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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영화제] 고레에다·티모테 샬라메·웨인 왕…어떤 영화 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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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9개국 303편 상영…일반 상영작 예매 24일부터

연합뉴스

제24회 부산국제영화제 공식 포스터
[부산국제영화제 제공.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연합뉴스) 조재영 기자 = 추석 연휴가 끝나면 영화 팬들의 마음을 사로잡을 부산영화제 시즌이 돌아온다. 올해로 24회째를 맞는 이 영화제는 다음 달 3∼12일 열린다. 세계적인 거장의 신작부터 평소에는 좀처럼 접하기 어려운 나라들의 영화까지 89개국 303편이 상영 목록에 포함됐다.

세계 최초로 공개되는 월드 프리미어가 150편(장편 97편, 단편 23편), 자국 이외에 최초 상영되는 인터내셔널 프리미어도 30편에 달한다. 보고 싶은 영화를 제시간에, 여러 편 관람하려면 시간표를 미리 짜놔야 할 것으로 보인다.

개·폐막작 예매는 오는 20일 오후 1시부터, 일반 상영작 예매는 24일 오후 1시부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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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비안느에 관한 진실'
'티캐스트 제공]



◇ 거장들의 신작·화제작

'명불허전' 거장들의 영화를 먼저 공략하자. 지난해 '어느 가족'으로 칸국제영화제 황금종려상을 품에 안은 일본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은 신작 '파비안느에 관한 진실'을 들고 부산에 온다.

최근 폐막한 베네치아영화제 개막작으로, 전설적인 여배우(카트린 드뇌브 분)가 자신의 삶에 대한 회고록을 발간하면서 그와 딸(쥘리에트 비노슈) 사이의 숨은 진실을 그린다.

카트린 드뇌브와 쥘리에트 비노슈가 최악의 모녀 관계로 등장하며 이선 호크가 쥘리에트 비노슈 남편으로 나온다.

처음으로 일본을 벗어나서, 파리에서 영화를 찍은 고레에다 감독은 "주로 집안에서 일어나는 가족 이야기"라며 "등장인물들이 거짓말, 자존심, 후회, 슬픔, 기쁨 그리고 화해를 하면서 이 작은 우주 안에서 살게 하려고 노력했다"고 말했다. 히로카즈 감독은 '올해의 아시아 영화인상' 수상자로 선정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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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밍 홈 어게인'
[부산국제영화제 제공]



'조이 럭 클럽'(1993) '스모크'(1995) 등을 만든 중국계 미국인 감독 웨인 왕은 '커밍 홈 어게인'을 들고 부산을 찾는다. 재미교포 이창래 작가의 자전적인 에세이를 토대로 한 작품으로, 암으로 죽어가는 어머니를 돌보는 아들 이야기를 통해 재미교포 사회 한 단면을 그린다.

이 영화에는 이문세의 '옛사랑'이 삽입됐다. "남들도 모르게 서성이다 울었지/ 지나온 일들이 가슴에 사무쳐…"라는 노랫말을 지닌 이 곡은 주인공 가족사를 은유한다. 왕 감독은 1997년 홍콩 반환을 앞둔 시점에서 영화 '차이니즈 박스'를 찍을 때 홍콩 거리에서 이 노래를 들은 추억 등을 떠올리며 이 곡을 골랐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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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킹:헨리 5세'
[넷플릭스 제공]



데이비드 미코드 감독 신작 '더 킹: 헨리 5세'도 화제작이다. '콜 미 바이 유어 네임'으로 전 세계에 걸쳐 두꺼운 팬을 거느린 티모테 샬라메가 주연한다. 감독과 배우들은 영화제 기간 처음으로 한국을 찾아 팬들을 만난다.

이 작품은 넷플릭스 영화여서 대형 스크린에서 볼 기회가 많지 않은 만큼 '필람 목록'에 넣어둘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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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쏘리 위 미스드 유'
[부산국제영화제 제공]



영국 켄 로치 감독 신작 '쏘리 위 미스드 유'는 택배 일을 하는 40대 남성 리키(크리스 히천) 가족을 통해 아무리 열심히 일해도 빚에서 헤어날 수 없는 영국 서민층 이야기를 그린다. 전작 '나, 다니엘 블레이크'(2016) 연장선에 있는 작품이다.

