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안만용 가르바니온·단정한 기억
반전 문학가이자 포스트 모더니스트이면서 블랙 유머의 대가인 커트 보니것이 이곳 갈라파고스에서 영감을 받아 쓴 장편소설이다.
1986년 세계 대전이 인류를 절멸로 이끌고, 아무것도 모른 채 갈라파고스 제도로 여행을 떠난 사람들이 대종말로부터 살아남아 신인류의 조상이 된다. 참으로 기발한 상상력 아닌가.
지금으로부터 100만년 후의 사람들은 이런 새 인류의 기원을 돌아보며 반성하고 분석한다. 당시 인류 멸망의 원인은 다름 아닌 '너무 큰 뇌'였다.
커다란 뇌 탓에 고도로 발달한 문명과 살인 무기가 개발되고 쓸데없는 감정과 이기심을 계발했다고 작가는 비꼰다.
보니것의 이런 블랙 유머는 인류의 이기심이 자신을 파멸로 이끌고 있다는 경고음인 셈이다. 황윤영 옮김.
에프. 328쪽. 1만5천500원.
▲ 당신의 능력을 교환해드립니다 = 한일 외교 갈등이 촉발된 이후 보기 드문 일본 소설 신간이다.
새롭고 독특한 감성과 필력으로 자신만의 팬덤을 보유한 이누이 루카의 연작 소설집으로, 판타지 같은 순문학이다.
각자에 필요 없는 능력을 서로 교환한다는 상상력을 바탕으로 인간의 엇갈리는 욕망을 그려냈다.
이성의 호감을 사는 능력, 악천후를 부르는 능력, 당첨 운이 좋은 능력 등 갖가지 특이한 능력이 물물교환된다. 그러나 한 번 서로 바꾼 능력은 다시 물릴 수는 없다는 게 맹점.
'달아나고 달아난 끝에'를 비롯해 7개 단편이 연작으로 이어진다. 김은모 옮김.
문학동네. 292쪽. 1만3천800원.
▲ 무안만용 가르바니온 = 국내 공상과학소설(SF) 계에서 스타일리스트로 불리는 홍지운의 신작 장편.
제2회 SF 어워드 장편 부문 대상 수상작이기도 하다.
영화배우 김꽃비가 지구를 침략한 우주 대마왕에 맞서 인류를 구한다는 발칙한 상상력을 담았다.
작가는 김꽃비를 너무 좋아해서 소설책의 표지도 김꽃비의 얼굴로 했다.
아작. 304쪽. 1만4천800원.
▲ 단정한 기억 = 활발한 활동을 벌이는 문학평론가 유성호가 등단 20년 만에 펴낸 첫 산문집이다.
딱딱한 평론 대신 자유롭고 따뜻하고 개성 있는 필치를 보여주는 유성호의 이야기를 들어보자.
교유서가. 292쪽. 1만4천원.
lesli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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