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09.19 (목)

'항의 삭발' 이언주, "국민 분노 대신 표출… 성명·피켓으로는 안돼"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이데일리 장영락 기자] 조국 법무부장관 임명에 항의 삭발을 한 이언주 무소속 의원이 삭발까지 하게 된 이유를 밝혔다.

이 의원은 추석 연휴 첫날인 12일 자신의 유튜브채널에 영상을 올려 삭발과 조 장관 임명 사태에 대한 생각을 알렸다. 이 의원은 “조 장관 임명 강행으로 실망스럽고 위선적인 작태를 봤다. 나라가 이렇게까지 망가진단 말인가 탄식하신 분들도 많았을 것”이라며 문재인 대통령의 조 장관 임명 강행을 비판하는 말로 이야기를 시작했다.

이데일리

사진=이언주TV 캡처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이 의원은 “조국 임명 사태는 좌파냐 우파냐 문제가 아니다”며, 이번 상황을 진영논리를 벗어난 눈으로 봐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사상이나 철학, 가치와 (이번 문제가) 관계 있느냐”며, “정치 노선과 관계 없다. 위법 탈법이 진영 따라 달라질 수 없다”고 지적했다. 조 장관을 둘러싼 의혹이 진영논리에 쉽게 용인되어서는 안된다는 주장이다.

이 의원은 조 후보자가 각종 의혹에 대해 “잘 모른다”, “가족 문제를 잘 살피지 못했다”는 취지로 해명한 데 대해서도 의구심을 드러냈다. 그는 조 후보자 부인 정경심 동양대 교수가 표창 위조 혐의로 기소된 것과 관련해서도, “배우자는 같이 살고 있고 경제공동체다. 자기 부인이 한 일을 몰랐을 리 없다”고 주장했다.

이 의원은 국정농단 사태에서 법원이 박근혜 전 대통령과 최순실이 경제공동체라는 이유로 공동정범으로 인정한 것을 언급하기도 했다. 이 의원은 “최순실도 경제공동체라는 논리로 공동정범으로 인정받았다”며, “사모펀드 같은 것들도 바보도 아니고 전혀 모르고 했다는 건 말이 안 된다”고 거듭 강조했다.

이 의원은 조 장관 임명을 계기로 진보와 보수에 대한 시민들의 인식이 바뀌는 계기가 됐다는 주장을 하기도 했다. 그는 “조국 사태가 분기점이 됐다”며, “탄핵 사태 이후 보수는 썩은 집단, 반대쪽은 도덕적이고 개혁적이라는 고정관념이 박혀 있었다. 조국 사태로 그런 인식이 깨졌다. 이 놈들도 나쁜 놈들이구나, 더 썩은 놈들이구나(하는 걸 깨달았다)”고 말했다.

국민의당 소속으로 있던 2017년 학교 급식 노동자들을 “그냥 밥하는 아줌마”들이라며 비하하는 발언을 해 파문을 일으켰던 이 의원은 이날 의외로 조국 사태와 한국 사회의 계급성에 대해 언급해 눈길을 끌기도 했다.

이 의원은 “조 장관 임명 강행은 국민에 대한 도전”이라며, “묵묵하게 노력해왔던 사람들이 좌절했다. 대한민국은 계급사회라는 걸 느끼게 했다”고 주장했다. 조 장관을 둘러싼 특혜 논란을 지켜 본 시민들이 한국 사회의 평등성을 다시 돌아보게 됐다는 것이다.

이 의원은 이같은 발언 뒤 삭발이라는 다소 극단적인 항의 방식을 택한 이유에 대해서도 밝혔다. 그는 “고민 끝에 이대로 넘어가서는 안된다고 판단했다”며, “국민들이 좌절하고 희망을 잃고 있는데 나라도 그 분노를 표출해주자(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이 의원은 “성명을 내도 언론과 방송이 완전히 장악돼 축음기에서 나오는 소리 흘리듯 넘어가 버리더라”며, “삭발하면 대통령이나 조국도 듣고 있겠지, 결기를 보여주자 (하는 생각에), 고민 끝에 삭발했다”고 말했다.

이 의원은 자유한국당 등 기성 보수 진영의 대응 방식에 대해 은연 중 불만을 비치기도 했다. 그는 “많은 분들이 반대했으나 이런 거 저런 거 따질 때가 아니다, 더 지나가면 안된다, 성명들고 피켓드는 걸로는 안 된다 저들에게 충격을 주자, 이런 생각에서 삭발했다”고 말했다. 강력한 대응이 필요하다는 주장이다.

단 이 의원은 “모든 사람이 삭발할 필요는 없다”며 나름대로의 방식으로 정부 행태에 항의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데일리

사진=뉴시스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