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04.27 (토)

‘대장암의 씨앗’ 용종·선종, 보이는 족족 ‘싹둑’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서구화된 식생활과 인구 노령화로 발병률 증가 추세

‘침묵의 살인자’ 방치 땐 빠르면 3~5년 새 암으로 진행

정기적 내시경 검사 필수…조기 발견 땐 90% 이상 완치

경향신문

대장내시경 검사에서 발견된 다양한 이상 병변들. 대장암은 용종이나 선종에서 출발하므로 이것들을 미리 없애는 것은 대장암 예방과 치료에 매우 중요하다. 대한소화기내시경학회 제공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50대 초반의 자영업자 ㄱ씨는 최근 대장내시경 검사에서 대장암이 발견돼 수술을 받았다. 병기는 3기였다. ㄱ씨는 40대 중반 이후부터 매년 100만~200만원짜리 고가 종합건강진단을 받아왔지만, 대장내시경 검사는 한번도 받지 않았다. 이유는 장을 비우는 정결제를 2~4ℓ 마셔야 하는 고역을 감내하는 것이 엄두가 나지 않아서였다고 한다.

배변기능에 이상이 생기고 대변에서 검은색 출혈 흔적을 발견한 후에야 결국 대장내시경을 받았지만 대장암이 상당히 진행된 뒤였다.

이처럼 대장내시경을 안 받거나 미루다가 암 병변을 늦게 발견해 치료에 어려움을 겪는 경우가 상당하다. 대장암은 위암에 이어 발생률 2위 암이다. 서구화된 식생활과 인구 고령화로 발병률이 줄어들지 않고 있다. 하지만 국가 암검진 권고안에 따라 정기적으로 내시경 검사만 받으면 조기 발견을 통해 90% 이상 완치가 가능하다. 조기암의 경우 개복할 필요 없이 치료내시경을 통해 암 병소만 도려내는 내시경점막하박리술(ESD)로 충분히 시술이 가능하다.

대장내시경에서 흔히 발견되는 용종이나 선종은 흔히 ‘대장암의 씨앗’이라고 한다. 대장암의 80~85%가 용종에서 진행돼 발생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기 때문이다. 용종(선종)을 그냥 놔두면 대개 빠르면 3~5년, 늦어도 10년 이내에 암으로 진행한다. 그러므로 대장암을 예방하고 조기에 발견하는 가장 좋은 방법은 대장암의 씨앗인 용종(선종)의 싹을 자르는 것인데, 이를 위해 정기적인 대장내시경이 필수적이다.

대한소화기내시경학회가 대장암 조기 발견과 예방을 위해 이달부터 시작한 ‘2019 장(腸) 주행 캠페인’에 따르면, 역시 대장내시경 검사는 암 조기 진단과 예방의 첫걸음이다. 학회는 언제부터 대장내시경 검사를 받아야 하는지, 얼마나 자주 받아야 하는지 등에 대한 정보와 효과적인 대장내시경 검사를 위해 필수적인 장정결 방법에 대해 설명한 ‘올바른 대장내시경 검사’ 가이드를 마련했다.

가이드에 따르면, 50세 이상은 아무런 증상이 없더라도 누구나 5년에 한번씩 정기적으로 대장내시경 검사를 받아야 한다. 대장에서 용종을 떼어냈다면 연령에 상관없이 3년(고위험군) 또는 5년(저위험군) 후에 추적 대장내시경 검사를 받도록 권고한다.

대장암은 가족력과 깊은 연관이 있으므로 직계 가족 중 대장암 환자가 있다면 연령에 상관없이 소화기내과 전문의에게 상담을 받아야 한다.

대장내시경 검사 3일 전부터는 질긴 채소, 씨 있는 과일, 견과류, 잡곡, 해조류, 고춧가루 등의 섭취를 자제한다. 2일 전부터는 식사량을 줄이고 흰쌀밥, 두부 등 부드러운 음식을 섭취한다. 1일 전에는 가급적 흰죽이나 미음을 먹는다. 검사 12시간 전부터는 금식을 하는 것이 원칙이다.

대장암의 주요 위험요인은 50세 이상의 연령, 붉은 육류 및 육가공품의 다량 섭취, 비만, 흡연·음주, 유전적 요인, 관련 선행 질환 등 다양하다. 대장암은 초기에는 대부분 특별한 증상이 없다. 증상이 나타날 때는 병이 이미 상당히 진행돼 있다. 이에 따라 대장내시경을 통해 용종과 선종 등 대장암의 싹을 자르고, 이미 발생한 대장암을 조기에 발견해야 한다. 예방수칙을 잘 실천했다고(평소 건강관리를 잘한다고), 혹은 귀찮다고, 시간이 없다는 등의 이유로 정기검사를 안 하는 것은 매우 위험한 발상이다.

박효순 기자 anytoc@kyunghyang.com

최신 뉴스두고 두고 읽는 뉴스인기 무료만화

©경향신문(www.khan.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