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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간] 인생의 열매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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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나무에게 인생을 배웠다·인간답게 산다는 것

(서울=연합뉴스) 임형두 기자 = ▲ 인생의 열매들 = 김형석·김태길·안병욱 지음.

김형석·김태길·안병욱 교수는 철학계의 삼총사라고 불릴 만큼 가깝고도 깊은 사이였다. 말 그대로 '관포지교(管鮑之交)'라고 할까. 동일한 분야의 학문을 전공했고, 같은 영역에서 50년 동안 함께 활동했다. 이들 세 학자는 철학가이자 수필가로서 명망이 높았다.

이 책은 세 학자가 쓴 수필을 주제별로 함께 엮은 것이다. 사랑, 행복, 신앙, 감사, 성실, 성공, 한계, 생명, 애국, 유산, 시간, 말, 자유, 철학, 인격, 진리 등 모두 16가지 주제를 뽑아 주제당 세 학자의 글을 바이올린, 비올라, 첼로의 삼중주처럼 엮었다. 같은 주제이지만 각기 다른 사색의 세계로 들어가 심취해볼 수 있는 것이다. 책의 마지막 부분에는 이들이 1997년 국회에서 나눈 신춘 좌담이 부록으로 실렸다.

김태길 박사는 2009년 90세로 타계했고, 안병욱 박사는 2013년 94세로 세상을 떠났다. 김형석 교수는 100세를 맞이한 지금도 강연과 집필을 쉬지 않고 철학자의 길을 걷는다.

김형석 교수는 머리글에서 "우리는 같은 해(1920년)에 태어났고 동일한 분야의 학문을 전공했는가 하면 우열을 가릴 수 없을 정도로 같은 영역에서 50년 동안 활동했다"면서 "예부터 어진 아내를 맞이하면 가정이 행복해지고 좋은 친구를 만나면 인생이 성공한다는 얘기가 있다. 나는 안병욱, 김태길 두 분과 함께 친구로 살았기 때문에 행복과 영광을 누렸다"고 감회를 피력한다.

비전과리더십. 288쪽. 1만5천원.

연합뉴스

인생의 열매들



▲ 나는 나무에게 인생을 배웠다 = 우종영 지음. 한성수 엮음.

나무는 세상에서 가장 오래 사는 생명체이자 그 무엇에게도 해를 끼치지 않으면서 지금 이 순간을 지혜롭게 살아내는 존재다. 그리고 아주 오래전부터 늘 우리 곁에 머물며 평안과 휴식을 가져다주었다. 그렇다면 우리는 나무를 얼마나 많이 알까?

나무 의사로서 30년 동안 아픈 나무들을 돌보며 살아온 저자는 그에게 배우는 겸손함과 강인함의 삶에 대해 들려준다. 나무를 알면 알수록 자신의 삶을 깊이 있고 허물없이 통찰할 수 있더라는 얘기다.

척박한 산꼭대기 바위틈에서 자라면서도 해마다 꽃을 피우고 열매를 맺는 나무들의 한결같음에 감히 힘들다는 투정을 부릴 수 없었고, 평생 한자리에서 살아야 하는 숙명을 의연히 받아들이는 나무를 보며 결코 포기하지 않는 힘을 얻었다.

저자는 마지막 순간까지 최선을 다해 살다가 미련없이 흙으로 돌아가는 나무처럼만 살고 싶다며 이같이 털어놓는다.

"나무와 함께 살아온 지난 30년, 곰곰이 되짚어 보니 내가 나무를 돌본 게 아니라 실은 나무가 나를 살게 했다는 생각이 들었다. 살면서 부딪히는 힘든 문제 앞에서도 나는 부지불식간에 나무에게서 답을 찾았다. 나는 생각한다. 남은 날들을 꼭 나무처럼만 살아가자고. 마지막 순간까지 최선을 다해 살다가 미련 없이 흙으로 돌아가는 나무처럼, 주어진 하루하루 후회 없이 즐겁고 행복하게 살다가 평안하게 눈 감을 수 있기 바란다."

메이븐. 300쪽. 1만6천원.

연합뉴스

나는 나무에게 인생을 배웠다



▲ 인간답게 산다는 것 = 다산 정약용 지음. 오세진 옮김.

'흠흠신서(欽欽新書)'는 '목민심서(牧民心書)', '경세유표(經世遺表)'와 함께 다산 정약용을 말할 때 반드시 거론되는 책이다. 이 가운데 흠흠신서는 조선의 과학수사 지식을 집대성한 판례 연구서로, 다산의 천재성이 드러난다.

다산은 18세기 조선사회에 살인과 같은 강력사건의 수사 과정이 매우 형식적이고 불공정하게 처리되는 현실을 개탄하며 지방관들이 사건의 진상을 올바르게 판단해 억울한 사람이 생기지 않도록 수사의 기술과 자식을 담은 이 책을 집필했다.

'인간답게 산다는 것'은 흠흠신서에 등장하는 36건 살인사건을 선별해 해설과 함께 평역한 책이다. 정조대왕이 직접 심리한 사건의 구체적 이야기와 진상을 밝히는 과정, 판결의 법률적 논리, 그리고 다산의 의견이 서로 얽히고설켜 있다.

정조와 다산은 모두 법과 인정을 함께 고려해 판결해야 한다고 했다. 인정이란 어떤 상황에서 사람이라면 반드시 가지는 마음 상태와 감정을 이른다. 이에 따라 정조 시대에는 살인을 저질렀을 때 법대로 죄를 적용하면 사형이지만 인정을 고려해 사형을 면해주는 일이 많았다고 한다.

홍익출판사. 240쪽. 1만5천800원.

연합뉴스

인간답게 산다는 것



ido@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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