세계 영화계 신동이라 불리는 캐나다 그자비에 돌란의 '마티아스와 막심' , 이란 거장 모흐센 마흐말바프의 '마르게와 엄마', 프랑스 올리비에 아사야스의 '와스프 네트워크' 등도 챙겨볼 만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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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미의 관심사'
[레진스튜디오 제공]



◇ 프로그래머가 추천한 한국영화

올해 부산영화제에는 50여편 한국영화가 상영된다. 폐막작 '윤희에게'(임대형 감독)를 비롯해 신인 감독들 작품부터 봉준호 감독의 '기생충' 등 기존 개봉작까지 망라한다.

정한석 부산영화제 한국영화 담당 프로그래머는 이 가운데 3편을 추천했다.

먼저 오픈 시네마 부문에 초청된 '초미의 관심사'를 꼽았다. 돈을 들고 사라진 둘째딸을 찾기 위해 각자 인생을 살던 엄마(조민수)와 딸(김은영)이 만나 이태원에서 펼치는 추격전을 그린 코미디 영화.

'분장'의 남연우 감독이 연출을 맡았고, 래퍼 치타(본명 김은영)가 주연해 화제가 됐다.

정 프로그래머는 "캐릭터들도 기발하고, 조민수·김은영 두 배우의 연기도 뛰어나다"면서 "시종일관 완전한 코미디 영화로, 이야기나 웃음 코드가 다양하고 풍부하다"고 소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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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린세스 아야'
[부산국제영화제 제공]



'마리이야기', '카이: 거울 호수의 전설' 등을 선보인 이성강 감독 신작 '프린세스 아야'도 필람 무비로 꼽힌다.

부산영화제에서 첫 선을 보이는 이 작품은 세계 최초 풀버전 스크린X 애니메이션이어서 눈길을 끈다. 적대적인 두 나라의 공주와 왕주가 정략결혼으로 맺어지지만, 전쟁을 획책하는 무리에 맞서 평화를 지키기 위해 여러 가지 모험을 하는 내용의 뮤지컬 애니메이션이다. 가수 백아연과 그룹 갓세븐 진영이 목소리 연기를 맡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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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니나 내나'
[명필름 제공]



'환절기' '당신의 부탁'을 연출한 이동은 감독 신작 '니나 내나' 역시 '강력추천' 영화에 들었다. 오래전 집을 떠난 엄마에게서 편지가 도착하고, 각자 상처를 안고 살아온 삼남매가 엄마를 만나기 위한 여정을 떠나는 이야기로, 가족영화이자 로드무비다. 명필름이 제작했고 '기생충'의 장혜진, '미생'의 태인호 등이 출연한다.

정 프로그래머는 "평범한 이야기로 시작하지만, 곳곳에 아주 섬세한 사건과 소동들이 배치돼 굉장히 역동적인 감정의 변화를 느낄 수 있다"고 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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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 차일드 네이션'
[부산국제영화제 제공]



◇ 그 외 놓치지 말아야 할 영화

다큐멘터리 '원 차일드 네이션'은 올해 선댄스 영화제에서 소개된 다큐멘터리 가운데 가장 충격적이라는 평가를 받았다. 한 아이의 어머니이기도 한 왕난푸 감독이 그의 어머니 세대가 겪은 중국의 '한 자녀 정책' 이면과 이로 인해 지울 수 없는 상처를 받은 사람들 이야기를 담았다.

올해 칸 영화제에서 '기생충'과 함께 가장 많은 주목을 받은 심사위원상 수상작 '레 미제라블'(라즈 리 감독)과 프랑스 영화 '글로리아 먼디'(로베르 게디기앙 감독)도 빼놓지 말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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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리아 먼디'
[부산국제영화제 제공]



'글로리아 먼디'는 오랜 수감 생활을 마치고 출소한 다니엘이 이제 막 세상에 태어난 손녀 글로리아를 만나면서 벌어지는 일을 그린다. 감독이 태어나고 유년기를 보낸 마르세유가 배경이다.

서승희 프로그래머(월드 영화 담당)는 "현시대가 안은 문제들을 사실적으로 묘사하면서 세상의 영광은 그저 지나가는 것이 아닌, 이어가는 것이라는 사실을 담담하면서도 감동적으로 형상화한다"고 소개했다.

이 작품으로 올해 베네치아영화제 여우주연상을 받은 아리안 아스카리드와 로베르 게디기앙 감독도 부산을 찾는다.

이탈리아 피에트로 마르첼로 감독의 '마틴 에덴'은 출산 때문에 번민하는 주인공을 통해 20세기에서 오늘날까지 이어지는 계층 간 갈등을 이야기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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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틴 에덴'
[부산국제영화제 제공]



fusionjc@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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