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오래] 박용환의 동의보감 건강스쿨(58)
명상 열풍이 불고 있다. 수천 년 동안 이어져 오던 명상이 특별나거나 특이한 사람들이 특수한 목적을 위해서 하던 것에서 일반 대중들이 하는 것으로 거듭나고 있다. 이렇게 급작스러운 변화를 가져온 계기 중에 큰 흐름은 아마도 기업에서 불러일으킨 것 같다. 성과 중심의 조직문화에서 힘들어하던 사람들이 명상을 통해서 마음의 안정을 찾으면서 여느 곳 처럼 동아리마냥 진행되는 곳들이 많다.
그러다 명상을 진행하니까 성과까지 잘 나더라는 것이 알려지게 된다. 뇌파가 안정되니 뇌세포가 활성화되고 그러다 보니 집중력이 좋아지고 이는 일의 효율과도 관련이 생겼다. 이렇게 되니 기업에서 조직 차원에서 밀어주는 일이 생기고 그중에서 유명한 기업에서 도입하니 다른 곳에서도 따라 하면서 세계적으로 확산되게 되었다. 거기다 유튜브를 통한 간략한 설명과 앱(어플리케이션)을 통해서 매일 간단하게 실행할 수 있도록 돕는 방법들이 생기면서 좀 더 신속하게 대중화가 되고 있다.
최근의 명상 트렌드는 현재의 행복, 마음 안정, 뇌세포 활성화, 집중력 강화 등을 위함이다. [사진 pixabay]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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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상은 주로 영적인 성장을 원하는 사람들이 택하는 방법의 하나였다. 그러다 보니 종교에 몸담은 분들이 주로 하는 경향이 있는데, 그도 그럴 것이 인류사에서 선지자로 추앙받는 분들은 명상이라는 과정을 거친 경우가 대부분이기 때문이다.
명상하는 큰 목적 중에 죽음 이후의 삶에 대한 것이다 보니 종교에서 추구하는 것과 비슷한 면이 없지는 않다. 현세와 다른 내세, 속세와 다른 이상향, 또 다른 모습의 나, 탈속세와 해탈 등에 대한 이야기가 유독 많은 것이 명상의 큰 면이다. 그리고 명상하는 방법을 체계화해서 조직적으로 하다 보니 지금의 불교처럼 거대한 종교적 집단화가 된 부분도 존재한다. 그래서 겉에서 보면 종교 행위인가 싶은 생각도 들지만, 꼭 종교와 연관이 없더라도 얼마든지 할 수 있고 무관하게 살 수 있으니 그것은 선택의 문제다.
나의 경우 어릴 때 명상에 입문하게 된 계기가 무언가 오묘한 것에 끌렸기 때문이었고, 철학적인 사유가 재밌어서였다. 그러다 어느 순간 명상에서의 가르침에서 이런 부분을 생각하게 되었다. 명상을 하는 목적이 과거냐, 현재냐, 미래냐. 나는 그 중에서 현재를 선택했다. 지금 대중화되는 모습을 보니 현대의 명상도 아마도 현재를 선택한 것 같다.
최근 명상의 트렌드는 해탈같은 내세의 문제와는 전혀 무관하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현재의 명상은 철저하게 속세와 연관되어 있다. 현재의 행복, 마음의 안정, 뇌세포의 활성화, 집중력 강화, 나의 능력을 배가 시키는 쪽으로 완전히 생활과 밀접하다. 이렇게 된 데는 세상의 흐름과 무관하지 않다. 명상을 하는 방법과 가르침이 예전처럼 한 집단과 조직에서만 비밀리에 전수되지만은 않기 때문이다.
특히 기업의 후원으로 뇌세포의 활성화 정도를 과학적인 방법으로 측정해서 나온 데이터들을 다시 연구소나 대학에서 분석하고, 이를 통해 검증된 지표들이 많이 생겼다. 이런 객관적인 모습들은 과거에 감히 범접할 수 없는 상태의 사람이 스승으로 존재하면서 맹목적으로 추앙받아 가르침을 전하던 때와는 방식이 달라진 계기가 된다.
