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 주요국 금리연계 파생결합상품(DLF)의 만기가 이번 주부터 줄줄이 도래해 원금 손실이 확정된다. 최근 영국과 독일 국채 금리가 반등하고 있어 손실 폭을 다소 만회했으나 대규모 손실이 불가피하다. 금융위원회는 은행에서 원금손실이 나는 파생상품을 판매하는 것이 맞는지 판매규제 개선방안 마련에 착수했다.
15일 금융권에 따르면 오는 19일부터 주요국 금리연계 DLF 만기가 도래한다. 독일 국채 10년물 금리연계 DLF가 우리은행에서 처음으로 만기 도래한다. 이번달 우리은행은 7건, KEB하나은행은 1건이 만기가 끝나고, 다음달과 11월에도 각각 10건, 12건 만기가 돌아온다.
특히 우리은행의 독일 국채금리 연계 DLF는 만기 연장이 안되는 구조다. 반면 미국과 영국의 CMS(이자율스와프) 금리연계 상품을 판 KEB하나은행의 DLF는 만기를 4~6회 연장 할 수 있다. 이들 은행은 최소 가입금액 1억원 이상의 사모펀드 형식으로 총 8224억원 어치를 3654명의 고객에게 판매했다.
우리은행 DLF는 만기 연장이 되기 않기 때문에 만기일 독일 국채 10년물 금리 수준에 따라 최종 손실 금액이 확정된다. 독일 국채 10년물 금리는 한때 -0.7%까지 밀렸다가 지난 13일 기준 -0.528%까지 반등했다. 우리은행은 18회차에 걸쳐 시리즈로 해당 상품을 판매해 상품별로 손실 가능 구간이 조금씩 다르다.
만약 베리어가 -0.25%인 상품이라면 이 밑으로 떨어질 경우 하락폭의 250배 만큼의 원금손실이 난다. 13일 금리 기준으로 원금의 60~70%까지 날릴 수 있다는 뜻이다. 다만 이달 들어 미국과 중국 무역분쟁에 대한 화해 분위기, ECB(유럽중앙은행)발 훈풍 등으로 금리가 상승해 전액 손실 구간에서는 벗어난 상태다. 내년 만기가 집중 도래하는 영국 금리 연계 DLF의 경우 기초자산이 되는 국채금리가 13일 0.760%까지 올라감에 따라 대부분 원금을 회복한 것으로 알려졌다.
손실이 확정되면 금감원 민원도 폭증할 것으로 예상된다. 금감원이 공식 발표한 지난달 16일 기준 접수 민원건수는 29건이었다. 7%의 수수료를 내고 중도 환매한 민원과 평가손실에 불만을 가진 민원이 섞여 있다. 금감원은 통상 손실이 확정된 분쟁에 대해서만 분쟁조정을 한다. 19일 이후 손실이 확정돼 민원이 제기되면 분쟁조정 대상이 되는 것이다.
금감원은 DLF 사태 해결을 위해 분쟁조정을 서두르고 있다. 이르면 10월 중 DLF 관련 분쟁조정위원회가 열릴 가능성이 있다. 분쟁조정 사례가 나오면 이를 감안해 우리은행, KEB하나은행 다른 투자자에 대해서도 손해배상 비율을 정할 수 있기 때문이다.
금융위원회는 고위험 상품에 대한 판매규제 개선 방안 마련에 착수했다. 이번에 문제가 된 DLF는 상단은 제한돼 있고 하방은 열려 있어 100% 원금 손실이 날 수 있는 '풋옵션매도형' 상품이었다. 금융위는 개인이 이해하기 복잡하고 손실위험이 큰 파생상품을 은행에서 판매하는 것이 바람직한지 근본적인 제도 개선책을 고민 중이다.
권화순 기자 firesoon@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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