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춘’ 발언 “친일 망언” 비판 쏟아져 / ‘아베 규탄’ 680여개 시민단체 연합 / 연세대 찾아가 “교수직 파면하라”
25일 오후 서울 종로구 옛 일본대사관 앞에서 열린 ‘일본군 성노예제 문제해결을 위한 제1406차 수요시위’에서 참가자들이 일본 정부의 공식 사죄를 촉구하는 구호를 외치고 있다. 남정탁 기자 |
“류석춘은 진짜 나쁜 사람입니다.”
25일 낮 12시 서울 종로구 옛 일본대사관 앞에서 열린 ‘제1406차 일본군 성노예제 문제 해결을 위한 수요시위’에서 한 중년 남성이 자유발언에 나서 “연세대 교수가 ‘성노예가 자발적이었다’는 미친 소리를 했다. 정말 웃기는 얘기”라면서 이렇게 말했다.
아베규탄시민행동에 참여하고 있는 시민사회단체 회원과 재학생들이 25일 오전 서울 서대문구 연세대학교 정문 앞에서 이 학교 사회학과 류석춘 교수의 파면을 촉구하며 기자회견을 갖고 있다. 연합뉴스 |
최근 강의 중 일본군 ‘위안부’가 매춘의 일종이었다고 발언한 류 교수에 대한 논란이 거센 가운데 수요시위에서도 정의기억연대 관계자, 일반 시민의 비판이 쏟아졌다. 이날 행사에는 주최 측 추산 학생, 시민 500여명이 참여했다.
한경희 정의연 사무총장은 이날 류 교수 발언을 언급하면서 “피해자 인권을 훼손하고, 사실 아닌 말로 진실을 왜곡하는 분은 교육자의 자격이 없다”고 비판했다. 그는 “일본군 성노예는 일본군의 조직적 시스템에서 자행된 전시 성폭력”이라며 “일본군 문서, 연합군 문서, 일본 병사 증언, 아시아 전역의 피해자 증언으로 이런 사실이 밝혀지고 유엔이, 각 나라 의회가 일본에 공식 사죄를 권고했다”고 지적했다.
이날 수요시위 주관을 맡은 한국천주교 여자수도회 장상연합회의 한 수녀도 “한 대학교수께서 우리 할머니들에 대해 망언을 했다는 이야기를 듣고 마음이 아팠다”면서 “잘못된 것을 바로잡아가도록 함께 노력하자”고 말했다.
같은날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 한국진보연대, 한국 YMCA 등 전국 680여개 시민사회단체로 구성된 ‘아베 규탄 시민행동’은 연세대 정문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류 교수가 친일망언과 성적 모욕을 했다”며 파면을 촉구했다. 이들은 “류 교수는 본질을 외면하고 본인이 믿고 싶은 것을 이야기하며 피해자를 모욕했다”며 “스스로 물러나지 않겠다고 하면 강제로 물러나게 할 수밖에 없다”고 밝혔다. 연세대 철학과 3학년 강새봄씨는 “류 교수 발언이 알려진 이후 학우들도 큰 충격을 받았다”며 “류 교수의 발언은 명백한 역사 왜곡이자 성희롱이다. 더는 강의에서 혐오 발언을 듣고 싶지 않다”고 말했다.
류석춘 사회학과 교수. 뉴시스 |
류 교수는 지난 19일 발전사회학 강의에서 “(위안부 관련) 직접적인 가해자는 일본(정부)이 아니다”라며 “(위안부는) 매춘의 일종”이라고 말했다. 또 ‘위안부 피해자들이 자발적으로 갔다는 것인가’라는 학생 질문에 “지금도 매춘에 들어가는 과정이 자의 반, 타의 반”이라며 “궁금하면 한번 해볼래요”라고 되물었다.
김승환 기자 hwan@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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