문하자 "또 다른 정상회담 가능성이 있다고 생각한다. 트럼프 대통령이 북한과 지금까지 대화한 것이 성공적이었다고 생각하고, 그렇게 평가하는 미국인도 많을 것"이라고 답했다.

유일한 중국인 연사로 나선 자 원장은 "현재 미·중 경쟁은 중국이 전혀 의지를 나타내고 있지 않은 경쟁에 미국이 일방적으로 통제하고자 하는 데서 생긴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세션 직후 매일경제와 만나 "미·중 갈등이 심화될수록 중국 입장에서는 굳이 미국을 위한 한반도 비핵화에 노력을 기울일 필요가 있냐고 느낄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차 석좌는 "미·중 경쟁 속에 한국은 위기를 헤징(분산)할 수 있는 여지를 크게 줄인다"며 "(미국과 중국을 동시에 신경 써야 하는) 한국이 다른 미국 동맹과 달리 흑백이 아닌 회색의 정책을 취하는 것은 미국 입장에서 이해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조성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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