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체 묶는 등 일부 공통점
판결문 “가족 폭행·협박”
무기징역…부산서 복역 중
화성 연쇄살인사건의 유력 용의자인 이모씨가 24년째 수감 중인 부산교도소의 19일 전경. 이씨는 살인 등으로 무기징역을 선고받고 1995년부터 복역 중이다. 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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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성 연쇄살인사건 용의자로 지목된 이모씨(56)가 1994년 청주에서 처제를 성폭행한 뒤 살해해 무기징역을 선고받고 부산교도소에 복역 중인 것으로 알려지면서 ‘청주 사건’도 관심을 끌고 있다. 이 사건의 판결문으로 본 용의자 이씨의 성격은 내성적이지만 난폭한 것으로 보인다. 가족들을 수차례 폭행하고 집을 나간 아내에게 협박을 하기도 했다. 또 처제의 시신을 스타킹으로 묶는 등 범행 수법도 화성 연쇄살인사건과 일부 비슷했다.
1994년 9월16일 선고된 2심 판결문을 보면 이씨는 내성적이지만 가족들에게 폭행을 일삼는 포악한 성격이었다. 아들을 방에 가둬 놓고 학대했고, 자신을 무시한다는 이유로 아내를 때리기도 했다. 가출한 뒤 집으로 돌아온 아내에게 주먹을 휘두르며 폭력을 쓰자 다음날 아내는 다시 집을 나갔다. 20여일 뒤인 1994년 1월13일 이씨는 처제를 집으로 불러 성폭행한 뒤 살해했다.
25년 전 조사 받고 있는 용의자 처제를 성폭행하고 살해한 이모씨가 1994년 1월17일 청주서부경찰서에서 경찰조사를 받고 있다. 동양일보 제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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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시 재판부는 이씨가 아내의 가출에 화가 나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봤다. 당시 이씨는 “처제가 자신의 집을 떠난 뒤 실종됐다”며 범행을 부인했다. 그러나 재판부는 “이씨의 집 욕실 손잡이 커버 및 욕실 세탁기 밑받침 장판에서 혈흔 양성반응이 나왔고, 테이프 뭉치에서 피고인과 피해자의 혈액형과 같은 머리카락 등이 발견된 점 등을 종합하면 피해자는 피고인의 집에서 숨졌다”며 유죄로 인정했다.
당시 사건 기록을 보면 스타킹을 사용해 사체를 묶는 등 화성 연쇄살인사건과 일부 공통점이 발견됐다. 하지만 당시 경찰은 수사를 진행하면서 화성 사건과의 관련 가능성은 살펴보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수사에 참여했던 한 전직 경찰은 “두 사건을 동일범 소행으로 볼 수 있을 만한 공통점이 크게 없었고, 자료도 부족했다”며 “지금처럼 수사자료가 풍부했다면 연관성을 밝혀냈을 수 있었을 텐데 아쉽다”고 말했다.
이삭 기자 isak84@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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