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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4 (일)

이슈 아프리카돼지열병 국내 상륙

접경지역 돼지열병 확산…북한발 바이러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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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8일 경기도 연천군의 한 양돈농가에서 아프리카돼지열병(ASF)가 발생해 방역당국 관계자들이 살처분 준비 작업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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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첫 아프리카돼지열병(ASF) 발병 4일째가 되는 20일 돼지열병 확산에 비상이 걸렸다. 이날 첫 발생지인 경기도 파주에서 또다시 2건의 돼지열병 의심 신고가 잇따라 접수됐다. 방역 당국은 이날 오전 9시 30분쯤 해당 농장에 방역 담당관을 급파했다. 이르면 이날 오후 당국의 확진이 나올 것으로 보인다.

20일 경기도와 파주시 등에 따르면 의심 신고는 2개 농장에서 이날 오전 7시 30분과 오전 8시 50분 각각 접수됐다. 모두 아프리카돼지열병이 발병한 북한과 접한 민통선(민간인통제선) 인근 지역이다. 돼지 2750마리를 키우는 파주시 적성면 장현리 돼지농장에서 1마리, 돼지 4200마리를 키우는 파주시 파평면 덕천리 돼지농장에서 1마리가 각각 폐사했다.

앞서 지난 17일 이들 농장 인근인 파주시 연다산동 한 돼지농장에서는 국내 처음으로 아프리카돼지열병 확진 판정을 받았고, 이튿날 경기도 연천 돼지 농장에서 두 번째로 돼지열병 발생이 확인됐다. 20일 의심신고가 접수된 농장 2곳은 지난 18일 돼지열병이 확진된 연천군 백학면 전동리의 돼지농장과 가깝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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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7일 경기도 파주시의 한 양돈농장에서 아프리카돼지열병(ASF)이 발생해 방역당국이 살처분 작업을 벌이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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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농장의 연천 돼지농장과 거리는 방역당국이 설정해 놓은 3∼10㎞ 방역대 내에 위치해 있다. 의심신고된 두 농장 간의 10㎞ 거리다. 파주 지역 최초 발생 농장인 연다산동 돼지농장과는 26㎞와 35㎞ 각각 떨어져 있다.



연천 발생 농장 방역대 포함된 농장 2곳



민통선 인접 지역에서만 돼지열병이 확진되고, 의심 신고가 계속되고 있는 가운데 발생 경로는 오리무중이다. 이와 관련, 북한 지역에서 바이러스 유입됐을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이들 농장은 모두 북한과 이어진 하천이 가깝다는 점이 공통점이다.

이런 점 등을 고려할 때 북한에서 내려온 야생 멧돼지를 통해 바이러스가 전파됐을 가능성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 최근 태풍 링링이 북한 황해도 지역에 상륙하는 등 접경지역에 많은 비가 내려 야생 멧돼지가 떠내려와 바이러스를 전파했을 가능성도 있다.

하지만 환경부는 이번 ASF 발병이 야생 멧돼지 탓일 가능성은 희박한 것으로 보고 있다. 국립환경과학원이 지난해 8월 이후 경기 북부 지역에서 수집한 멧돼지 시료 76건을 분석한 결과 모두 ASF 음성 판정이 나왔다. 특히 ASF가 처음 발생한 파주 농가는 신도시 인근 평야 지대로 주변 구릉지와 단절돼 멧돼지 서식 가능성이 작다는 게 환경부의 판단이다. 환경부 관계자는 “세계적으로 야생 멧돼지가 사육 돼지에게 ASF를 옮긴 사례는 러시아에서 보고된 2건 외에는 보고된 바가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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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프리카돼지열병(ASF) 발생 이틀째인 지난 18일 이낙연 국무총리(오른쪽)가 포천시 일동면 돼지 밀집사육단지 소독 현장을 방문해 방역담당자들과 대화하고 있다. 이 총리는 ’ 신속하고 단호하게 (돼지열병을) 진압해야 한다“고 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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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에서 바이러스 유입됐을 가능성 커져



북한 축산공무원 출신 수의사인 조충희 굿파머스 연구위원은 “북한 지역에 내린 폭우로 축산분뇨 등이 떠내려와 감염됐을 가능성도 있다”며 “발병 농가가 잔반 사료 등을 쓰지 않았다는 점을 고려하면 축산용수 사용도 점검해 봐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축산안보 관점에서 남북이 협력하는 방안을 시급히 고려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농림축산식품부에 따르면 이날 오전 6시까지 파주·연천 발병 농장 등에서 돼지 1만372마리가 살처분됐다. 연천 발생 농장 반경 3㎞ 내 농장 3곳 가운데 2곳은 살처분이 끝났고, 1곳도 조속히 마무리할 계획이다. 연천 발생 농장은 이날 오전 살처분 작업이 끝난다. 농식품부는 아프리카돼지열병의 심각성을 고려해 살처분 범위를 매뉴얼 상 500m에서 3㎞로 늘렸다. 일부 농장주는 이에 반발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런 가운데 한반도를 향해 북상 중인 태풍 ‘타파’가 변수로 떠오른다. 이 태풍이 많은 비를 뿌릴 것으로 예상되면서 발생 지역 하천 수위가 높아지거나 매몰지 침출수 발생 등의 우려가 나오기 때문이다.

파주=전익진·최모란 기자 ijje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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