명상을 제대로 하려면 '이것'이 전제되어야 한다. '이것' 없이 어떻게 행복할 것이며, 집중할 것인가. [사진 pixabay]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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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론 여전히 명상을 전수하는 데는 그런 분들의 가르침이 굉장히 중요하지만, 최근 명상의 목적인 행복과 안정, 집중력 같은 경우에는 꼭 명상을 하지 않더라도 누리는 사람들이 많지 않은가. 명상은 행복과 집중력을 좋게 하는 데에 기존의 방법과 전혀 다른 방식이라는 점에서 현대인들의 트랜드에 맞게 변모되는 것 같다.
명상의 형이상학적 목적인 영성의 발전과 형이하학적 목적인 행복과 집중력 등 무엇을 추구한다고 해도 좋다. 어떤 것을 선택하느냐는 개인의 몫이다. 저마다 명상을 하는 목적이 다른 것이니까. 그런데, 어떤 것을 선택하더라도 반드시 '이것'을 거치고서야 제대로 명상에 들어갈 수 있다.
간혹, 명상을 정신적인 영역에만 역할을 한다고 생각하면서 자칫 중요한 '이것'을 놓치는 경향이 있다. '이것'이 뒷받침되지 않으면 형이상학적이든 형이하학적이든 결코 명상의 목적에 다다를 수 없다. 그래서 나는 명상을 지도할 때 반드시 '이것'부터 시작해서 어느 정도 완성시키고 나서 저마다의 명상방법으로 들어가라고 한다. '이것'은 무엇일까? 바로 '건강'이다.
명상을 제대로 하려면 건강이 전제되어야 한다. 몸과 마음이 연결되어 있다는 한의학의 대전제에서 볼 수 있듯, 몸이 제대로 되어야 마음과 정신도 올바른 길로 찾아갈 수 있다. 수많은 명상을 주로 하시는 지도자 분들이 치료를 받으러 오시면서 하시는 말씀이, "아프니까 명상을 제대로 못하겠습니다."이다.
아픈데 어떻게 행복할 것이며, 집중이 되지도 않을 것이고, 마음이 딴 곳에 쏠리는데 영적인 성장이 어떻게 이루어질 수 있겠는가. 몸은 마음을 담는 그릇이라고 하는 것 처럼 몸관리를 먼저 제대로 해 놓아야 명상의 상태에 깊이 들어갈 수 있다.
명상을 과학적으로 분석하는데 뇌파는 아주 중요한 요소이다. 명상을 할 때의 뇌파와 집중력이 발휘될 때의 뇌파가 거의 동일하기 때문에 뇌파측정으로 분석을 하게 되고, 행복할 때도 마찬가지다. 이런 뇌파가 안정적으로 유지되는 것이 명상의 목적 중에 하나인데, 뇌파를 안정시킬려면 실질 뇌 속에 영양이 안정적으로 공급되어야 한다.
해독과 균형 잡힌 영양식인 채식을 올바르게 하는 것은 명상을 위해서도 필요하다. [사진 pexels]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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뇌 쪽의 영양이 안정적으로 공급되기 위해서 역설적으로 어느 정도의 공복 상태가 필요하다. 그래서 명상하는 사람들이 단식을 하거나 소식을 하는 편이다. 즉, 해독과 균형 잡힌 영양식인 채식을 올바르게 하는 것이 명상을 위해서도 필요하다. 또 운동을 통해서 신체 균형을 바로 잡고, 혈액순환을 좋게 하며, 척추의 밸런스를 맞추는 것 역시 뇌파를 안정시키는 데 도움이 된다. 깊이 자고 개운한 상태를 유지하는 좋은 수면 역시 말할 것도 없다. 깊은 수면 상태의 뇌파는 명상의 뇌파와 일치한다.
이렇듯, 건강을 관리하는 것이 명상으로 들어가는 기초다. 몸속 오장육부를 건강하게 하고, 척추를 바로 세우는 것이 명상에서도 중요하다. 한의학 경전에서 오장육부에 모두 신(정신)이 담겨 있다고 한 뜻이 그런 의미에서 하는 이야기이기도 하다.
다시 거꾸로 이야기하면 몸을 건강하게 하기 위해서 명상을 하라고 하는 것 역시 한의학의 큰 가르침 중에 하나다. 몸과 마음은 밀접하게 연결되어 있기 때문이다. 영적인 성장, 현실의 행복, 집중력을 강화 하기 위해서 먼저 몸의 건강을 이룰 수 있다면 훨씬 더 깊이 목적에 다가갈 수 있을 것이다.
박용환 하랑한의원 원장 theore_creator@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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