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월 27일 판문점 선언 이어 반쪽짜리 기념식
올해 들어 북한이 남측과의 접촉을 차단하고 있어, 이날 행사는 지난 4월 27일 ‘판문점 선언’ 1주년에 이어 반쪽짜리로 진행됐다. 정부 당국자는 “지난해 평양에서 진행된 남북 정상회담은 생중계가 이뤄지고, 양 정상이 회담 직후 백두산을 방문하는 등 성대하게 치러졌다”며 “그러나 올해는 남북관계가 경색되고 아프리카돼지열병(ASF)까지 발병했지만, 9·19 평양 공동선언의 의의를 되새기기 위해 규모를 축소해서라도 치르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김연철 통일부 장관이 19일 서울 종로구 삼청동 남북회담본부에서 열린 '9.19 평양공동선언 1주년 기념식'에서 기념사를 하고 있다. [사진 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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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는 북한이 참여하지 않더라도 남북 철도 연결의 남측 마지막 역인 도라산 역에서 행사를 진행할 예정이었다. 이를 위해 지방자치단체 관계자 등 600여명의 참가자를 서울역에서 태운 ‘평화열차’를 운행해 현장으로 이동하는 계획도 세웠다.
그러나 17일 경기 파주 지역에 ASF가 발병해 대책회의 끝에 열차운행을 취소하고, 장소도 서울 남북회담본부로 바꿨다. 기념행사도 대폭 줄여 김연철 통일부 장관의 축사와 월드비전 중창단 공연, 참석자들의 정상회담 관련 사진 관람으로 조촐하게 진행했다.
김 장관이 주관한 이날 기념식에는 정세현 민주평화통일 자문회의 수석부의장과 박경서 대한적십자사 회장, 김상균 한국철도시설공단 이사장 등 100여명이 참석했다. 정부는 9·19 평양 공동선언이 한반도의 비핵화와 평화 정착에 기여하는 의미 있는 합의라는 입장이지만, 북한의 불참과 ASF로 인해 조촐한 '나 홀로' 기념식이 진행된 것이다.
19일 서울 종로구 삼청동 남북회담본부에서 열린 '9.19 평양공동선언 1주년 기념식'에서 참석자들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 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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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장관은 “당초 계획은 전국 각지에서 출발하는 평화열차들이 북으로 가는 첫 번째 역, 도라산 역에 모여 남북 간 철도 연결에 대한 국민적 의지를 모으는 것이었다”며 “아쉽게도 이번에는 (열차가) 달리지 못했지만, 앞으로 평화의 열차가 도라산 역을 넘고 개성과 평양, 신의주를 지나 광활한 유라시아 대륙까지 힘차게 달릴 날이 반드시 올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평양 공동선언을 실질적으로 이행해 나가면서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와 항구적인 평화정착의 완성을 끝까지 견인할 것"이라며 "미국 측과 긴밀히 협력하고, 남북 간 대화와 소통의 채널도 항상 열어 두겠다"고 덧붙였다.
앞서 김 장관은 행사의 일환으로 18일 진행한 토크 콘서트에서 “운전자라기보다는 일종의 내비게이션 역할을 해야 한다. 우리가 (한반도 문제를) 가장 많이 고민했고, 당사자이고, 과거에 여러 번 경험을 해봤기 때문에 목적지와 그 목적지로 가는 길에 대해서 잘 알고 있다”며 북미 협상과 한반도 비핵화 과정에서 한국의 역할을 강조했다.
정용수 기자 nkys@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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