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개석상 "문 대통령과 오랜 우정" 강조
비공개 회담서 방위비 대폭 증액 요구
文, 과거10년, 향후 3년 구매 계획 제시
고위 관계자 "일본 자체 아예 언급 안 해"
폴란드와 회담 땐 "유럽은 왜 돈 안 쓰냐,
왜 미국이 항상 돈 써야 하나" 공개 불만
유엔총회 참석차 미국을 방문중인 문재인 대통령이 23일 오후(현지시간) 뉴욕 인터콘티넨탈 바클레이 호텔에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정상회담에서 모두발언을 마친 뒤 악수하고 있다. [청와대사진기자단]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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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3일(현지시간) 문재인 대통령과 정상회담 공개 발언에선 한·일 군사정보보호협정(GSOMIA·지소미아)에 대해선 언급하지 않았다. 대신 "한국은 우리의 최대 군사장비 구매국 중 한 나라"라며 "우리는 군사장비 구매를 논의할 것"이라고 했다. 그러곤 비공개 회담에서 트럼프 대통령은 보다 공격적으로 방위비 분담금 증액을 요구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문 대통령에게 정치적 부담이 되는 지소미아 복귀를 압박하는 대신 방위비와 무기구매를 우선순위에 둔 셈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뉴욕 인터콘티넨털 호텔에서 문 대통령과 지난 6월 30일 서울 정상회담에 이어 85일 만에 만나 모두 발언에서 "문 대통령과 만나 기쁘다"며 "우리는 오랜 우정을 갖고 있고 많은 진전을 이뤄왔다"고 환대했다.
이어 공개 발언에선 "우리는 엄청난 무역 거래를 하고 있고 양국에 모두 잘 된 무역 협정을 마무리한 지 6개월이 됐다"며 "그것은 매우 좋다"고 한·미 자유무역협정 개정에 대해 만족감을 표시했다. 그러면서 "우리는 무역에 관해 추가로 몇 가지를 더 (논의)할 의향이 있다"고 덧붙였다. 이날 양국은 한국의 액화천연가스(LNG) 도입 계약과 한·미 기업 간의 자율주행차 기술 개발 협약을 체결했다.
그는 또 "물론 우린 북한에 대해서도 논의할 것이며 (군사) 장비 구매에 관해서도 얘기할 것"이라며 "한국은 우리의 최대 군사장비 구매국가 중 하나"라고 말했다. 그동안 한국을 향해 방위비 분담금 대량 증액을 요구하는 취지의 발언을 쏟아냈던 것과 달리 공개 회담 석상에선 무기 구매에 대해서만 언급한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대신 비공개 회담에서 이번 주 시작하는 제11차 방위비 분담금(SMA) 협상과 관련 대폭 증액을 요구했다고 한다. 이에 문 대통령은 “합리적 수준의 공평한 분담”을 강조하면서 현 정부 들어 지속해서 국방 예산과 미국산 무기 구매와 방위비 분담금을 증가하는 등 명세를 상세히 설명했다고 한다. 문 대통령은 특히 한국의 대미 무기 구매와 관련해 지난 10년간 구매명세는 물론 앞으로 3년간 계획도 설명했다.
청와대 관계자는 회담 뒤 브리핑에서 "방위비에 대해선 상호 호혜적이고 만족할 만한 결과를 도출해 한미 동맹이 강화되도록 한다는 데 의견을 같이했다"고 결론을 설명했다. 그는 "트럼프 대통령이 이번 회담에선 지소미아뿐만 아니라 일본에 관해 전혀 언급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앞서 안제이 두다 폴란드 대통령과 양자 회담에선 공개 발언에서 독일·프랑스를 지목하며 유럽국가들에 방위비에 불만을 노골적으로 토로했다..
그는 이 자리에서 "왜 유럽은 더 많은 돈을 쓰고 있지 않으냐. 왜 항상 미국이 돈을 써야 하느냐"고 말했다. 그러면서 "독일은, 프랑스는 왜 돈을 쓰지 않느냐"며 "왜 유럽의 다른 나라들은 우크라이나를 더 돕지 않느냐"고도 했다. 민주당 대선 주자 1위인 조 바이든 전 부통령 부자에 관해 뒷조사를 요구했다고 논란이 된 7월 25일 우크라이나 대통령과 통화를 언급하며 "우리가 의논한 일 중 한 가지는 왜 유럽이 우크라이나를 더 많이 돕지 않느냐는 점이었다"라고 했다.
뉴욕=정효식 특파원 jjpol@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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