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8월 1일 일본 아이치(愛知)현 나고야(名古屋) 개막한'아이치 트리엔날레 2019'의 기획전 '표현의 부자유전· 그 후'에 출품된 김운성 김서경 작가의 '평화의 소녀상'. [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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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익 세력들의 협박으로 일본 내 전시가 중단된 위안부 소녀상 작품과 관련해 검증위원회가 “(전시 중단은) 표현의 자유에 대한 부당한 제한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결론지으며 사실상의 ‘셀프 면죄부’를 줬다.
25일 일본 아사히 신문 등에 따르면 소녀상을 일본에 선보인 ‘표현의 부자유전, 그 후’ 중단 문제를 다루기 위한 일본 아이치현이 구성한 검증위는 전시 중단 결정 배경으로 “위기 관리상 정당한 이유에 토대를 둔” 것이며 “어쩔 수 없는 것으로 생각된다”는 뜻을 밝혔다.
나고야 TV도 검증위 판단 내용을 보도하며 전시 중단 결정이 “표현의 자유에 대한 부당한 제한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판단했다고 전했다. 검증위는 이날 아이치현청에서 열린 회의에서 이 같은 내용의 중간 보고서를 정리한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면서 검증위는 소녀상 등 전시물에 대해 “작가의 제작 의도 등에 비춰보면 전시하는 것 자체는 문제가 없다”면서도 “다만 ‘정치성을 인정한 가운데 치우치지 않는 설명’이 필요하다며 “큐레이션(기획‧전시 방식)의 실패”라고 봤다.
또 검증위는 “혼란이 생길 것을 예측하면서도 전시를 강행한 예술감독의 행위에 문제가 있다”면서 책임을 주최 측에 돌리는 듯한 내용도 담은 것으로 알려졌다.
교도통신은 검증위가 “조건이 갖춰지는 대로 속히 재개해야 한다”는 권고를 내놨다면서, 다만 전시회 재개 조건으로 전화나 팩스 등에 의한 협박이나 공격 위험 회피, 전시 방법이나 해설의 개선, 사진촬영이나 SNS에 의한 확산 방지 등을 내걸었다고 보도했다.
전시회 중단이 표현의 자유를 부당하게 제한한 것이 아니라는 검증위 판단은 전시회를 추진한 이들과 작가들의 거센 반발을 부를 것으로 보인다. 특히 작품 사진을 찍거나 SNS로 사진을 공유하는 행위 등을 제한하라는 조건은, 또 다른 ‘표현의 자유’를 억압한다는 지적에도 자유로울 수 없다.
앞서 소녀상을 만든 김운성 작가는 “소녀상 철거는 일본 스스로 ‘표현의 부자유’를 선언한 것이나 다름없다”라고 밝힌 바 있다. 또한 전시회에 참여한 작가들은 “전시회에 대한 정치 개입”이라며 일제히 항의 성명을 내기도 했다.
박광수 기자 park.kwangsoo@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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