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크 내퍼 미국 국무부 부차관보 대행이 5월 9일 오전 제11차 한미일 안보회의(DTT)에 참석하기 위해 서울 용산구 국방부 청사로 들어서고 있다. [뉴스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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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크 내퍼 미 국무부 한국·일본 담당 동아태 부차관보는 25일 “한일 군사정보보호협정(GSOMIA·지소미아) 종료 결정이 번복되길 바란다”고 밝혔다.
내퍼 부차관보는 이날 오후 서울 중구 신라호텔에서 열린 세계지식포럼의 ‘한·일 관계 악화, 원인과 해법은’ 세션에 연사로 나서 “미국의 최대 우방인 한국과 일본의 관계가 나빠지는 상황이 안보 문제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지소미아 중단은 미국에 우려를 주는 결정”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이날 발언은 한국과 일본 업무를 직접 다루는 미 정부 고위당국자가 서울에서 낸 공개메시지라는 점에서 눈길을 끌었다.
지난달 22일 청와대가 지소미아 종료를 결정한 이후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부 장관과 마크 에스퍼 국방부 장관 등 미 고위급이 “실망했다”는 등의 반응을 내놓은 데 이어 국방부의 랜들 슈라이버 인도·태평양 차관보는 지난달 28일 “당장 가까운 시일 내 우리는 한국이 지소미아에 재가입하고, 협정을 갱신할 것을 촉구한다”고 말했었다.
내퍼 부차관보는 “러시아와 중국이 처음으로 일본 해역(sea of japan)을 공동 정찰했는데 이것은 우연이 아니라고 생각한다”며 “한일관계 악화가 계속되면 이러한 도전이 계속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이 발언은 지난 7월 23일 중국 H-6 폭격기와 러시아 TU-95 폭격기 및 A-50 조기경보통제기 등 군용기 5대가 동해 한국방공식별구역(KADIZ)에 무단 진입한 사건을 지칭한 것으로 보인다.
그는 한일관계 개선에 대해 “미국이 긍정적인 역할을 하고 싶다”면서도 “미국은 그간 앞으로 드러나기보다는 조용하게 양국이 대화할 수 있도록 독려해왔다. 그게 (미국의) 역할이고 (미국이) 해야 할 일이라고 생각한다”라고도 했다. 그러면서 “한국과 일본은 북한의 핵·미사일 위협이나 러시아와 중국의 부상 등 지정학적으로 서로를 활용해야 할 기회가 많이 있다. 양국이 앞으로 나아갈 긍정적인 방법을 찾는다면 미국이 옆에서 독려하겠다”고 말했다.
내퍼 부차관보는 일본 나리타에서 한국 인천으로 오는 A380 비행기에 함께 탄 승객이 20명뿐이었다는 경험도 소개했다. “텅 빈 비행기가 양국의 민간 교류가 축소되었는다는 증거”라면서다. 그는 “양국 국민의 교류가 확대되도록 장려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내퍼 부차관보는 지난해 1월 마크 리퍼트 전 주한 미 대사가 이임하고 해리 해리스 신임 미 대사가 부임하기 전까지 6개월여 주한 미 대사 대리를 지낸 바 있다.
추인영 기자 chu.inyou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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